한화케미칼 토석 대량반출 확인…조직적 반출 의혹
여수시 11월25일부터 반출 VS 고흥군 10월부터
관리 감독기관 묵인 방조 의혹 속에 불법 의심

지난 20일 본지 취재팀이 찾은 고흥 도양읍 득량도 선창마을 방파제 축조공사 현장. 매립용으로 투입된 골재는 한눈에 봐도 기존 토석과 색깔 등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다. 한화케미칼 현장과 같은 붉은 계통의 암반임을 추정할 수 있다.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여수시가 국가산단 내 한화케미칼 공장 대규모 신증설 용지 조성현장 골재 불법반출 기간이 3일에 불과하다고 밝혔으나 본지 취재결과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대량 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시는 지난 11일 공장 신증설 공사현장에서 나온 토석을 허가받지 않은 곳에 반출한 사실이 드러난 한화케미칼에 대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시는 “한화케미칼이 지난달 25∼27일까지 3일간 해상바지선을 이용해 고흥군 도양읍 득량도에 몰래 반출하다가 민원인의 고발에 따라 적발됐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반출된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 수가 없어서 한화 측에 파악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한화 측은 “업체로부터 비용을 받고 반출한 토석은 전혀 없었다”며 “해상 운송업체가 임의로 미승인 된 장소로 반출한 것으로 그 양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팀이 지난 20일 불법 반출한 고흥 득량도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방파제 축조공사는 해수면 깊이가 10m, 길이가 30여m, 하단 폭이 10여m에 이르고 있다. 고흥군에서는 이 공사에 매립용으로 쓰이는 사석 7천㎥가 투입될 계획이었으나 공사 중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2천500㎥를 추가 반입했다. 이는 25t 덤프차 200여 대 분량에 달한다.군 관계자는 “지난 10월 23일경부터 한화케미칼 물량을 반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매립용 사석은 인근 고흥 금산면의 한 토석 채취장에서 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수 한화케미칼 용지 조성현장에서 나온 골재를 반입한 것이다. 여수시의 주장대로 3일간 반출한 양은 아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불법반출이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대량의 토석이 장기간에 걸쳐 몰래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큰데도 여수시는 “언제부터 불법행위가 이뤄졌는지,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고의 묵인 또는 방조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한화 용지조성 현장은 지난달 초에도 토석 불법반출로 5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가 있어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역 토목공사 전문가는 “공사현장에서 암석이나 흙을 무단 반출하는 행위는 관리감독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일어날 수 없다”면서 “돌이 불법으로 외부로 빠져나간 경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만약 돌을 팔아 이득을 취했다면 반드시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만2천630㎡의 부지에서 93만6천707㎥의 토석을 채취해 여수 등 30곳에 반출하기로 했지만 일부 토석을 허가받지 않은 곳에 불법 반출해 현재 부지조성 공사가 올 스톱됐다. 동부취재본부/기경범.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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