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 게”…세월호 7주기 추모 물결
목포신항서 추모식, 아픔 되새겨, 참사 당시 현장지휘함 탑승 지정에
유족들 반발로 ‘선상추모식’ 취소, 16일 참사 해역서 희생자 추모

세월호 7주기 피해가족 추모식
11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헌화와 묵념을 하며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4·16 재단 제공

세월호 참사 7주기(4월 16일)를 닷새 앞두고 추모식이 열린 전남 목포신항에 유가족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1일 목포 신항서 진행된 추모식은 추모사 낭독·헌화·세월호 둘러보기 순으로 열렸다. 유족들 중 일부는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제단에 헌화한 뒤 기도를 했다. 또 다른 유족은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흐느끼기도 했다. 헌화를 마친 유족들은 녹슬고 헐어버린 세월호를 한 바퀴 둘러보며 지난 세월의 아픔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추모객들도 세월호가 세워진 장소를 찾아 아픔을 기억하고 나눴다.

부산에 사는 김미영(44)씨는 “참사 7주기를 앞두고 무거운 마음으로 세월호 선체를 찾았다”며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적 차원의 안전 대응 체계가 확실히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추모식 과정에서 해경의 안일한 대처로 다시한번 유가족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이날 당초 사고 해역 등에서 선상추모식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일부 유족들의 항의로 취소됐다. 유족을 태우려한 배로 ‘3009함’이 지정됐는데 해당 배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지휘함이어서 행사 취지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서다.

결국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바다 참사해역에서 진행할 선상추모식을 취소하고 목포 신항만으로 돌아갔다.

정성욱 4·16세월호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위원장은 “사고 당시(2014년)3009함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그런 배에 가족을 태우겠다는 것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밝혔다.

4·16 재단 관계자는 “매년 선상 추모식을 진행했는데 오늘 부두에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이 많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며 “가족들에게 3009함은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배라 착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4·16 재단과 0416 단원고 가족협의회 등은 오는 16일에도 배를 타고 참사 해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중·서부취재본부/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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