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주택환경 개선사업 ‘호응’
<광주 남구 희망주택리모델링>
매해 모금 통한 민관 협력사업, 2014년 시행… 143세대 혜택
내달 초께 144호점 착공 앞둬-“어려운 시기 큰 도움에 감사”

지난 9일 남구희망주택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보수된 남구 월산동 지막래 씨의 주택 지붕. 사진 왼쪽 보수 전, 오른쪽 보수 후. /광주 남구 제공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 받으니 눈물이 나네요…”

29일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주택에 거주중인 지막래(78) 할머니는 지난 9일 남구 희망주택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보수된 집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 씨는 지난 1980년께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 지씨의 집은 40여년간 지 씨와 가족들을 든든히 지켜줬지만,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이 노후 돼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붕은 금이 가 장마철이면 몇 방울씩 물이 새곤 했는데 작년엔 큰 비가 내리면서 크게 균열이 생겼다. 당시 쉴새 없이 쏟아지는 빗물에 지 씨는 속수무책이었다. 방 마루는 물론이고 침실까지 빗물에 잠기면서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노인정도 문을 닫아 오갈 곳 없는 상황 속 지인의 집에서 신세를 졌지만 내 집이 아닌 곳에 머무는 만큼 마음은 편치 않았다.

문제는 비가 그친 뒤에 발생했다. 호우로 인한 습기로 벽지부터 장판까지 눅눅해져 곰팡이가 슬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전등까지 결로현장이 생기면서 누전 위험에도 노출되는 상황에 처했다. 기초생계수급 월 50여 만원으로 홀로 근근히 생활하는 지 씨에게 주택보수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 씨는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한 평생 자신과 가족을 보호해주던 곳임과 동시에 20여년 전 사별한 남편과의 추억이 서린 장소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지 씨의 사정은 월산5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전달됐고, 협의체가 남구에 적극적으로 건의한 결과 지 씨는 희망주택 141호점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지난 2014년부터 남구에서 시행되는 희망주택리모델링 사업은 취약계층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 남구만의 복지 브랜드 사업이다. 공공예산 한계에 따라 간헐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주택개·보수 사업과는 달리 기부금을 토대로 운영함으로써 사업의 정기성을 높였다. 올해는 김병내 남구청장의 적극적인 기부 독려로 1억 2천여 만원의 기금이 조성됐고 내달 초께에는 144호점 착공을 앞두고 있다.

지 씨의 희망주택 사업은 남구 및 관계자들의 관심 아래에 보수사업은 신속히 진행됐다. 이곳 외에 마땅한 거주지가 없는 지 씨를 위해 공사기간을 2일로 최소화 했으며, 노후 지붕판넬을 전면교체하고 곰팡이에 점령된 방 3곳의 도배 시공했다.

지 씨는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큰 은혜를 입은 것 같아 남구 및 관계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이 따뜻함 덕분에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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