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겸해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탐조여행의 계절이 다가왔다. 수만 마리의 철새가 하늘을 뒤덮으며 비상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장관. 탁 트인 대자연속에서 철새들의 군무를 감상하며 자연관찰을 겸한 나들이로 말 그대로 일석이조다. 우리나라는 매년 11월 중순쯤이면 만주, 시베리아 등지에서 고니를 비롯해 두루미, 청둥오리, 가창오리 등 1백여 종이 넘는 겨울철새들이 전국 각지로 날아와서 다음해 2월까지 머물다 떠나간다. 드넓은 호수와 함께 조성된 갈대숲과 인근에 농경지가 많은 전남지역은 새들이 머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 특히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철새들의 도래시기가 앞당겨져 벌써 각 서식지마다 철새무리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가족이나 단체로 탐조여행을 가 볼만한 전남지역 주요 철새도래지를 소개한다.

△순천만
흑두루미 등 희귀조류 찾아와
드넓은 갈대군락 잘 보존 돼

순천만은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등 희귀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오염원이 적어 잘 발달한 갯벌과 염습지, 갈대군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질 좋은 수산물이 풍부하고 인근 농경지가 넓다.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지점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전개된 갈대군락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11월 초부터 겨울철새들의 도래가 시작된다. 인안방조제를 따라 차를 몰면서 멀리 논 한가운데서 벼 낱알을 주어먹고 있는 흑두루미 무리를 볼 수 있다.
국도2호선 순천여상 사거리에서 지방도 818호선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도로변에 순천만을 알리는 큰 안내간판이 세워져 있다. 서편마을에서 선착장을 지나 곧바로 들어가면 15분 정도, 신석마을에서 제방을 따라 돌아 들어가면 30분 정도 걸린다. 석양에 물든 대대리포구의 풍경도 장관이다.

△해남 고천암호-금호호-영암호
가창오리 군무 환상적
농경지 넓어 먹이 풍부

10여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한 점 부딪침도 없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새떼들의 향연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80년대 말 조성된 고천암호는 인근 금호호-영암호와 더불어 철새들의 낙원으로 불린다. 가창오리 외에도 희귀종인 먹황새와 독수리, 흰죽지수리 등이 관찰됐다. 간척지 기온이 따듯하고 20여리에 이어지는 갈대밭, 600만평에 이르는 농경지가 풍부한 먹이를 제공해준다.
해남읍에서 해남면 시등리를 거쳐 화산면 해창리를 지나면 고천암 방조제에 도착. 거리는 18km. 해남읍에서 황산면 소재지를 거쳐 방조제로 가면 25km.
영산강 하구언은 건설과 함께 떠났던 철새가 다시 날아들고 있다. 영산호에 이어 영암호와 금호호가 완공됐고 금호호 주변 간척지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해 먹이가 많아졌다. 가창오리와 홍머리오리, 흰쭉지오리, 청둥오리 등 오리류가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
목포에서 영산호방조제를 지나 삼호방면으로 우회전, 삼호조선소에서 해남·진도 방면으로 접어들면 영암호와 금호호가 연이어 나온다.

△강진만
최대규모 고니 도래지
물때 잘 맞춰야 관측 용이
강진만은 최대규모의 고니 도래지다. 올해는 벌써부터 500여 마리가 찾아와 갯벌을 노닐고 있다. 예년에 비해 2배가 넘는 숫자다. 물에서 자맥질을 하다가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에 모여 깃털을 다듬는다. 물때를 잘 맞춰야 관측이 용이하다. 고니 무리와 함께 올해는 청둥오리, 기러기도 몇 마리 눈에 띈다. 칠량면 만덕간척지와 가우도 인근이 주요 관측지다. 다른 곳에 비해 갈대 등 탐조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없어 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비교적 쉽게 바라볼 수 있다.
강진읍을 지나 고금도가 건너다 보이는 마량까지 강진만 동쪽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가는 23번 국도변이 아름답다. 김영랑생가와 백련사, 다산초당, 청자도요지 등 문화유적도 인근에 풍부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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