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만개…순백의 설국 속으로

-색다른 낭만…서석대 겨울풍경 탄성 절로
-눈덮인 입석대 돌기둥 너덜겅 풍광도 장관
-증심사코스가 편리 …지정등산로 이용해야

무등산(해발 1,187m)에 눈꽃이 만개했다. 예년보다 20여일 일찍 찾아온 첫눈은 벌써부터 겨울산행의 묘미를 느껴보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산으로 이끌고 있다. 장불재(900m)를 기점으로 입석대(1,017m), 서석대(1,100m) 등 정상부분만 눈에 덮여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정상까지 가볍게 오를 수 있다.
겨울산은 황홀한 분위기와 함께 색다른 낭만과 스릴을 제공한다. 특히 무등산은 설화와 빙화가 독특한 경관을 빚고있다. 봄의 진달래, 여름 산나리, 가을의 단풍과 억새, 겨울의 설경과 빙벽은 무등산이 자랑하는 자연경관. 그 중에서도 서석대의 겨울풍경은 보는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자아내게 한다. 새하얀 눈꽃에 눈이 시릴 정도다. 잎을 떨군 나뭇가지의 앙상함을 감추려는 듯 흰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바람에 날리면서 만들어진 다양한 풍경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설화는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남쪽면은 햇볕에 녹아 짙은 나무색깔을 그대로 보여주는 반면, 방향을 바꿔 북쪽에서 보면 새하얀 눈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햇볕을 좇으면서 자라는 식물과 달리 설화는 북쪽을 향해 점점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설경은 입석대를 지나 서석대 주변과 그 아랫부분이 최고 장관이다. 석수가 먹줄을 튀겨 깎아 세운 듯 반듯하게 서있는 입석대의 10여미터 돌기둥 머리마다 흰모자를 살포시 눌러쓴 형상을 하고 있다. 천왕봉 중턱 경사지에 한무더기 너덜겅도 흰눈에 덮여 흑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날씨가 쾌청한 날 서석대에 올라서면 눈꽃을 배경 삼아 그림처럼 펼쳐지는 광주시가지의 모습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장불재에 도착하면 먼저 반기는 게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억새의 군무다. 하얀꽃을 바람에 다 날리고 노랗게 물든 억새 위로 펼쳐지는 입석대-서석대의 절경을 보고있노라면 저절로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이곳에서 접근이 허용되는 정상까지는 900미터. 완만한 길이라 20여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눈길이지만 지난달에 등산로가 말끔하게 정비돼 걷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산을 오르는데 특별한 준비물도 필요 없고 그저 매서운 바람을 막아줄 두툼한 방한복 한 벌이면 족하다.
무등산을 오르는 코스는 크게 네갈래로 나뉜다. 무등산장 코스와 증심사, 지원동, 화순 이서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무등산은 다시 15개의 작은 등산로로 나뉘어져 있다.
산행은 산장코스보다 증심사 코스가 편리하다. 무등산장 코스는 길은 평탄하지만 매서운 북서풍을 그대로 맞으면서 산에 오르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기진맥진할 수 있다. 권장코스는 증심사입구∼약사암∼새인봉삼거리∼중머리재∼용추삼거리∼장불재∼입석대∼서석대.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산을 내려오는 방법은 3가지. 자가용을 가지고 왔다면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와야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경우는 장불재에서 군사도로를 타고 무등산장으로 내려오는 게 더 낫다. 무등산을 한바퀴 돌아보고 싶다면 장불재에서 규봉암∼꼬막재∼무등산장 코스도 좋다.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조용순씨는 "겨울산행은 기온변화가 심해 자칫 조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속한 구난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정등산로만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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