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의 모임이 축소되었고, 모임이 축소되다 보니 소상공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감소하여 울상이 된 현실이다. 특히 ‘문화의 도시’ 예향인 광주에도 문화를 즐기던 많은 시민의 사회적 활동도 위축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무등산 꼬막재 길을 오르다가 광주시민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장소를 발견한 것 같아 공유하고자 한다.

그 장소는 다름 아닌 1960~70년대 광주의 신혼여행 피로연이나 송년회 장소로 유명했던 ‘무등산 관광호텔’ 자리이다. 필자가 말하는 ‘무등산 관광호텔’은 현재 무등산 관리사무소에서 약 1㎞ 정도 떨어져 꼬막재를 오르는 좌측 초입에 있는 작은 공간이다.

이곳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중앙정부에서 1959년에 처음 건립한 지방 관광호텔이다. 당시 정부에서는 무등산, 대구, 서귀포, 설악산 등에 지방호텔을 건립해 주었는데, 4곳 중 현존하는 곳은 이곳 ‘무등산 관광호텔’뿐이다. 이후 경영권이 바뀌면서 이름도 ‘산장호텔’ 혹은 ‘무등산장호텔’ 등으로 비슷하게 바뀌기도 했었다.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차마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10여 년 전에 리모델링하여 ‘광주 숲 사랑학교’를 운영하는 것 같았으나 지금은 그 활동조차도 멈추었는지 폐허가 되어 있었다. 이곳을 코로나 시대에 침체된 광주시민의 문화공간인 쉼터로 활용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일단 리모델링을 하여 광주시에서 운영하되 홈페이지를 통해 광주시민이면 누구든지 신청하여 쉼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숲과 물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장소이기에 시인학교를 운영해도 좋을 것 같고, 키타 등 음악 동호인의 놀이 및 발표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숲속 곳곳에 세워진 이젤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미술인들의 숲속 작품전시회 장소로도 좋같다. 아니면 청소년들의 담력 훈련이나 스포츠활동, 별자리 찾기 활동 등 생태학습을 하기에도 적당해 보인다.

또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노래 교실, 만들기 교실, 차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의 프로그램도 좋을 것 같다. 가족 단위로 참석하여 노래도 하고, 등산도 하고, 숲속 체험활동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이곳을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하여 일정 예약 후, 쉼과 놀이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곳이 광주 시민의 쉼터로서 장소적 입지로 적합한 이유가 또 있다. 4계절 산과 물,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 속이라는 장점이 있다. 등산을 할 수도 있고, 숲속에서 힐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숲속에서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 남녀노소 누구나 참석한 가능한 어떠한 프로그램이라도 가능할 것이다.

이곳은 주변 환경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이 좋은 장소이다. 건물 주변을 활용하면 조그마한 숲속 공연장소로도 가능하다. 소극장을 만들어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국립공원 내에 자리를 잡고 있기에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를 활용한 청소년 문화공간이나 어린이들의 놀이 활동 중심의 시설을 만들 수도 있고, 어른들의 쉼터나 활동이 가능한 정자가 만들어지면 더욱 좋겠다. 무등산 초입에 있기에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올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는 장점도 있다.차량을 가지고 오더라도 승용차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 확보도 가능한 장소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이해 문화 활동이 위축되어 많은 사람에게 쉼이 필요한 때이다. 문화의 공급자와 수용자 모두 문화적 욕구가 어느 때보다도 갈급하다고 생각한다.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을 만들어주어 광주시민의 문화에 대한 끼를 발휘하고 힐링할 수 있는 장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예술인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심적으로 상실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광주시민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가 필요한 것이다. 비단 이 글에서 언급한 과거의 ‘무등산 관광호텔’이 아닌 공간이라도 문화나 체험활동이 가능한 좋은 공간이 있다면 더 많은 곳을 찾아서 광주시민의 쉼터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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