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경 (호남대 초빙교수·더킹핀 대표)

 

코로나19의 공습으로 사람 사는 세상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모두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황금 들녘을 바라보면 잠시나마 평화가 찾아오네요. 이제 3개월 후면 해가 바뀝니다. 2022년 3월 9일에는 대통령선거 그리고 6월 1일에는 제8회 전국지방 동시 선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래의 광주 교육감님께서는 지금쯤 출마를 결심하고 동분서주하시겠지요. 지난 추석 명절도 편히 보낼 수는 없으셨을 것 같습니다. 추석 인사용 현수막에 이름 석 자를 기억시킬 신박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머리도 아프셨을 것 같고요.

미래의 광주 교육감님,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후보가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했다는데, 들어보셨겠지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추천으로 교육감을 임명하자는 것인데, 저조한 투표율과 막대한 선거비용으로 인한 비효율성과 교육의 정치화를 이유로 들었더군요.

교육 민주화에 역행하는 이런 공약에 저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약을 발표한 배경과 현실에 대한 직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로 읽었습니다.

미래의 광주 교육감님께, 조금은 당돌한 질문을 드릴까 합니다. 광주 교육감은 어떤 자리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광주 교육감은 교육 행정의 수반이십니다. 150만 광주교육공동체를 이끄는 교육 행정의 리더로서 20만 광주 학생을 위해 함께 뛰는 2만여 광주교육공무원의 인사권을 행사하실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장에 버금가는 정치적인 결정도 내려야 하는 정무직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인은 아닙니다.

광주 교육감은 광주교육예산의 집행관이십니다. 추경을 포함하여 연간 3조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의 교육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하셔야 합니다.

광주 교육감은 광주교육현장의 최고책임자입니다. 625개 유초중고교, 20만 광주 학생의 학교 교육을 위해 학교현장과 소통하며 든든한 지원자이자 때로는 관리감독관의 책임도 감당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감은 지자체장과 달리 교육자치법 제24조에 자격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정당의 당원이 아닐 것과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교육감은 교육의 프로이면서 미래비전과 결정력을 갖춘 용감한 지도자여야 합니다.

우리 광주는 장휘국 교육감께서 12년 임기를 끝으로 이제 새로운 미래의 교육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래 광주 교육감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훌륭한 후보자를 갖는 것은 시민들의 행복일 것입니다. 맘껏 경쟁하십시오.

그래서 세 가지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유치찬란한 이름 알리기를 넘어서는 품격있는 멋진 정책경쟁을 펼쳐주십시오. 그러셔야 존경받으실 수 있습니다. 둘째는 코로나19의 공습을 극복할 슬기로운 광주 미래 교육 대안을 찾아주십시오. 학력 격차는 더욱 커졌고, 학습결손으로 인한 학력 지체도 심각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구성원 간의 단절과 소통의 문제 극복, 그리고 돌봄 대안 등 산적한 현안이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입니다. 세상은 AI 시대로 급행하면서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으로의 대이동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AI 수도를 자처하는 광주만의 미래교육인프라를 확보할 강력한 힘도 필요합니다. 교육대전환의 시기에 확실한 시프트 키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래 교육감을 기대합니다.

마지막 주문은 걱정이 앞섭니다. 최근 광주MBC가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서 ‘지지후보없다’, ‘무응답’, ‘모른다’ 등의 교육감 선거 무관심층의 숫자가 상상 그 이상입니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서 지나칠 정도로 교육을 강조하던 시민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저는 이 참담한 결과를 보면서 미래의 광주 교육감님께 특별주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을 교육으로 돌릴 수 있는 활발한 현장 소통을 통해 ‘우리 교육감’이라는 칭송을 받아 주십시오. 미래의 광주 교육감님은 무관심과의 전쟁에서 먼저 승리하신 분이 될 것 같습니다. 건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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