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벨라루스 미케일 아르신스키
비경쟁부문 한국 故 유영길 영상기자
이 시장 “진실이 어둠에 묻히지 않도록”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7일 오후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해 박성제 한국방송협회 회장, 정동년·한원상 공동조직위원장, 수상자 등 내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27일 오후 서울 한국방송회관 코바코홀에서 2021년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5·18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故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수상자가 참석하지 못해 대리수상 형태로 진행됐다.

시상식에서는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에 벨라루스의 미케일 아르신스키, 뉴스부문에 미얀마의 노만과 콜린(가명), 특집부문에 이탈리아의 브루노 페데리코, 비경쟁부문에 대한민국의 故 유영길 영상기자가 각각 수상했다.

대상 수상자인 미케일 아르신스키는 2020년 벨라루스 대선에서 26년간 재임한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정권의 불공정 선거를 막고 공정한 투표를 위해 독재에 맞서 싸우는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뉴스부문 노만과 콜린은 올 2월27일 미얀마 양곤에서 개최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최루탄 발사, 구타와 연행작전을 벌이는 장면을 취재해 ‘미얀마군, 강제진압 강화’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에 알렸다.

특집부문 브루노 페데리코는 남중미의 콜롬비아와 북중미의 파나마를 잇는 협곡지대인 다리엔갭을 거쳐 미국으로 이동하려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이주자들의 험난하고 위험한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 지난 2020년 8월12일 미국의 공영방송 PBS에 ‘필사적인 여정’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비경쟁부문 고 유영길 전 미 CBS 서울지국 영상기자는 1980년 5월19일 광주 금남로에 계엄군이 투입된 상황을 영상 기자로는 처음으로 취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최초로 TV뉴스를 통해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용섭 시장은 시상식 환영사에서 “80년 5월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확인을 해야겠다는 투철한 기자정신으로 목숨 걸고 현장으로 뛰어들어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의 숭고한 삶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도 정의와 민주, 인권과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제2, 제3의 5·18민주화운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현장에서 수많은 ‘힌츠페터’ 기자들이 목숨 걸고 진실을 취재해 세상에 알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진실들이 어둠 속에 묻히지 않도록 연대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

<다음은 이용섭 시장 환영사 전문>

1980년 5월, 외신기자 한분이 택시를 타고 광주로 향했습니다.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확인을 해야겠다는 투철한 기자정신이 광주의 진실을 세상 밖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목숨 걸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던 푸른 눈의 목격자가 없었다면 그날의 광주는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평생을 광주와 함께 하셨고, 이제 오월영령들과 함께 광주 망월묘역에 잠드신 위르겐 힌츠페터의 숭고한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특히 이 뜻깊은 시상식을 주최해주신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앞서 소개가 있었지만, 바쁘신 일정 중에도 오늘 자리를 빛내주신 내빈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영예의 수상자이신 벨라루스의 미케일 아르신스키 기자님,미얀마의 노만과 콜린(가명) 기자님, 이탈리아의 브루노 페데리코 기자님, 그리고 고인이 되신 유영길 기자님께 민주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뜨거운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수상자들을 이 자리에 직접 모시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벗어나 수상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상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도 정의와 민주, 인권과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제2, 제3의 5·18민주화운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서 수많은 ‘힌츠페터’ 기자들이 목숨 걸고 진실을 취재하여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진실들이 어둠 속에 묻히지 않도록 연대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정의가 이기는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이 오월 광주정신과 함께 세계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역사는 올바르게 기억되고 기록될 때 강한 힘을 갖습니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으로 지난해 12월 광주의 오랜 숙원이었던 5·18관련 3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5·18은 여전히 미완의 역사입니다. 지금도 오월 가족들은 피울음 삼키며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온전한 5·18 진상규명을 통해 영령들의 恨을 푸는 것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은 6·25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가슴아픈 사건이지만, 그럼에도 광주시민들은 이 땅에 민주주의를 굳건히 뿌리내리는 전기가 되었고, 세계인들에게 민주·인권·평화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긍심으로 그 아픔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광주는 앞으로도 정의를 지켜내는 민주시민들, 그리고 현장에서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는 기자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끝으로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이 민주·인권의 가치를 담은 대표적 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시가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힌츠페터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오늘 수상자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7일 오후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해 오월광주상 수상자인 故 유영길 전 美CBS 서울지국 영상기자의 미망인 김명자씨(가운데)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꽃잎’ 장선우 감독(오른쪽)에게 시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7일 오후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해 오월광주상 수상자인 故 유영길 전 美CBS 서울지국 영상기자의 미망인 김명자씨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꽃잎’ 장선우 감독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7일 오후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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