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전남 안심 관광지로 떠나요
담양 죽녹원, 빽빽한 대나무 사이 ‘힐링’
고흥 쑥섬, 전남 민간정원 1호 지정
신안 퍼플섬, 사계절 보라색 꽃 피는 섬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 국가보호습지 지정
광양 배알도, 마음과 풍경이 만나는 영혼의 쉼터

상쾌한 대숲바람 맞으며…
대나무의 도시 담양에서 대나무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죽녹원. 지난 2005년 개원한 죽녹원은 약 31만㎡의 넓은 면적을 가진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빽빽한 대나무들이 휴식을 위한 단절을 선물하는 곳이기도 하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는 여전하다. 안심하고 떠날 수 있는 여행지는 없을까. 최근 전남 담양의 죽녹원을 다녀왔다. 미세먼지, 도시의 소음,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온 도망자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숨을 고를 은신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은 대나무 사이에 잠시 몸을 숨겨보기도 한다.

죽녹원에도 봄은 찾아왔다. 대나무 사이사이 봄의 길목에서 마주했다. 대나무의 도시, 담양에서 대나무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죽녹원이다. 지난 2005년 개원한 죽녹원은 약 31만㎡의 넓은 면적을 가진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빽빽한 대나무들이 휴식을 위한 단절을 선물하는 곳이기도 하다.

걸어도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땀이 송글송글 맺을 무렵, 한층 시원해진 공기가 도착을 알린다. 햇빛도 이곳에서는 그저 즐길 거리가 된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담양 죽녹원을 비롯한 ‘안심 관광지 25선’을 선정했다. 25선 중 전남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남으로 안심여행 떠나보면 어떨까. 벌써부터 향긋한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전남1호 민간정원인 고흥 쑥섬은 꽃과 쑥, 나무, 고양이, 사람이 어우러진 곳이다. 겨울에도 꽃들이 있고, 탐스러운 동백숲 등의 여러 힐링 명소와 이색적인 체험이 가득하다.
하늘에서 바라본 쑥섬 전경.

 

 

 

고흥 쑥섬.

 

◇고흥 쑥섬

고흥 쑥섬은 전남 1호 민간정원으로 후박나무와 동백이 유명한 쑥의 섬이다. 섬에 고양이가 많고 고양이 조형물이 마련돼 있다. 다른 별칭으로 ‘고양이의 섬’이라고 유명세를 띄고 있다. 섬 자체가 길쭉하게 생겨 외나로도의 축정항 서남쪽에서 파도를 막고 있어 차분한 호수를 연상시키고, 수국·매화·수선화 등 다양한 꽃이 피는 아름다운 섬이다.

특히 쑥섬에는 380여 종의 다양한 꽃들이 사시사철 피고 진다. 수선화를 비롯 꽃잔디, 꽃양귀비, 노랑 금어초, 빨강금어초, 금계국, 튤립, 락스퍼, 수레국화, 사포나, 알리움기간티, 이베리스, 초롱꽃 상사화, 꽃범의 꼬리, 리나리아, 코스모스, 돌갓꽃, 등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다. 2월 동백꽃에 이어 3월에는 돌갓꽃을 비롯해 유채, 금잔화, 마가렛, 리나리아, 무스카리, 수선화, 삼색제비꽃 등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마을에는 현재 17가구 26명의 주민들과 40여 마리의 고양이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양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퍼플섬 야경.

◇신안 퍼플섬

신안 퍼플섬은 반월도·박지도를 연결하는 다리와 마을을 보라색으로 아름답게 꾸며 놓은 곳으로 ‘사계절 보라색 꽃 피는 퍼플섬’이다. 지역 대표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퍼플섬은 지난해 12월 세계 관광기구 UNWTO에서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21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안의 퍼플섬은 안좌도 앞바다에 이웃한 자그마한 섬 반월·박지도를 말한다. 이들 섬은 섬의 형태가 반달 모양으로 보이는 반월도,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해서 박지도라 불린다.

예전에는 안좌도 두리마을에서 도선으로 다녔다. 2007∼2011년에 두리 포구와 박월·박지도 간을 연결하는 1천492m의 해상 목교인 퍼플교(Moon Bridge)가 완공되면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섬이 됐다.

‘퍼플교’의 보라색 조명은 야간에 바닷물과 만나면 야간조명의 끝판왕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가을에는 보라색 아스타 꽃 축제, 시시때때로 열리는 크고 작은 공연도 백미다.
 

담양 죽녹원.

◇담양 죽녹원

담양 죽녹원은 약 31만㎡의 공간에 울창한 대나무숲과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 문화 등을 볼 수 있는 시가문화촌으로 구성돼 있다. 전망대, 쉼터, 정자, 다양한 조형물을 비롯해 영화·CF촬영지와 다양한 생태문화관광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가족, 연인, 친구, 수학여행 등 연간 관광객 100만명이 찾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죽녹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은 돌계단. 본격적으로 대숲을 둘러보기에 앞서 몸풀기를 하듯, 계단을 한 칸 한 칸 따라 오른다. 돌계단을 오를 수록 굳어 있던 몸이 차츰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이 싫지만은 않다.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들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마주한다. 척 보아도 십여 미터를 훌쩍 넘는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나부끼는 바람과 함께 상쾌한 대나무 향기가 불어온다. 댓잎이 서걱거리는 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몸 풀기가 끝난 다음 단계는 감각 풀기다. 잠자고 있던 모든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는 곡성의 생태 경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우수한 자연형 하천습지로, 국가보호습지 제22호로 지정되어 있다. 희귀 동식물 650여종이 공존하고 있으며 나무데크,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거치는 습지 트레킹을 하며 멸종위기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섬진강 침실습지는 ‘플로깅’과 함께 ‘물멍’을 즐길 수 있는 환경친화적 감성 여행지로도 소개됐다. ‘플로깅(plogging)’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최근 환경보호와 운동, 여행을 동시에 즐긴다는 차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물멍’은 물을 보며 멍하게 있는 상태를 말하는 신조어로 최근 바쁜 일상 속 여유를 찾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섬진강 침실습지는 섬진강 중류인 곡성군에 약 200만㎡ 규모로 형성된 하천습지다. 곡성군은 침실습지의 보전과 생태적 활용을 위해 농촌 관광 프로그램 물멍 트레일워킹 프로그램과 연계해 플로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광양 배알도.
배알도 망덕포구.
배알도.

◇광양 배알도

광양 배알도 섬 정원은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동그라니 떠 있는 마음과 풍경이 만나는 영혼의 쉼터다. 작약, 수국, 비비추 등 계절 따라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배알도’라는 명칭 조형물이 세워진 섬 마당은 무한한 여백으로 머무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배알도는 0.8㏊, 25m 규모의 아담한 섬으로 외망마을에 있는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모습에서 그 명칭이 유래됐다.

광양시에서는 배알도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야자매트를 깔고, 접근이 어려웠던 구간은 나무덱을 연결해 쪽빛 바다를 조망하며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바다 한가운데 오롯이 떠 있는 배알도 섬 정원은 작약, 수국, 비비추 등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감각적인 명칭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로 줄을 잇는다.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햇살 쏟아지는 앞마당에서 해바라기도 하고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바라보며 멍때리기에도 제격인 배알도 섬 정원은 마음과 풍경이 만나는 영혼의 쉼표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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