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노인성 질환이지만
연령층 점차 낮아지는 추세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
‘안구 노화’ 가속화 주요인
흐려 보이고 빛 번짐 심하면
안과 전문의 조기 검진 중요

 

김덕배 밝은안과21병원 대표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밝은안과21병원 제공
김덕배 밝은안과21병원 대표원장

백내장(白內障)은 우리 눈 속의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투명한 수정체가 흐려진 상태를 말한다.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며 시력이 감소하는 게 특징이다.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에 속한다. 노인성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높아져 60대의 70%, 70대의 90% 이상에서 발생한다. 80세 이상이 되면 거의 모든 사람이 백내장을 앓게 된다.

최근에는 발생 연령대가 40, 50대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 의료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2만3천906명이었던 40, 50대 백내장 환자 수가 2020년에는 29만8천350명으로 33% 증가했다. 또한 드물긴 하지만 2021년 자료를 보면 ‘기타 백내장’으로 진료를 받은 10~29세 환자 수도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상기기 장시간 사용 치명적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큰 이유로는 안구 노화의 가속화를 꼽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피부에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 눈에도 노화가 시작되는데 안구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요 원인은 스마트폰 등 영상기기의 장시간 사용이다. 선명한 영상이 보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우리 눈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기기 화면에서 많이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인 블루 라이트가 눈의 피로도를 높이고 노안을 앞당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자외선 차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수정체의 노화가 촉진돼 백내장의 발병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이 밖에 유전,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 아토피,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제의 장기 투여에 의한 경우에도 나이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

백내장은 뚜렷한 염증이나 통증 없이 서서히 시력이 떨어진다. 사물이 이중, 삼중으로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이 나타나고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이나 실내에서 더 잘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외에 흰색이 누렇게 변색돼 보이거나 일시적으로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경우도 있다. 만약 흐려지고 빛 번짐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진 받아야 한다.

◇효과적인 치료법은

백내장은 쉽게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복용 약이나 점안액으로 진행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완치의 개념은 아니다. 수술은 보통 중기에 많이 하는데 이 시기를 놓치고 말기가 되면 잘 보이지 않고 수정체가 딱딱해져 수술적 치료가 어렵다. 또한 황반변성이나 녹내장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위치에 새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2.2㎜의 각막 절개를 통해 수술할 수 있고 수술시간도 짧으며 출혈이나 봉합하는 과정이 없어 회복이 빠르다. 수술 다음날부터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술은 사용되는 수정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근거리나 원거리 중 한 가지 초점만 시력 개선할 수 있는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거리를 시력 개선할 수 있는 연속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다.

수술 후 근거리를 보기 위해 돋보기를 착용해야 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과 달리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렌즈 내에 서로 다른 초점 존이 있어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모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수술 후에는 근거리와 원거리 시력이 안경을 착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별 위험 잘 따져야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초점이 많은 만큼 빛이 많이 산란해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등 눈부심이나 빛 번짐과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일정 기간 렌즈 적응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야간에 운전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밀 검사를 통해 환자의 눈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이때 취미생활이나 경제활동 등 생활습관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안전하고 수술 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대에는 백내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안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게다가 백내장의 경우 자가진단법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40대 이상이거나 눈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안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10~30대라도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수칙을 지키고, 눈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건강하고 밝은 눈을 지키는 방법이다. 
글/김덕배 밝은안과21병원 대표원장
정리/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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