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 때부터 시작해 18년째
청취자에 믿음과 신뢰를 주는 역할

 

최영은 순천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방송작가/장봉현 기자
최영은 방송작가/장봉현 기자
최영은 방송작가/최영은 제공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뉴스 모니터링하고 어떤 아이템을 다룰 것인지, 지역에 무슨 소식을 전할지 매 순간 고민합니다”

지역의 대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KBS 시사초점, 전남 동부입니다’ 방송작가인 최영은(42)씨의 말이다. 지난 13일 순천의 모처에서 만난 최씨는 대화 도중에도 연신 방송 출연 섭외 전화를 하는 등 분주했다.

‘방송작가’ 이름만으로도 화려하고 거창하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다. 시나리오 작성은 물론 출연자 섭외, 프로그램 전체의 구성, 방송의 골격을 짜는 일까지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 연륜과 경험이 쌓인 사람들도 쉽지 않을 일을 최씨는 대학 4학년인 22살부터 시작했다. 3년 정도의 휴직기간을 빼면 18년째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금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분야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현안을 전달하는 시사프로그램이다”면서 “내가 나고 자란 순천에서 일하며 얻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과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보다 생생하게 전하면서 청취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역할을 방송을 통해 해내고 있다는 게 보람을 느낀다며 최씨는 뿌듯해 했다.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데일리 방송이라 어떤 아이템이 좀 더 좋을지 매일, 매 순간 고민한다”며 “가끔 출연 섭외했는데도 펑크 나거나 생방송 중 전화연결이 되지 않을 때 1분 1초가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방송 일이라는 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커서 즐겁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18년차 베테랑 작가로서의 여유와 내공도 드러냈다. 최씨는 “좀 더 새로운 시각에서 뉴스를 바라보고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 측의 논리를 먼저 살피고 거창하지 않더라도 현실을 개선할 소소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 동부권은 대규모 산단이 있어 환경과 노동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 하면서 지역 사회가 더 발전하기 위한 방향,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 때문일까. 그는 사회활동과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최씨는 나눔과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변화를 꿈꾸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사답법인 우리처럼 봉사단’에서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봉사단은 취약계층 집수리를 비롯해 SOS마을 어린이들과 라이딩, 플로킹 환경정화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씨는 “모든 지역민들에게 제공되는 보편적 방송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은 물론 내 나이와 사회적 위치, 그리고 주어진 여건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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