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등 원인 참기 어려울 만큼 기침 발생
한의학 상 폐 기관지 진액 소모 허증 원인
증상 맞춰 보양·치료약 동시 사용 효과

 

박태희 미소필한의원 원장

매서운 겨울이 지나가고 점점 봄이 다가온다. 산에는 벌써 진달래 봉우리가 조금씩 붉어지고 있다. 코로나도 이제는 풍토병으로 되어가고, 독감의 유행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항상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증상이 있다. 바로 마른기침이라는 만성기침이다. 특히 추운 겨울 동안 독감이나 감기 혹은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이 몸살, 고열, 콧물, 목의 통증 등은 없어졌는데 유독 마른기침만 남아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선 감기의 후유증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증상들은 없으니 “그냥 놔두면 사라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마른기침 증상이 여름까지 가서야 없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처럼 끊임없이 괴롭히는 만성기침에 대해 박태희 미소필한의원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증상

추운 겨울 동안 기관지는 감기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다가, 봄을 지나면서 건조한 날씨 탓에 기침은 계속되며 기관지는 더 혹사하게 된다. 게다가 혹사한 기관지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의 먼지나 자극원들로 참기 힘든 잔기침을 계속 하게 된다.

이 기침은 밤이 되면 더 심해지는데 심하면 기침으로 인해서 잠도 못자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쯤 되면 감기가 아니고 다른 증상일까 검진을 해보게 된다. 내과 이비인후과의 검진을 받으면 상기도기침증후군,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부비동염(축농증), 폐렴, 후비루, 천식, 위식도역류증 등등 별별 증상 이름을 다 듣는다. 검진 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며 시간이 흘러간다. 며칠간 조금씩 증상이 나아지는 것 같다가 다시 나타난다. 여기에 배즙, 도라지, 수세미 끓인 물, 꿀 같은 것도 기관지에 좋다고 먹는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기침이 잘 안 떨어지고 오래간다.

◇원인

여기에 기운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에 기침을 계속 하다보면 구토기도 있고, 노인분들은 기침하면서 오줌도 찔끔하는 요실금도 겸하게 되며, 전화통화를 하거나 누구와 이야기를 하려하면 자꾸 기침이 나와 대화도 부자연스러워지면서 나중에는 우울해지기까지 하게 된다. 증상이 이러한 기침으로 넘어가게 되면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좋아지더라도 다음에는 여름감기(에어컨 등의 냉방 영향으로 요즘은 여름 감기도 많다)가 걸리더라도 감기 후에 마른기침이 나오는 증상이 또 오래간다. 양약도 계속 먹는데 왜 안 나을까?

병원 검진이 틀린 건 아닐 것이다. 다만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마른기침에는 원인이 하나가 더 있다. 내 몸이 감기와 싸우면서 체력의 부침을 겪고, 기침을 오래하다 보니 폐 기관지의 기력과 진액이 소모돼 버린 것이다. 바로 허증(虛症)의 기침인 것이다. 앞선 진단은 틀리지 않았으나 평소 건강한 체내 환경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기침치료로 접근하다보면 더욱 허증(虛症)으로 빠지게 된다.

◇치료

일반적인 기침약을 계속 먹게되면 기관지의 진액은 더더욱 마르고 과도한 기관지 확장제로 인해 기관지 평활근들은 점점 더 무기력해지게 된다. 감기 뒤끝에 기침이 잘 안 떨어지고 오래가는 이러한 허증(虛症)성 기침에는 지친 폐, 기관지를 달래주는 ‘보약’과 마른기침을 치료해주는 ‘치료약’을 함께 써 주어야만이 오래된 만성기침을 치료할 수 있다.

오래도록 안 떨어지는 기침을 만성기침, 또는 그냥 마른 기침이라 한다. 마른 기침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마르다’라는 건 폐 기관지의 진액, 영양분이 소모되어(말라서) 호흡을 할 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기가 원활치 않고, 기도 안에 기관지 내부가 말라서 먼지, 가래가 자극을 주면 기도가 반사적으로 움직여서 기침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체력과 기관지가 좋은 사람들은 주위환경, 즉 습도를 높여주거나 물을 많이 마셔주면 나아지지만 이미 만성화가 될정도의 사람이라면 이제는 이 정도로는 안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마른 기관지, 기도, 폐, 폐포에 다시 진액이 차오르도록 폐 기관지에 허약함을 보하는 보약과 기침, 가래를 잡아내는 치료약을 함께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게 되면 낮이나 밤이나 그토록 괴롭히던 만성기침을 치료할 수 있다.

기침이 좋아지면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대화의 컨디션도 높아질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기침으로 인한 폐를 끼치지 않아도 되니 우울한 기분도 풀어지고 기력도 좋아지면서 삶의 질 또한 향상된다.

글/박태희 미소필한의원 원장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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