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마음으로 취하는 천년 전통 명주”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조상 혼 담긴 술
주재료 ‘지초’…인체 해독에 뛰어나
국내·해외시장 진출 위해 개발 지속

 

‘보배의 섬’ 전남 진도에는 고려 초부터 전해져 오면서 ‘지초주’라고 불리며 최고의 진상품으로 꼽혔던 전통주가 있다. 새빨간 붉은 색으로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진도홍주(珍島紅酒)’다. 이름 자체도 ‘붉은 술’인 홍주는 1천200년의 세월을 머금은 우리나라 전통주다. 주 재료인 지초는 산삼에 버금간다는 신비한 약초로, 진도홍주의 붉은 색을 만들어낸다.

천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진도홍주만의 맛과 색, 향을 보존하고 현대식 시설로 재탄생해 명맥을 유지하는 주조장이 있다. 진도에 위치한 ‘대대로영농조합법인’이 그 중 하나다.

김애란 대대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막걸리 양조장을 하던 아버지를 보고 자랐다. 우연한 기회에 경매로 나온 아름다운 양조공장을 보고 인수하면서 진도홍주를 널리 알리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93년 회사를 설립 한 김 대표는 최신 제조설비를 도입하고 지초의 시험재배와 연구를 이어오며 홍주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에 지난 2008년 진도홍주 고급 브랜드화를 이뤄낸 공로를 인정받아 ‘신지식 농업인’에도 선정됐다.

진도홍주 제조에는 반드시 진도산 쌀과 진도 지초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여기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진도의 문화와 한국의 농산물을 알리겠다는 고집있는 철학이 담겨있다. 특히 김 대표는 ‘지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여러해살이 풀인 지초는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를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따르면 피를 맑게 하고 장염과 인체의 해독에 뛰어난 것으로 기록됐다.

김 대표는 “진도홍주를 음용하게 되면 신경통, 위장병, 설사, 복통, 변비체증, 식중독 등에 효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꾸준한 출품을 통해 세계화의 문도 두드리며 우리 전통주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진도홍주 공동브랜드 ‘루비콘(루비+유니콘)’은 국제주류품평회 몽드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당시 일본 술도 출품됐으나 등수 안에 들지 못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는 등 수상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외국인 시음객들은 장미꽃 수술 향과 비슷한 향이 난다며 진도홍주를 ‘장미꽃 수술 향이 나는 동양의 신비로운 술’이라고 부른다”고 귀띔했다.

그는 세계적 명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나 마케팅 부족 탓에 그동안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해외 어느 곳을 다녀봐도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술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세계 속에서 유명세를 떨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꾸준한 해외 출품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진도홍주가 좀 더 대중화 될 수 있도록 선택의 폭도 넓히고 있다. 58도, 60도로 높은 알코올 도수를 20도, 25도, 33도, 40도 등 다양한 종류를 개발해 선보였다. 진한 붉은 색상과 높은 도수를 이용해 2030세대에서는 원액과 얼음, 맥주, 사이다 등 다양한 ‘섞어 마시기’ 방법도 유행하고 있다.

김애란 대표는 “천년 세월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정성을 다해 빚고, 한편으론 홍주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진도홍주가 국내와 세계에서 모두 사랑받을 수 있도록 성장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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