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 고문)

 

장재영 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 고문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타던 공공기관 2차 이전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는 한전 효과로 인해 에너지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도 개교해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성도 열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지방 소멸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Security Park’ 사업이다. 나주에 보안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기재부에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정도에 머물고 있어 아직까지는 구체성이 모호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윤병태 나주시장이 이 사업을 글로컬 사업과 연계해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윤 시장은 전남도 부지사 시절부터 보안 클러스터 사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빛가람에는 글로벌 보안 전문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과 다수의 공공기관이 위치해 있다. 우정사업정보센터와 한전KDN와 같은 공공 ICT 기관도 있다. 따라서 빛가람의 다음 클러스터로 보안에 주목한 것 같다. 나주시의 구상이 초기 단계라 클러스터의 성격과 역할,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나주시와 중앙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 혁신도시의 여건 등을 감안하면 다음과 같은 사업 추진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KISA의 역량을 활용한 사업이다. KISA는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정보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전문기관이다. 최근에는 10만 사이버 인재도 양성하고 있다. 민간과 공공에 대한 인식 제고나 컴플라이언스 관련 교육 수요도 많다. 따라서 연수원, 체험관, 실습 공간, 전시장, 박물관과 같은 공간을 마련해 보안 교육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판교 보안 클러스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교육 클러스터가 없다. 따라서 나주에 보다 많은 시설을 집적하고 차별화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나주가 전문적인 보안 교육 클러스터를 선도적으로 조성하면 KISA 효과로 인해 전국 보안 교육의 메카가 될 수 있다. 이 정도면 개도국 담당자도 불러 교육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정보보호는 과기정통부, 개인정보 보호는 개인정보보호위가 담당하고 있어 지자체가 중앙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다음으로는 광주·전남 및 혁신도시 이전기관을 활용한 사업이다. 혁신도시에는 유수의 공공 기관이 많다. 따라서 보안 시스템 구축, 운영, 교육 및 컨설팅 수요가 폭 넓게 존재한다. 공공기관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보안 교육과 평가도 받아야 한다. 광주·전남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나주가 가지는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면 지역의 보안 산업 및 교육의 메카가 될 수 있다.

다음은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터스쿨을 활용하는 것이다. 차터스쿨은 중앙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운영은 지역에서 자유롭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부는 혁신도시에 차터스쿨을 만들겠다고 하고 나주는 차터스쿨 사업에 보안 교육을 연계하려는 것 같다. 이러한 전략은 현 정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과 10만 보안 인력 양성이라는 국정과제와도 부합한다.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클러스터가 1차적으로 교육이 중점이 되는 사업이라면 교육 운영과 콘텐츠에 전문성이 있는 지역 대학의 참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들 대학이 함께 참여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 대학 선정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보안은 매우 유망한 분야다. 따라서 나주에 산업 기능을 포함한 클러스터 전반을 조성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광주·전남에는 보안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따라서 특성화가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는 교육 중심의 보안 클러스터, 글로벌을 지향하면서 지역도 아우르는 빛가람 글로컬 보안 교육 클러스터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나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Security Park’사업이 글로컬 보안 교육 클러스터로 구체화되어 빛가람에 에너지에 이은 두 번째 클러스터가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