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권철(전 담양군보건소장)

 

염권철 전 담양군보건소장

본격적인 가을이다. 10월 끝자락인 지난 26일 서울에 다녀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가 개최한 노인일자리 박람회 참석 때문이었다. 노인복지에 관심있는 나로서는 바람도 쐴 겸 호기심이 발동했다. 광산시니어클럽 안내로 40명이 버스에 올랐다. 옆자리 선배님의 구수한 입담에 지루할 겨를 없이 어느새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장은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 마련됐다. 입구에서 안내 팸플릿을 받았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전국 198개 시니어클럽 중앙단체다. 노인 34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개회식과 생산품 부스 운영, 시니어 공연 같은 행사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정문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배너였다. “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시니어”라고 적힌 문구였다.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딱 한 줄로 나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 삼아 사진 촬영을 했다. 정문 왼편에 노인일자리 생산품 판매 부스가 여러 개 보였다. 생산품 판매는 전국 23개 시니어클럽이 참여했다. 부스가 일렬로 되어 돌아보기 편했다. 품목은 참기름, 누룽지, 과자, 빵 같은 식품이 대부분이었고, 제주지회 폐해녀복 재활용품이 눈길을 끌었다. 인천지회 나무 공예품의 섬세함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2개를 구입했다.

발걸음을 개막식 장소로 옮겼다. 물빛무대 앞에는 전국에서 온 2천여 명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벌써 자리하고 있었다. 객석이 여러 색깔 옷으로 단풍처럼 곱게 물들었다. 무대에서는 식전 행사인 시니어클럽 회원들 건강체조 공연이 한창이었다. 덩실덩실 어깨 춤이 절로 났다.

잠시 후 개회식이 시작됐다. 김영배 국회의원 축사를 귀 기울여 들었다. 10월 초 약칭 ‘노인일자리 지원법’을 국회에서 만들었다고 했다. 노인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이나 일자리를 계속 지원하는 기반이 생겼다. 이어 지역 대표 회원 6명이 소망을 발표했다. ‘노인일자리 더 만들어, 안전하게, 오랫동안, 많이 벌게 해주세요.’

노인이 함께 일하는 사회,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인에게 일자리는 왜 중요할까 ? 일자리는 생활비는 물론 사람 간의 관계 형성, 자존감과 자아실현 욕구, 건강 같은 노인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량을 87만8천388명으로 정했다. 이는 올해 노인일자리 창출 목표 72만7천205명 대비 20.8% 늘어난 수치다. 사회서비스형 비중은 올해 9.6%에서 2027년까지 15% 이상으로 늘려 나간다.

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다. 노인일자리 이름을 붙인 행사가 어디 서울뿐이랴. 지역마다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여행은 쉴 틈 없이 먹을거리와 안전을 살펴준 광산시니어클럽 담당자들 덕분에 즐거움이 배가됐다. 함께한 선배님 말씀처럼 “서울까지 콧바람도 쐬고 이런 호사가 어디 있당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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