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024 수능 출제경향 분석
‘킬러문항’ 빠졌지만 변별력 확보
국어·영어 고난도 문항 다수 출제
수학, 최상위권 체감 난도 높을 듯

 

밝은 표정의 수험생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남구 설월여고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을 없애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국어와 영어가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고 수학은 작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부 문항은 어렵게 출제됐다.

올해 처음으로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영어·수학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고 까다로웠다고 분석했다.

1교시 국어 영역은 전년도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킬러문항이 배제된 만큼 통상 쉽게 출제됐던 선택 과목의 난도가 높아진데다 오답을 고르기 쉬운 선택지를 배치하는 등 변별력을 높이면서다. 특히 독서 10번·15번과 문학 27번, 언어와 매체 39번, 화법과 작문 40번 등의 문항은 수험생이 다소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전망됐다.

EBS 연계율은 51.1%로 독서, 문학 등 공통과목에서 수험생이 느낄 교재 체감 연계도는 높았다. 지문은 익숙했더라도 문제에 포함된 ‘보기’와 지문을 연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 이라는 평가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교시 수학영역은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 받는 지난해 수능보단 약간 쉬운 수준으로,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다만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일부 단답형 문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수학 선택과목 가운데선 주로 이과 학생이 택하는 미적분·기하 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문과생들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그보다 쉽게 출제돼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이해하고 조건을 만족하는 항을 나열해 규칙성을 추론하는 수학Ⅰ 15번,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하게 하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해 해결하는 수학Ⅱ 22번 등이 꼽혔다. EBS 연계율은 50%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느끼는 것은 지난해 수능과 9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3교시 영어영역도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지만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단됐다. 문제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이 다수 배치되면서 변별력을 확보했다. 단순 문제 풀이 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 독해력, 종합적 사고력 등이 요구돼 어려웠다는 평이다.

EBS 연계율은 53.3%로 24번, 33번, 34번, 37번, 39번 등이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 꼽혔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평가원은 접수된 이의신청 내용을 심사한 뒤 28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성적 통지표는 다음달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정세영·조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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