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쌍암동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 ‘잡음’
현대건설 측 “250억원 손실…공사비 증액을”
롯데쇼핑 “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 특약 존재”

 

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간 갈등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주 쌍암동주상복합신축공사 현장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건설 자재비 상승 여파로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분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에서도 이 같은 기업간 갈등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기간 동안 공사를 진행한 현장에서 수익은 커녕 적자가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이 발주처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그러나 민간이 발주한 대다수 공사에는 물가가 오르더라도 공사비는 유지한다는 특약이 포함돼 있어 건설사들의 이러한 요구는 수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쌍암동주상복합신축공사’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시행사인 롯데쇼핑㈜에 공사비 150억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과 광주지역 중견건설사인 브이산업㈜으로 구성됐다. 시공사 측이 밝힌 공사비 손실이 250억원에 달해 지역 건설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쌍암동주상복합신축공사는 지하 6층~지상 39층 규모로 아파트 315세대, 영화관 5개관, 판매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2020년 2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4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8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시행사인 롯데쇼핑㈜과의 2019년 9월 계약 체결 당시 총 공사비는 1천380억원이다.

현대건설 측은 도급계약 체결 이후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공사비 폭증에 대해 발주처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0년 2월 착공 이후 건설물가가 30%정도 상승한 악조건에서도 발주처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신의성실 의무를 다해 공정 87%를 진행중이다”며 “아파트 분양은 경쟁률이 690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막대한 손실을 짊어지고 하루하루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 유통회사로, 지역 상생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데도 물가변동 특약만을 거론하며 시공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더불어 사는 상생과 지역경제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발주처인 롯데쇼핑에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7차례 공문 및 방문을 통해 물가인상분을 반영한 공사비 150억원의 증액 요청을 호소했지만 롯데쇼핑은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약’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직 공사 잔금 지급이 3번 정도 남았다”면서도 “‘물가변동 배제특약’ 조항이 포함돼 있는 기존 계약을 준수하겠다는 것이 현재까지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가변동 배제특약은 계약 시점 이후 물가가 상승해 건설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준공까지 당초의 공사비를 고정한다는 내용이다. 건설사들은 입찰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해 이 같은 조건을 담는다.

한편 현대건설 측은 롯데쇼핑이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 중앙건설분쟁조정위원회 중재 신청과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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