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통계청이 지난해 12월말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3.6% 상승했고, 특히 외식 부문은 4.4%나 올랐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가 유행하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난다고 한다. 실제 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만원짜리 점심 메뉴를 찾기가 어렵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은 소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외식업 폐업률도 높아졌다고 한다. 재료비, 인건비 등은 계속해서 오르고, 소비자의 지갑은 굳게 닫히니 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민생경제 어려움 속에서 행정안전부 ‘착한가격업소’는 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운영해 온 제도이다.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지정 업소가 증가해 2023년말 기준 전국에 7천65개소에 달한다. 주변 상권 대비 저렴한 가격은 물론 위생·청결, 친절도, 공공성 등 서비스의 질적인 부분도 빠지지 않는다.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상·하수도 요금 감면 및 업소별 유용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식당에는 주방세제와 쓰레기봉투를, 미용실에는 샴푸와 미용도구를, 세탁소에는 옷걸이 등을 제공해준다.

지난해부터 지역 민생현장을 찾을 때마다 인근 착한가격업소에서 식사도 하고 사장님들께 감사인사도 드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공통된 말씀을 하셨다. “처음 가게 시작할 때 찾아주던 단골손님들 덕분에 지금껏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고맙다는 것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직접 발품을 팔아 원가절감을 해서라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 또한 비슷했다. 물가가 오르는 상황 속에서도 오랜 시간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과 정성이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진정성 때문인지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에어컨이 오래됐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동네 새마을금고에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선뜻 지원을 해줬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협업을 통해 추진한 소규모 시설 개선사업의 일환이었다.

행정안전부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2024년 국비 지원액을 48억원으로 증액하고, 착한가격업소를 1만개소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착한가격업소 활성화 지원책을 다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한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1만원 이상 결제 시 2천원 환급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분들에게 환급이 이뤄져 올해도 지속 추진한다. 착한가격업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카카오맵 등과 같은 민간 플랫폼을 활용한 위치기반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은 종영됐지만 ‘돈쭐내러 왔습니다’라는 TV예능프로가 있었다.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를 성실하게 이겨내고 꾸준한 선행까지 베푸는 착한 자영업자를 찾아 최대 매출을 올려주는 내용이었다. 겨울 한파에도 따뜻한 가격으로 우리의 삶을 응원하는 착한가격업소를 많은 국민들이 찾아주기를 기대한다. 착한가격업소 사장님의 따뜻한 환대를 충분히 느낄 것이다. 착한가격업소에는 힘이 되고, 지역경제에는 보탬이 되는 선한 방문이 될 것이다.

※본 기고는 헤럴드경제와 제휴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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