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서울은 속담이 만들어질 정도로 옛날부터 기회와 성장의 도시로 여겼다.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반세기가 넘는 동안 서울 집중화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4년 1월 현재 우리 국민 5천130만 명 중 수도권 거주 인구는 2천502만 명으로 약 50%가 넘는다. 대한민국 사람 2명 중 1명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산다는 말이다.

특히 2030세대의 ‘서울바라기’는 더 심하다. 고등학생들은 ‘인서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지방에 사는 다수의 젊은이들도 취업은 서울에서 하기를 원한다. 서울에는 굵직한 기업과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이 많고 취업과 창업에 유리한 명문대학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에 편리한 먹거리와 놀거리, 교통과 문화인프라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2030 세대 총인구 1천330만 명 중 서울에 거주하는 2030 세대는 280만 명으로 약 21%에 달한다. 서울은 젊은이들을 기회와 성장의 이름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서울이 비대해질수록 지방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광주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5년 150만2천 명이던 광주 인구는 2023년 141만9천 명으로 약 6% 감소하였고, 광주의 신생아수는 2013년 1만2천700명에서 2023년 11월 기준 5천800명으로 무려 50% 이상 급감하였다. 광주에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 이는 도시의 경제, 문화, 교육 등 사회시스템을 약화시키고 광주의 지속발전 가능성을 낮추게 할 것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광주의 위기를 교육으로 풀고자 광주광역시와 함께 교육부에 교육발전특구를 지난 8일 신청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지역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제이다. 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 교육부로부터 3년 간 최대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광주 아이들이 더 좋은 학교 교육을 받아 지역대학에 진학하거나 지역기업에 취업해 광주에 머물러 살면서 다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선순환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는 자율형공립고를 확대 운영하며 지역대학의 의학 계열 학과를 비롯해 인기 학과 학생 선발 시 지역 인재 전형을 80%까지 넓히고, 지역의 과학기술대학 등과 선이수학점제 운영 등도 계획하였다. 협약형 특성화고를 추진해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미래기술 기반의 학과로 재구조화하고, 향후 지역 산업과 연계한 호텔, 요식업, 복합쇼핑몰 관리 등과 같은 교과 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AI(인공지능)중점도시에 걸맞게 AI교육원 및 AI영재고 설립, 광주SW미래채움센터 등을 구축하고, 광주시의 AI인재성장 사다리 구축과 연계한 교육과정으로 광주형 AI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특히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이미 지정받아 운영 중인 교육국제화특구 및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AI를 배우기 위해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광주로 유학오는 학생들이 넘쳐나도록 촘촘히 계획하고 있다. 또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과 함께하는 광주형 늘봄학교도 구축해 운영한다.

위기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의 위기는 사람을 키움으로써 지방시대를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광주가 인재를 키우면 그 인재가 다시 광주를 키우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광주가 교육을 통해 미래 광주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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