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 스님,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 발간
한·중·일 한시 핵심 구절 정리…59편 담겨
각종 문헌·경전 참고해 ‘뒷 이야기’ 덧붙여

 

책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 표지
책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 표지

불교계 대표 문장가이자 한문학에 정통한 원철 스님이 삶의 지혜를 길어 올려줄 책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불광출판사)’를 발간했다.

책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은 수많은 한시 가운데 ‘명구’만을 정리, 총 59편의 한시가 담겼다.

원철 스님은 중국의 도연명과 야보 도천 선사, 한국의 김병연(김삿갓)과 사명 대사, 일본의 사이초 대사까지 한국ㆍ중국ㆍ일본이라는 지리적 차이와 승속을 막론하고 옛 문헌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던 한시를 찾아 핵심 구절만 옮기고 새롭게 이야기와 의미를 더했다.

원철 스님/연합스
원철 스님/연합스

이번 책을 통해 원철 스님이 알려주는 것은 한자로 기록된 ‘한시’를 분석하고 번역하는 방법이 아니다.

한시 속에 숨겨져 있는 ‘사람’과 우리들의 삶,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말한다.

이를 통해 옛사람들의 가르침을 어떻게 거울 삼아 오늘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알게하는 것이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각기 다른 한시 구절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글 가운데는 마음이 철렁하다 싶을 정도로 독자의 생각을 깨부수어 주는 구절도 있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게 하는 구절,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구절도 있다.

여기에 원철 스님은 각종 문헌과 경전을 참고해 한시만으로는 알 수 없는 ‘뒷 이야기’를 덧붙여 스님 나름의 의미를 더했다.

중국 야보 도천 선사가 ‘금강경’ 해설로 달아 유명해진 “빈 배에 가득히 허공의 밝은 달만 싣고 돌아온다(滿船空載月明歸)”라는 구절은 원작가가 뱃사공 노릇을 하며 수행에 정진했던 화정 덕성 선사임을 알려주며 원 저자의 공덕에 못지 않은 대중화의 공로를 치하한다.

조선시대 최한경이 첫사랑에 대해 읊은 “꽃밭에 앉아 꽃잎을 쳐다본다. 아름다운 색깔은 어디에서 왔을까?(坐中花園 瞻彼夭葉 兮兮美色 云何來矣)”라는 구절을 보고 ‘아름다움’에는 시간적인 요소가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런가 하면 다산 정약용이 자신보다 먼저 입적한 10살 어린 스님 친구를 위해 쓴 탑명(塔銘)을 보며 두 사람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과 이로부터 시작된 불가(佛家)와 유가(儒家)의 교류를 되짚어보기도 한다.

또한 계곡 물과 구름, 꽃향기와 종소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노래한 백거이의 시를 통해서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관계성에 대해 사유한다.

이처럼 원철 스님은 옛사람이 남긴 고전 ‘한시’ 속에 숨겨진 가치를 에둘러 짚어주면서 그 속에서 찾은 ‘오늘’을 사는 법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한편, 원철 스님은 한문 불교 경전과 선사들의 선어록 번역과 해설 작업을 통해 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하는 동시에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스님은 해인사 강주(講主), 대한불교조계종 불학연구소장, 포교연구실장을 지냈으며 현재 불교사회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 ‘스스로를 달빛 삼다’,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 등이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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