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 3월 4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연계 소장품전
9명 작가 19점 원화 감상 기회
‘지역 미술 문화 발전’ 위해 협력

 

광주신세계갤러리 특별전 ‘한국미술의 거장들’ 전경

김환기·박서보·서세옥·오지호·이우환·이응노·이중섭·천경자·하종현 등 한국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으로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 9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한국미술의 거장들’을 오는 3월 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한국미술의 거장들’은 한국 미술사에 남은 거장들의 원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지역의 오랜 미술기관인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신세계갤러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오지호 作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예향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시립미술관은 1992년 개관한 이래 여러 기획전과 교육· 문화행사, 작가 창작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특히 5천385점의 근현대 미술작품을 수집함으로써 호남은 물론 한국의 역사, 사회, 문화를 연구하고 보전해 미래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광주미술문화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1995년 개관한 광주신세계갤러리는 ‘광주신세계미술제’를 필두로 수상작가 초대전, 테마기획전, 미술전문 세미나 등을 개최해 오고 있다. 무엇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 연결된 백화점 1층에 자리하면서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지역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신세계갤러리가 광주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마련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미술관의 주요 기능을 소개하고자 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수집·연구해 온 작품들 가운데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들의 보물같은 작품을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소장·보존’ ▲미술작품과 작가의 활동 연구 ▲대중과 공유 등 지난 30년간의 미술관 활동을 입증하는 것이다.

특별전 ‘한국미술의 거장들’에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 화백과 한국적 인상화풍을 대표하는 오지호 화백,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을 비롯해 박서보·서세옥·이우환·이응노·이중섭·하종현까지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9명의 작품 19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미술교과서와 경매가 돌파 뉴스에서 접했던 작품을 원화로 직접 감상함으로써 명화들이 전하는 감동을 직접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섭 作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전남 신안 출신의 김환기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서정적인 동양미를 서구 모더니즘에 접목해 독창적인 추상화면으로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애 마지막 시기를 보낸 뉴욕(1964~1974)에서 제작한 작품이 출품됐다. 이 시기 작품은 구상적인 회화세계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동양적인 직관과 서양의 논리를 결합해 전통성과 현대성이 겸비된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한국의 단색화를 대표하는 박서보 화백은 1956년 반국전 선언의 주역으로 ‘회화(繪畵) No.1(1957)’로 국내 최초의 앵포르멜 작가로 이름 올렸다. 1970년대 이후에는 단색화의 기수로서 독보적인 화업을 일궜다.

산정(山丁) 서세옥 화백은 정통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회화를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60년 ‘묵림회(墨林會)’ 결성을 주도하고 동양화의 혁신운동에 앞장선 서세옥 화백은 전통적 소재들을 절묘한 필치로 간략하게 표현하고, 추상성과 단순성을 토대로 현대적 동양화를 개척했다. 1950년대에는 점과 선을 중심으로 한 수묵 추상작업으로 현대미술에 새바람을 일으켰으며, 1970년대부터는 인간에 대한 관조와 명상을 바탕으로 자연에 귀의해 가는 ‘사람’ 시리즈를 제작했다.

군중의 움직임과 형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역동적인 형상과 여백의 미를 담아낸 ‘사람’ 시리즈 중 하나인 ‘군무’는 단순한 선으로 사람의 형상을 표현하면서도 동작과 표정이 매우 풍부한 작가 특유의 조형성을 보여준다.

박서보 作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한국적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오지호 화백은 색채를 통한 이상향을 구현하고자 지속적으로 작업에 몰두했다.

김주경 등과 서양화 단체 ‘녹향회’를 만들고 자연주의 유화를 발표했으며, 1935년부터 인상주의 화풍의 밝은 색채로 한국의 풍경을 담아냈다.

미술작가이자 평론가인 이우환 화백은 한국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파리비엔날레’, ‘상파울로비엔날레’, ‘카셀도쿠멘타’ 등 권위 있는 국제전에 참여하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으로는 회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와 조각 작품 ‘관계항’등이 있다.

고암(顧菴) 이응노 선생은 서화전통을 활용한 현대적 추상화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작가다.

그는 한자와 한글을 재해석한 ‘문자추상’과 단순하게 표현된 인물들이 돋보이는 ‘군상’ 등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중섭 화백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능수능란하면서도 강렬한 선의 표현을 바탕으로 단순한 형태 속에 역동성·해학미·향토성을 담아냈다.

특히 유화뿐 아니라 담배포장지에 그린 은지화, 가족에게 보낸 편지 그림 등 드로잉 작업을 통해서 특유의 화풍을 느낄 수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특별전 ‘한국미술의 거장들’ 전경

천경자 화백은 ‘한국의 프리다 칼로’, ‘꽃과 여인의 화가’라 불린 채색화 작가이자 수필가이다.

천경자 화백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목격한 환상적인 풍경과 여성의 초상, 식물과 꽃, 뱀과 같은 모티브를 상상적으로 표현한 채색화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확립했다.

하종현 화백은 앵포르멜부터 단색화까지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만들어간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다.

그의 대표작은 1974년 시작된 ‘접합(Conjunction)’ 연작으로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원천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2010년대부터는 색채를 화두로 한 ‘이후 접합’을 선보이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평소보다 많은 관람객분들이 찾으실 뿐 아니라 전시 관람시간이 크게 늘어나 전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을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계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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