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한글로 접속한다.” 인터넷 ‘한글 주소‘ 혁명이 시작된다.
한글 도메인 대중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는 한글.kr 도메인(인터넷 주소) 서비스가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 정보통신부는 ‘한글도메인 시행계획’을 확정해 국내 인터넷 주소 관리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를 통해 시행한다.
한글 인터넷 주소는 인터넷 주소에 각국의 다양한 문자를 이용하게 하는 인터넷 국제표준방식을 한국 국가코드인 ‘kr’에 적용한 것으로 ‘한글.kr’ 방식으로 표기된다.
이제 더이상 회사 영문이름을 몰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주소를 물어볼 때마다 영어 철자를 묻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전망이다.

한글 도메인은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광주타임스 .kr’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PC가 이를 자동으로 ‘kjtimes.co.kr’로 변환, 광주타임스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는 방식.
그동안 일부 민간업체들이 한글 인터넷 주소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국제표준 체계와 무관하고, 회원가입을 해야 하거나 접속장소 등에 따라 접속이 잘 안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반면 한글 도메인은 한글 인터넷 주소는 영어 이외의 8비트 체계로 된 다국어를 이용자의 PC에서 영어와 같은 7비트 체계로 전환해 주소를 찾는 국제표준 방식을 따른다.
결국, www와 kr 주소 사이에 한글로 된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로 접속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상호나 상표와는 다소 거리가 먼 영문 도메인에 비해 훨씬 더 국내 환경에 적합하고 기억하기 쉽다.
한글 도메인은 인터넷 저변 확대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업으로서도 다양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외국에 있는 수백만 재외동포는 어디서나 당당히 한글 도메인으로 접속할 수 있다. 키즈넷(어린이 네티즌)도 익숙한 한글 상호만으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게 된다.
6월초 54만건인 한국 ‘co.kr‘ 도메인 등록도 독일이나 영국(400만~500만건)을 앞질러 명실상부한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글.kr 도메인은 넷피아(netpia.com)가 지난 99년 상용화한 인터넷 한글 주소를 선점하면서부터다. 넷피아는 당시 영문 인터넷 도메인의 득세 속에 넷피아는 독불장군에 머물렀으나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서비스 실시를 발표하며 대세가 형성됐다.
넷피아는 한글 인터넷 주소의 시장성을 연간 1천500억원에 이를 만큼 엄청난 잠재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KRNIC는 한글.kr 도메인 등록을 받는다면 올해 안에 100만개 등록도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있다.
‘맛집.kr’ ‘섹스.kr’ 등 한글 도메인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다시 도메인 선점 전쟁이 예고된다. 넷피아의 한글 키워드 경매에서 ‘섹스’가 5천100만원에 낙찰된 선례가 있어 ‘한글.kr’ 등록이 시작되면 불꽃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글 도메인의 가장 큰 강점은 무한한 확장성. 다양한 한글 조합이 가능하다. 숫자ㆍ영문조합도 가능해 도메인 네이밍에 따른 고민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RNIC는 영문과 한글을 혼용해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한글 도메인만 입력해도 접속이 가능한 플러그인 프로그램 배포에 나서고, 메일서비스 업체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을 대상으로 다국어 도메인 표준채택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통부와 인터넷정보센터는 신청 폭주를 방지하고 도메인 사재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19일부터 6주간 공공기관명, 상표, 상호 등을 먼저 신청하도록 하고 10월7일부터는 1등록증 1도메인 기간으로 주민등록증이나 사업자등록증으로 1개당 하나의 도메인 이름을 2주간 신청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1단계 신청은 1개 상호 및 상표당 3개의 도메인을 허용하고 상호와 상표권자가 충돌할 때는 상표권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가며 동일한 조건일 때는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11월 중순부터는 개수에 제한없이 원하는 한글.kr를 신청할 수 있는 선접수 선처리 방침이 적용된다.
신청은 대행업체로 선정된 7개 민간업체가 광고 등을 실시한 뒤 받을 예정이며, 등록관리 수수료는 1년에 2만-3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는 국제표준이 모든 인터넷 이용자 프로그램에 반영될 때까지 정통부 (www.mic.go.kr) 나 한국인터넷정보센터(www.krnic.or.kr)등에서 별도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한글 인터넷 주소를 기반으로 한 한글 이메일도 등장한다. KRNIC는 ‘김종민@광주타임스.kr’의 한글 이메일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며 넷피아도 한글 이메일 서비스의 상용화에 돌입한다. ‘김종민@광주타임스 ’가 이메일 주소가 되는 것이다. 이메일 활용도도 급속히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복잡하던 이메일 주소 체계를 한꺼번에 바꾸는 혁명적인 방법으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넷피아는 ‘한글@메일’을 주력 서비스로 선정,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넣어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한글 도메인과 이메일, 인터넷에 매서운 ‘한글 바람’을 재연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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