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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오늘 멧돼지 사냥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그야 두말하면 숨가쁘죠. 혹 위험하지 않을까요’ ‘입만 가지고 오십시오’. 입만 가지고 갔다. 광주시 광산구 운남주공 4단지 정문. 종로약국 건물내 오른쪽 귀퉁이 ‘조은노래방’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멧돼지사냥’(대표 경경숙). 차림표가 꽉찰 정도로 다양한 멧돼지요리 메뉴. 유기농 쌈채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1중앙# 우선 맞이한 것은 뼛국물. 12시간 다릿뼈를 끓였다. 색감은 마치 사골국. 지난밤 과음을 했건 안했건 상관없이 속이 ‘속을 차렸다’. 숟가락으로 떠먹다 식은 기미를 보이자 마셨다. 일부 음식과 달리 멧돼지는 고기 자체가 보양식이다. 어떤 형태로 요리를 하든 버릴 게 없다. 육회가 선을 뵀다. 안심은 재료다. 계란노른자를 올리고 배와 마늘, 오이 따위로 그림을 그렸다. 멧돼지 1마리당 겨우 두접시가 나올뿐이다. 미리 얘기를 해야 때를 맞춰 맛볼수 있다. 순한 맛이다. 입안에서 편하게 제몫을 했다. 기름장에 찍어먹어도 좋다. 멧돼지 육전은 고깃살점이 넉넉하다. 짭쪼름한 맛이 났다. ‘쓸개주가 궁합에 맞습니다.’ 주인이 권했다. ‘썼다’. 주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원기회복에 그만입니다. 어혈을 풀어주고, 서너잔만으로도 힘이 솟을 정돕니다. 마다하지 마십시요” “그러믄요”. 앞뒤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림2중앙# 수육은 따뜻했다. 냄새가 전혀 나지않았다. 하루전 핏물을 빼고 대파와 마늘 따위를 넣고 중간불로 은근히 삶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압력솥에 30분 정도 찐다. 일종의 뜸. 미리 연락을 주면 제대로 내어 놓는다. 수육은 제 스스로가 맛있지만 된장에 찍어먹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구이는 멧돼지의 살결을 살펴볼수 있다. 껍질까지 오롯이 붙어있어 현장확인이 가능하다. 껍질은 노랗고 살은 연한 살구빛이다. 불판은 참숯을 갈아 압축시킨 것을 쓴다. 치직 치지직 익어가는 멧돼지살에 물기가 저며올랐다. 얇게 썰렸다. 익었다. 꼬들꼬들한 맛이다. 두어점을 파절이에 올렸다. 신선한 식초향이 다가왔다. 안주인 경경숙씨가 일일이 손으로 다듬고 무쳤다. 파절이나 양념에 쓰이는 모든 재료가 친정인 담양과 시댁인 목포산이다. 특히 시어머니가 보낸 고하도 고추나 참깨 따위는 맛을 내는데 일등공신이다. #그림3중앙# 구이에 빠질수 없는 쌈채는 담양 수북리 황금리 두리영농조합법인이 재배한 유기농산품이다. 계절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날은 상추, 청겨자, 청로메인, 쌈추 따위가 나왔다. ‘멧돼지사냥’의 고기들은 느끼하지 않다. 아이들이 자극적인 탄산음료를 찾을만 하건만 찾지않는다. 확인할수 있는 대목이다. 두세번 ‘멧돼지사냥’에 들르면 포만감보다 ‘제대로 즐겼다’는 사실에 만족을 느낀다. ‘멧돼지사냥’ 구이는 1인분에 1만원, 수육은 크기에 따라 2만5천원, 3만5천원이다. 육전은 2만원, 3만원이며 특선 안심육회는 3만5천원이다. 양념구이는 1만원. 주인 내외의 금실이 모범이다. (예약 문의, 951-2397, 010-9288-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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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6.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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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곽은 변했지만 마음속‘추억’을 대입시켰다. 내 속을 누가 알겠는가. 하여간 생각 많이 나게 했다. 저녁에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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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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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 기운을 고스란히 품은 배추를 담갔다. 3년간 독에 뒀다. 시간을 잊고 지냈으되 세월을 품었다. 맛이 들었을터. 광주 풍암지구 ‘이바돔 옥아리’ (대표 박종희). 묵은지 요리 전문점이다. 해남 화원농협이 수확한 배추를 160m 천연암반수로 다섯차례나 씻은뒤 천일염으로 담갔다. 0~3도 사이에서 세해동안 저온숙성시켰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공급되지 않는다. 어느 음식과 함께 두더라도 궁합을 이룬다. 묵은지를 그냥 내오더라도, 혹은 ‘도시락’반찬으로 볶을때도, 찜을 하더라도 입안에서 ‘깊은 맛’을 낸다. #그림1중앙# ‘김치찜’을 찾았다. 밑반찬 나물이 풍성하다. 콩나물과 고사리, 토란대, 마늘쫑 무침, 여기에 동치미, 김자반이 이름을 올렸다. 무쇠불판을 쓰는 탓에 생삼겹살과 묵은지는 절반 가까이 익혀 나온다. 불판 가장자리에 새송이와 두부가 자리를 잡았다. 무쇠불판이 달아오르면서 묵은지와 생삼겹살 사이 육수가 부글부글 끓었다. 안주인 이유정씨가 여유있는 솜씨로 생삼겹을 슴벅슴벅 잘랐다. 이어 묵은지. 생삼겹을 묵은지 아래로 깊숙히 넣고 3분여를 더 끓였다. 묵은지 고유의 사큼한 내음이 전해왔다. 두부를 우선 맛봤다. 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담백한 맛. 다음은 순수 묵은지. 배춧잎보다 배춧대를 집었다. 무척 두껍다. 3년 공력이 스몄다. 베어물었다. 스억. 두껍다. 입천장과 혀가 동시에 움츠러 들었다. 이젠 다 익은 생삼겹 차례. 고깃살을 씹었더니 약간의 끈기가 있다. 본격 레이스. 그릇에 생삼겹살을 놓고 묵은지로 쌈을 했다. 부드러운 묵은지와 삼겹살이 동시에 씹혔다. 사큼하면서 매콤한 기운이 번져나갔다. 묵은지 살점이 두텁다. 욕심내지말고 시나브로 달래가면서 씹어야 한다. 두부김치는 ‘안주’로 딱이다. ‘내 스타일이다’. 묵은지 깔고 두부 한점을 올려 쌈을 했다. 많이 먹었다. 남은 양은 그대로인 것 같다. 대(大)짜리를 시키면 대여섯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그림2중앙# 속이 제법 든든해졌다. 잠시 동치미를 그릇째 들고 후루룩 마셨다. 식사는 남은 육수에 밥을 얹어 볶으면 된다. 잊을 수 없는 소리. ‘자박자박’. 묵은지찌개가 국물로 나왔다. 시원하다. 무쇠솥을 박박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바돔 옥아리’ 묵은찌개는 5천원이며 옥아리 한판세트는 대가 2만5천원, 중이 1만8천원이다. 김치전과 계란말이는 각각 5천원, 추가메뉴인 추억의 도시락은 2천원이다. 옥아리숙성삼겹살은 7천원, 김치찜은 대짜리가 2만원, 중(中)이 1만5천원이다. 이밖에 항정살과 가브리살, 갈매기살이 있고 묵은지등갈비는 1인분에 8천원이다. 주차장은 넓다. (예약문의, 681-9218, 010-4626-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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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6.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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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빙어 이렇게 먹자 담양 추월산 수정횟집(대표 김막례)은 봄, 여름, 가을에 매운탕이 일품이다. 겨울에는?. ‘당근’ 빙어요리. 회로 시작해 무침, 튀김에 이르면 완벽하다. 식사는 매운탕으로 마무리. 회나 무침은 톡톡 튀는 빙어의 꼬리 활갯짓이 만만치 않다. 긴장을 해야한다. 나들이옷을 입고 한껏 분위기를 잡았다가 일순간의 방심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여지없이 꼬리로 친 물세례를 받거나 초장이 튀기기 때문이다. 회는 종이컵에 초장을 먼저 약간 넣는다. 이어 빙어 두세마리를 넣은 뒤 입으로 종이컵을 막는다 생각하고 가까이서 먹으면 된다. 상추쌈을 할때는 두어마리를 먼저 올리고 쌈을 잡은 손 엄지로 빙어목을 살짝 누른 뒤 초장을 묻혀 얼른 먹으면 된다. 아니면 쌈을 먼저 먹고 초장을 따로 찍어도 괜찮다. 무침은 주인 김막례씨의 실력이 도드라진다. 빙어의 비린내를 ‘기가막히게’ 없앤 뒤 사과와 배, 피망, 배추, 마늘, 양파, 상추, 미나리, 고추, 참기름으로 버무리면 끝. 살아있는 빙어들이 저항을 하므로 이때도 조심. 빙어튀김은 아이들 몫이다. 식사는 회무침을 먹고난 뒤 양념에 비비든가 매운탕을 먹으면 된다. 매운탕 맛, 두말하면 함께 간 이가 다 먹은뒤다. (예약 문의 061-383-3116, 019-60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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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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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튀김 파삭파삭 튀겼다. 대가리쪽을 한번 씹은 뒤 오이맛 비슷하게 나면 빙어가 맞다. 다음은 간장에 찍어먹는 게 순서. 어지간하면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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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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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다 못해 에메랄드빛을 뿜어냈다. 물빛이 그렇다. 담양호. 여름보다 겨울이 더 아늑하다. 물빛을 닮았다. 속이 다 비친다. 사발에 가득 담았다. 피라미보다 속도를 더 자랑한다. 겨울철 진객이다. 그냥 지나칠수 없다. 휘리릭 휘리릭 재빠른 몸놀림. 허나 부처님 손바닥 안. 괜스레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뽀옥뽀옥 입을 물밖으로 내밀었다. 연한 회색과 등쪽의 황갈색, 옆구리는 옅은 검정색이다. 그러다가 홱 뒤집었다. 배쪽의 하양빛깔이 드러났다. 남들은 겨울잠 자러 들어가는데 요놈들만 세상구경 나왔다. 볼수록 예쁘고 날씬하다. #그림1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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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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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악. 달궈진 쇠판에 기름이 쳐졌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반죽을 뚜욱 뚜욱 떼어냈다. 왼손 엄지를 제외한 네손가락 아래쪽에 적당히 폈다. 숟가락으로 앙금을 푹 떴다. 오물조물 입구를 봉했다. 쇠판에 툭. 차륵. 순간 2초가 흘렀다. 둥그런 쇠지지개로 푸욱 눌렀다. 지지개와 반죽사이에서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을 지폈다는 듯 연기가 피어올랐다. 뒤집기를 두어번. 색감이 노릇노릇 해지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줌마 얼른 2천원어치 더 주시요” 광주 남광주시장 씨앗호떡집(주인 신미숙). 광주지방병무청을 정면에서 봤을때 남광주시장쪽 20여m쯤 담벼락에 있다. 30년된 구두집과 나란히 있다. 듬성듬성 얼굴을 내밀던 이들이 3시가 조금 넘자 붐볐다. 손님이 서너명만 들어도 ‘꽉’이다. ‘호떡집에 불났다’. 때는 1882년. 일본과 결탁한 조선정부가 군인들의 밀린 급료마저 겨와 모래가 섞인 곡물로 내주자, 군인들은 민씨 가문을 비롯해 ‘대신’들의 집을 습격했다. 물론 ‘대원이대감’이 이를 정치적 복귀의 기회로 삼았다. 그러나 종주국을 자부하던 청나라의 개입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청국은 군인 4천500명을 조선으로 출병시켰다. 이때 함께 온 이들이 있었다. 돈을 크게 벌려는 무역상과 혹 하는 마음에 따라나선 이들이었다. 무역상은 자본을 매개로 굵직굵직한 물품판매에 나섰고, 그렇지못한 중국인들은 청나라 군대가 주둔한 곳을 중심으로 호떡집을 차렸다. 하루이틀 지나자 상대적으로 빈곤한 중국인들과 헐벗은 조선사람들이 몰렸다. 조그만 자리에 여럿이 모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떡을 들고 얘기꽃을 피웠다. 허기를 달랬다. 기왕에 먹어왔던 우리네 떡하곤 판이했다. 그래서 당시 브랜드만 없었을 뿐 호떡집 프랜차이즈는 조선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음식 또한 민족의 역량과 관계있음이라. #그림1중앙# 호떡은 뜨겁다. 두꺼운 종이를 준비해뒀다. 집었다. 조금 물었다. 씨앗이 특징. 해바라기씨를 비롯해 호박씨, 땅콩, 깨. 완두콩, 옥수수 따위를 넣었다. 여느 곳들이 설탕을 넣는 것과 다르다. 고소한 맛은 기본이다. 씨앗들이 톡톡, 때론 쓰억 씹혔다. ‘모두 다 아는’ 빨강빛깔의 국자. ‘오뎅’국물을 떴다. 조금 식혔다가 마실 요량이다. 텁텁할수 있는 입안을 정리하는데는 제격이다. 제빵 실력을 갖춘 신씨의 손놀림은 예사가 아니었다. 손님들과 얘기꽃을 피우면서도 눈과 손으로 척척 잘도 뒤집는다. 밀릴땐 양손으로 쇠지지개를 잡는다. 10여초만에 뚝딱이다. 절정의 감각을 자랑하는 고수다. 수입도 고수익이라고 귀띔했다. 부럽다. #그림2중앙# 남광주시장에서 장사를 문해식씨. “하루에 한번은 꼭 오요. 꼬시롬한게 닉닉하지도 않고 괜찮허요. 하여간 맨날 묵소”. 호떡집 바로 앞에서 주차장을 운영하는 이병호씨. “견과류가 많이 들어가서 손해봄직도 하건만 항상 넉넉히 넣어 속까지 든든합니다. ‘웰빙호떡’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소만…”. 씨앗호떡집 호떡은 세개에 천원이고 2천원이상 사면 맘에 든 손님들에겐 덤이 있다. 혹시나 필요할까. 주인의 전화는 010-5400-521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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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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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호떡집의 전형적인 틀거리 한쪽에 자리잡은 오뎅과 국물. 그리고 그 국자. 오뎅을 꽂은 대나무 크트머리 청테이프마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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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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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장어정식 칼칼한 장어탕을 비롯해 10가지 넘는 반찬이 나오는 장어정식. 내장맛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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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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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극장. 58세인 김점례 여사(가명). ‘여성의 기능’을 잃어버린뒤 상심의 나날을 보냈다. 들어보니 좋다기에 아침 빈속에 장어 머리뼈를 곤 육수를 한잔씩 들이켰다. 그로부터 딱 1년. 놀랍게도‘기능’이 돌아왔다. 활기가 돌았고 평소 눈여겨 봐오던 박만득 씨(62)에게 화살을 날렸다. 박씨 역시 산행으로 체력을 유지해온 터라 ‘때를 놓치지 않았다’. 둘은 요즘 가깝다. 이들을 따라하는 짝꿍들이 근동에서 부쩍 늘었다. 광주에서 화순으로 길을 잡았다. 너릿재터널을 지나 우회도로를 탄뒤 화순전남대병원 쪽으로 향했다. 사거리 두어개를 스쳤다. 병원이 보일락말락 할때 왼쪽에 있다. ‘대명산 장어구이 전문점’(대표 최두례). 양만조합 소속인 나주 남평 양식장에서 공급받는다. 품질면에서 국내산중 최고로 친다. 자리에 앉았다. 말린 장어뼈가 작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쌉~쌉~쌉. 씹힐수록 고소한 맛이 더했다. 어금니 사이에서 용케 잘도 버틴다. 폴폴 날리는 눈발들이 호남지역에 폭설대란으로 이어져 피해가 갈수록 커진다는 사실을 잠시 모르쇠 했다. 이어 장어죽. 장어대가리와 뼈를 곤 육수에 쌀을 넣었다. 마늘과 당근 따위를 함께 넣어 끓였다. 비릿한 내음보다 따뜻한 기운이 더 강했다. 구이는 소금과 양념을 함께 맛봤다. 소금구이는 부드러우면서 담백했다. 부추와 양파로 버무린 파절이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구이 두점을 파절이로 쌌다. 아삭, 쯔억. 양념구이에 손이 갈때쯤 눈속을 뚫고 산책겸 운동에 나선 이들이 큰 창밖으로 보였다. ‘대명산’이 틀어주는 활기찬 노래에 고맙다는 듯 손을 두어번 흔들었다. #그림1중앙# 양념구이는 매콤했다. 점차 입안으로 번졌다. 흔히‘해금내’라 불리는 흙냄새 비슷한 것이 전혀 없다. 묵은 지로 쌈했다. 장어정식은 송이무침을 비롯해 배추김치, 녹두나물, 김 자반, 무 장아찌, 조기구이 따위로 구성됐다. 장어정식에 오른 내장은 여느 집에선 보기 드물다. 미끄러지듯 씹혔다. 한마리당 한두점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기에 귀하다. 이웃나라 일본 미식가들은 장어 내장요리를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높이 친다. ‘에이펙’정상회의 공식 만찬주 보해 복분자를 곁들였다. 정식을 시킨만큼 장어탕이 올랐다. 장어대가리와 뼈를 푹 곤 다음 생강, 마늘, 무, 시래기 따위를 넣고 다시 끓였다. 여기에 다진 양념을 넣었다. 맛을 더 풍부하게 했다. 진국이다. 칼칼한 맛이 목젖을 타고 넘었다. 밥 한술을 떠 국물에 적셨다. 서너차례 잇따라 떠 먹었다. 요기하기에 좋다. 마침 ‘대명산’에 장어를 공급하러 온 윤수봉씨를 만났다. 광주·전남지역 50여군데에 나주 남평산 최고급 장어를 하루가 멀다하고 제공한다. “장어들이 건강하게 서식할수 있도록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명산’은 인접해 있는 화순전남대병원 직원들과 환자들도 보양을 위해 자주 찾는다.(예약 문의, 061-371-0592, 011-9618-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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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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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육품냉채 강력한 데코레이션에 새우, 오향장육, 오리알 따위로 구성했다. 보기 좋은 게 먹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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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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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관만큼 내부도 정갈했다. 니하우마. ‘공자’실, ‘황후’실 등을 거쳐 ‘진시황’으로 들어섰다. 헛기침을 한번 하려다 겸연쩍다 싶어 참았다. 정통 중국요리집 ‘탑팜하우스’. 광주 서구 화정동 광천터미널 뒤 옛 탑웨딩홀 자리다. ‘탑 스페셜’ 가운데 C코스를 골랐다. 돌림판에 밑반찬이 놓였다. 게살스프가 나왔다. 중국 요리 고유의 끈적이는 육수에 순살이 들었다. 누군가‘게맛을 아느냐’고 지청구를 했음을 아는지라 게맛살을 우선 떠 맛봤다. 부드러우면서 밀도있는 살맛이 전해졌다. 게맛살을 온기로 떠 받친 스프는 제몫을 다했다. 순두부가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숟가락으로 한쪽 끝을 폭, 떴다. 약간의 간기가 묻어났다. 속부터 달래고 식사를 하라는 뜻이렸다. 본격 코스 레이스. 팔보채가 앞서서 내달렸다. 버섯과 새우, 주꾸미, 갑오징어, 해삼, 죽순, 청경채 따위가 함께 경주를 벌였다. 허나 주인의 뜻에 순종했다. 젓가락이 가는대로, 숟가락이 가는대로. 오로록 씹히는 해삼과 쓰억 소리나는 죽순. 밀도가 제법인 갑오징어, 오히려 사각 소리를 귓전에 전하는 생새우, 여기에 야릇한 향을 남몰래 뿌리는 청경채까지. 평소 가무를 하기전 음주의 가장 완벽한 파트너란 평가를 받는 팔보채. ∼다웠다. 해물과 야채 따위를 결대로 썰어내는 주방 ‘칼반장’의 솜씨를 가늠케했다. 칠리소스 새우는 덩치가 컸다. 마치 게처럼 ‘양팔’을 치켜세웠다. 이런, 팔보채와는 딴판이네. 걱정을 붙들어매라는 종업원의 눈빛이 스치는 순간. 일합에 스억, 스억. ‘십자조르기’가 장기인 가위가 허공을 연속 갈랐다. 반항은 끝이 났다. 딱딱한 껍데기가 있어 치아의 강도를 시험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른들이 발라줘야 한다. 일일이 벗겨내 살점만 줘야. 이어 나온 삼선누룽지탕. 해삼과 소라, 오징어, 전복, 죽순, 가리비, 버섯 따위가 어울렸다. 뜨거웠다. 쩝쩝 소리가 나도록 떠 먹고 씹었다. 청경채가 색감을 더했다. #그림1중앙# 꽃방과 부추잡채. 꽃방을 한겹한겹 벗긴뒤 여기에 부추잡채를 쌈 하면 된다. 생새우도 한번에 하나씩 올려 먹으면 제맛을 느낄수 있다. 꽃빵은 담백했다. 부추도 담백했다. 1 더하기 1은 무한대였다. 식사로는 자장면. ‘면’만을 담당하는 주방 면장님이 뽑은 면이다. 녹차면발이다. 흩뿌려진 춘장은 싱그러웠다. 후식은 맛탕과 방울토마토. ‘탑팜하우스’가 제공하는 모든 재료는 생것이다. 얼린 것이나 지난 것을 쓰지않는다. 그래야 고객이 또 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옹고집을 자랑으로 여긴다. ‘탑팜하우스’는 상요리를 비롯해 예약에 이로운 탑비지니스 특선, 냉채류, 스프류, 상어지느러미류, 해삼류, 전복류, 바다가재·새우류, 해산물류가 있다. 또 고기류와 닭·오리류, 야채류, 두부류, 잡품류, 만두류가 있다. 식사로는 삼슬짜장과 삼선우동, 삼선짬뽕, 볶음밥, 사천면, 마파두부밥, 쟁반짜장, 류산슬밥 따위가 있다. 주류 역시 14가지가 준비돼 골라 마시는 여유가 있다. ‘탑팜하우스’는 1층은 한정식, 2층은 연회홀을 포함한 웨딩홀, 3층은 정통중국요리집이다. 주차장은 넓다.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예약 문의는 367-8880~2, 010-7194-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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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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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코리아브루하우스 1층으로 들어서면 맞닥뜨리는 전경. 가운데 큰 솥 두개가 브루하우스다. 맥아를 끓이는 역할을 하는 메인 시설. 동(銅)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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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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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바닥이 어느덧 탁색을 띄었다. 맥아의 기운이 1, 2층을 관통, 벽면 곳곳에 스몄다. 3년 세월이 흘렀다. 찾아간 시각이 3시방향에서 햇살이 비치던 때라 한산. 차라리 잘됐다. 밤에 찾아들었으면 ‘천신’도 못할 것이었다. 두꺼운 커튼사이로 찬 바람을 흠뻑 안은 겨울볕이 식탁의 언저리를 비껴갔다. 명성을 듣고자 함이 아니라 명예를 느끼기 위해 찾았다. 광주시 북구 용봉지구 ‘코리아브루하우스’(대표 김익상). 바이첸(Weizen)과 소시지를 주문했다. 잔의 7부능선께, 거품이 입구를 막았다. 윗입술이 먼저 닿았다. 잇사이로 쭈욱 들이켰다. 짜르륵 본토의 맛이 의외로 쉽사리 들어왔다. 일반맥주가 필터작용으로 맛이 획일적인데 비해 브루어리는 여과를 하지않아 다양하면서도 진한 맛을 볼수 있다. ‘본토맛이 이런 맛일 것’이라는 어설픈 추측. 한 번 음미할때 마다 함께 나온 수제 소시지의 맛도 달랐다. 다섯가지 종류다. 우선 제일 큰놈을 지목하고 포오크로 오금을 못피게 한다음 나이프로 쓱싹. #그림1중앙# 양껍질로 둘러싸여 있어 사뭇 긴장했다. 미끄러울수 있다. 두툼하게 썰린 소시지는 짭쪼름했다. 혓바닥이 움찔. 다시 한 모금. 다음으로 큰 크기의 하양빛깔 소시지를 썰었다. 간기가 덜했다. 대부분의 소시지는 99%의 돼지고기로 만들었다. 여기에 야채따위를 각 종류별로 알맞게 다져 넣었다. 주황색 소시지는 매콤한 맛.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내, 입맛을 돋웠다. 소시지는 모두 참숯훈제로 만들어 깔끔했다. 밀도있게 고깃단을 다진 탓인지 쯔억쯔억 씹혔다. 오징어링과 감자튀김은 사각사각 제역할을 다했다. 바이첸은 튀김과도 어울렸다. 소스는 겨자와 바베큐 두가지. 입맛대로 찍어먹으면 될 터. 샐러드도 양껏.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살포시 들때쯤, ‘코리아브루하우스’ 김 대표의 한 마디. ‘그렇다고 걱정마십시오. 살 안찝니다’. 김 대표의 설명. 관세 때문에 일부 국산 보리를 사용하지만 100% 독일산 맥아를 수입한다. 맥아를 분쇄, 솥에서 ‘보리죽’을 만든뒤 물을 섞고 맑은 맥즙을 만든다. 이후 보관 탱크에 호프를 넣는다. 호프는 덩굴식물로 맥주의 쓴맛을 낸다. 약리작용이 뛰어나다. 맥즙을 100도의 고온으로 끓인뒤 다시 10도정도까지 떨어뜨린다. 여기에 효모를 넣는다. 20~30일 정도 지나면 효모는 당을 제거하고 완전한 ‘자연식품’으로 탄생한다. #그림2중앙# 김 대표는 “연말연시 회식 1차때 소주를 먹지말고 ‘본토 맥주’를 먼저 마시면 숙취도 덜하고 살 찌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코리아브루하우스’가 제공하는 맥주는 세가지. 앞서 언급한 ‘바이첸’은 남부 독일인이 즐겨마시는 밀맥주로 호프 특유의 향보다 과일향이 강하다. 구수한 맛이 난다. 특히 효모가 많아 ‘살아있다’. 필스너(Pilsner)는 보헤미아 필젠 지방에서 유래한 독일 정통 라거로 깔끔하고 담백하며 부드럽다. 흔히 마시는 생맥주가 필스너의 변형. 둥클레스(Dunkless)는 흔히 흑맥주로 불린다. 볶거나 훈제한 맥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훈제 특유의 향과 맛이 난다. 쌉쌀하지만 고소하다. 3층인 ‘코리아브루하우스’는 1층에 일식레스토랑 ‘띠섬’이 있고 3층엔 최근 문을 연 실내골프연습장이 있다. 라이브 공연도 한다. (문의, 511-6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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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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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꽃등심과 생갈비 꽃등심과 생갈비. 색감이 남다르다. 왼쪽 꽃등심은 유명 디자이너의 꽃무늬 패션을 보듯 절묘하다. 생갈비는 참숯에 올리면 붉은 기운을 시나브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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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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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붉었다. 미로처럼 얽힌 ‘마블’이 제갈길을 만들었다. 새벽 찬공기를 가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생살들. 눈앞에 펼쳐졌다. 10년째 한결같이 ‘한우’를 내놓는 ‘함평한우촌’(대표 이은행). 광산 첨단지구대 옆에 있다. 여명일때 떼어와 능숙한 솜씨로 생갈비와 생고기, 꽃등심, 안창살 따위를 가름한다. 한우 500㎏짜리면 300~400근이 너끈하다. 그러나 최고급 부위는 고작 40~50근. 이은행 대표는 최상품만을 고집한다.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상에 올릴 생각만 한다. 생갈비와 꽃등심이 동시에 나왔다. 함께 돼지살코기와 홍어, 묵은지 트리오가 삼합으로 나왔다. 숟가락 젓가락 옆에는 참기름 소금장과 쌈장, 된장이 올랐다. 구잇감인 생갈비와 꽃등심을 나란히 참숯불에 올렸다. 하룻동안 숙성시킨 것들이다. 굽는 요령도 실력. 여러번 뒤집어선 살코기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한두번 길게 구워야 한다. #그림1중앙# 생갈비는 익힌대로 우선 맛봤다. 간을 하지 않았어도 쫄깃하다. 한우였다. 외국산은 오래 씹어도 아무런 맛이 없는 반면 한우는 입을 놀릴수록 고소한 맛이 오록, 난다. 목젖을 타고 넘어갈때 약간의 끈기가 걸쳤다. 온기가 사라질수록 맛은 더했다. 꽃등심은 잘근잘근 씹었다. 갈비에 비해 부드러웠다. 생갈비와 꽃등심을 번갈아가며 재미를 봤다.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것은 포인트. 궁합이 맞다. 불판 가장자리에 있던 양송이를 집었다. 5분여 불에 놓았더니 은근한 온기가 샘물로 차올랐다. 따뜻했다. 호록 마셨다. 한번 더 두고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익힌 살점들을 ‘요리했다’. 소스와 파절이 소스에 잇따라 찍어 먹었다. 파절이는 쓱싹쓱싹 씹혔다. 신선채소들을 채 썰었다. 묵은지로 쌌다. 무르익은 맛이 먼저 다가왔다. 다음은 묵은지를 볶은 것과 함께 했다. 고소했다. 생고기가 나왔다. 붉디 붉었다. 두점을 한번에 집었다. 오물거렸다. 찰진 기운이 감돌았다. 역시 3년 묵은지와 파절이와도 어울렸다. 생고기를 주문하면 나오는 ‘삼총사’. 차돌박이와 등골, 생고기스페셜. 차돌박이는 양지머리뼈 한복판에서 발라내는 것인 만큼 기름기가 상당하다. 보기드문 등골 두점은 먹기에도 아까웠다. 얼른 챙겼다. 생고기스페셜은 ‘함평 한우촌’ 이은행 대표가 고민끝에 내놓은 소품 ‘야심작’이다. 다진 생고기와 김가루, 부추, 당근, 단무지 따위를 넣어 만들었다. 과립형의 다양한 양념들이 제각각 씹히는 난이도를 달리했다. ‘흐음’. 중간중간 볶은 묵은지로 두부를 감싸먹는 것도 권할만. 식사로는 무와 오이, 부추 따위를 넣고 만든 육수가 일품인 냉면이 제격이다. 비법은 ‘닭’에 있다고 ‘그분’이 귀띔했다. ‘함평 한우촌’은 생고기류로 생고기와 육회가 있고 구이로는 생갈비, 꽃등심, 안창, 낙엽살, 양념갈비·구이, 갈비살, 제주오겹살, 생삼겹살이 있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오는 이들에게 남도의 진가를 보여주는데 안성맞춤인 한우촌 VIP스페셜. 식사는 한우촌 갈비찜정식과 우족탕, 갈비탕, 육회비빔밥, 제육볶음 쌈밥, 곰탕, 육개장, 김치찌개, 떡국이 있다. 면은 냉면과 소면, 사리. 가족나들이에는 불고기백반에 육회, 떡, 과일 따위가 함께 오르는 메뉴가 있다. ‘함평한우촌’은 500여석 규모로 대형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예약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다. (문의, 첨단점 972-9234~5, 하남점 953-2113, 011-601-7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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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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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볼태기양념찜 ‘정가네 볼태기’의 볼태기양념찜. 뉴질랜드 최고급 대구(볼태기)를 쪘다. 뿌려진 양념에다 뚝 떼어낸 살을 찍어 먹는 맛이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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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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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우리 아이 해열엔 000시럽. 감기 걸린 바깥 양반에겐 목젖 얼얼하게 만드는 볼태기탕.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 갑자기 뚝 떨어진 날씨탓에 고개가 절로 움츠러 들었다. 바람은 뒹구는 낙엽을 허공으로 세차게 걷어올릴 정도다. 옷깃을 더욱 여몄다. 여기저기서 ‘올해는 빨강 내복이라도 걸쳐야지’라는 말이 오갔다. 광주 상무지구 세정아울렛 후문쪽. ‘정가네 볼태기’(대표 박미화).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순두부를 시작으로 우렁무침, 두부삼겹살조림, 버섯두부탕수육, 볼태기양념찜, 찜(탕) 순이다. 우윳빛 순두부. 바지락이 들었다. 살살 으깨지는 부드러운 두부. 국물맛은 조미료를 하지 않은 덕에 담백했다. 숟가락으로 서너번 떠먹었다. 속을 달랬다. 앞으로 나올 음식이 매워질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다. 역시 매콤한 우렁무침이 뒤를 이었다. 덩치 큰 우렁이를 냅다 씹었다. 물컹. 이어 사금한 맛이 나는 양파 따위들. 두부삼겹살조림은 박미화 대표의 매운 손맛을 과감없이 선보였다. 두부는 ‘정가네 볼태기’에서 직접 만든다. 100% 순 국산콩에다 쇠미역, 톳, 다시마, 미역, 세모가사리 따위를 넣어 함께 다졌다. 해초두부다. 야채두부는 당근과 피망, 양파 따위를 역시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해초와 야채에 콩을 배합하면 영양만점에 이른다는게 집주인의 설명이다. 손님이 많이 들어 콩을 충분히 준비한다고 말했다. 따뜻하게 데워 나온 두부에 양념삼겹살을 얹어 먹었다. 매운맛과 부드러운 맛을 동시에 뽐냈다. 씹다보면 어느덧 섞여있던 해초들이 제각각 혓바닥을 자극했다. 접시에 함께 오른 절임양파와 젓갈은 맛을 돋웠다. 쇠미역으로 삼겹살을 쌈하면 냉온의 절묘한 효과를 볼수 있다. 버섯두부탕수육. 연구하기를 좋아하는 박 대표의 작품이다. 겉은 파삭거렸다. 순간 연약한 두부가 스르륵 찾아들었다. 버섯은 지끈거리면서 윙크를 보냈다. 버섯과 두부가 부드러운 만큼 만들어내기가 만만치 않지만 박 대표는 거뜬히 해냈다. 볼태기양념찜. 하양 빛깔이 맛보기전부터 폭실한 기운을 전했다. 젓가락으로 한가락씩 걷어내며 즐겼다. 뭉턱, 살점을 떼냈다. ‘요것만 먹어도 배 부르겄다’라는 생각이 스몄다. 살점에 뿌린 양념은 매운 맛보다 고소한 맛이 더 했다. 마지막은 찜과 탕 가운데 골랐다. 찜. 뉴질랜드산 대구가 재료다. 찜 소스는 된장과 고추장이 기본이다. 친정인 화순 도웅리에서 직접 담갔다. 여기에 멸치젓 따위를 넣고 만들었다. 순 자연식품이다. 밑반찬인 동치미, 살얼음이 동동 떴다. 시금치와 파, 갓김치, 고사리무침, 오이장아찌. 생김치와 묵은지가 골고루 섞였다. 특히 갓김치는 담근지 막 1년된 것과 어제 오늘 담근 게 동시에 나온다. ‘정가네 볼태기’의 볼태기 지리와 매운탕은 감기·몸살 내보내는데 제격이다. 호흡을 길게 하지 않으면 자칫 ‘쿨럭’. 인근 사무실에서 한끼 요기하러 나왔던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해 마지 않는다. ‘감기 끝이야, 볼태기탕이야’. 박 대표는 “산후조리, 숙취해소에 저희 집 탕 한그릇이면 충분하다”면서 “신선한 볼태기의 진짜 맛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정가네 볼태기’의 탕·찜요리는 볼태기지리탕과 매운탕, 볼태기찜과 아구찜은 각각 큰 것이 4만5천원, 가운데 것이 3만5천원, 작은 것이 2만5천원이다. 한 상 기준이다. 코스요리는 A와 B코스가 각각 5만7천원, 4만7천원이다. 식사로는 볼태기양념찜과 뚝배기해장국 지리, 매운탕이 각각 7천원이며 순두부찌개와 어린이돈까스가 5천원, 4천원이다. 두부와 모든 메뉴는 포장 판매된다. (예약 문의, 062-374-0778~9, 016-652-0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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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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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장어탕 ‘백두산’의 장어탕. 통통한 살점이 부드럽다. 국물은 담백하다. 속풀이에도 좋다는게 ‘주태백’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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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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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대는 잔물결이 은빛으로 반짝였다. 내리쬐는 태양빛이 따사롭다. 어깨를 서로 맞대고 키재기를 하듯 소형 저인망어선들이 줄을 섰다. 두둥실 제몸을 바다에 맡겼다. 객은 산장어 요리전문점 ‘백두산’(대표 전용덕)을 찾아들었고 갯내음은 창을 넘어 코를 두드렸다. 산장어 맛을 가장 제대로 볼수 있는 소금구이를 주문했다. 참숯불이 식탁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막 잡은 산장어가 나왔다. 꼬리를 살랑, 팔랑거렸다. 석쇠에 올렸다. 살랑거리던 꼬리를 쏘옥 오므렸다. 뜨거우리라. 나도 뜨거워졌다. 싱싱하게 살아있는 것을 시식하려니 기꺼운 마음이 들었다. 장어대가리도 올려졌고 몸통도 올랐다. 바다장어의 기름기는 오묘하다. 뽀자작 소리를 내며 익어갔다. 살풋. 맛을 내비쳤다. 양념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지 않고 금세 익었다. 종업원이 날렵한 손놀림으로 장어를 먹기좋게 잘랐다. 객의 젓가락도 뒤질세라 가세했다. 뒤집고 제끼고 할 도리는 다했다. #그림1오른쪽# 한점을 집었다. 살점 표면에 사륵, 솟아난 기름기를 느낀 순간, 어느새 혀와 이가 으끈 소리를 내며 살점을 씹었다. 잇 사이에 있던 푹실한 맛이 아무도 눈치못채게 혀에 스며들었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맛. 사람의 힘은 오로지 참숯불을 동원, 익힌 것 뿐이다. 함께 오른 부추절이는 장어와 완벽한 궁합을 이뤘다. 상추쌈과 절이, 생도라지, 동치미 국물은 속을 푸는데 그만이다. 모두 국내산 최고 상품만을 엄선했다. 전용덕 대표의 자존심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전 대표의 씀씀이를 한번더 확인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장어내장 구이를 내왔다. 장어 한마리에 한줄밖에 나오지 않아 귀하다. 여느 장어식당에서는 찾아볼수 없다. 한번 삶아서 내놨다. 쫄깃쫄깃했다. 포장마차에서 양념맛으로 먹는 꼼장어와는 비교를 거부했다. 간혹 들이키는 동치미는 맛이 들었다. 부추는 싸금싸금 씹혔다. 양념구이는 양배추와 오이, 김, 당근 따위를 썬 뒤 초장으로 버무렸다. 타다닥 소리를 냈다. 금세 타는 것은 양념을 듬뿍 무쳤기 때문이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장어의 효능은 많다. 강장효과를 비롯해 스테미너 보강, 시력 개선 효과가 있고 다량의 비타민 A, 단백질, 지방 니이아신 등이 들었다. #그림2오른쪽# 특히 여수 경도 앞 청정바닷물을 그대로 끌어 올려 키우는‘백두산’의 산장어는 최대한 자연환경에 가까워 맛이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은 장어탕에서도 빛을 발한다. 흰색의 살결이 그대로 노출되고 양도 많다. ‘이렇게 해도 남을까’ 되레 객이 걱정한다. 국물이 시원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통통한 살점이 잘 익었다. 한 점을 집어도 한 입 가득이다. 뜨거워 호오옥 해가며 먹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해조류 따위가 입맛을 더 돋웠다. 밑반찬의 가짓수와 내용이‘백두산’의 품을 짐작케 했다. ‘백두산’의 숯불소금구이와 양념구이는 각각 1만원이다. 통장어탕은 1만원, 장어탕은 7천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깨장어통구이는 1만원. 돈까스와 비후까스도 있다. 가족단위 나들이를 위해 널찍한 어린이놀이시설이 갖춰져 있다. 주차장도 넓고 180평에 이르는 대형 연회석, 가족이나 연인이 오붓하게 한려수도를 만끾하며 즐길수 있도록 객실룸이 따로 준비돼 있다. (문의, 061-641-0080, 644-0080, 011-621-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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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1.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