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들어 고혈압 약을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한 50대가 동아병원 내과를 찾아 염형렬 원장에게 진료를 받고 있다. /동아병원 제공
저항성 고혈압
비만·염분 과다섭취·음주 등 원인…감기약 등 약물도 영향
절주·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통해 혈압조절 방해요소 제거해야
최근 '전기 자극술' 치료법 개발돼 환자 치료에 큰 효과 기대

4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이모(63)씨는 최근 들어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아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그동안 혈압약을 꾸준히 먹지 않고 복용하다 말다를 반복해 치료 순응도가 낮아진 저항성 고혈압이 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심부전증, 부정맥, 신장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되고 나서야 발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사람들이 고혈압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이러한 무서운 합병증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약복용을 게을리 해 치료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동아병원 내과 염형렬 원장의 도움말로 여러 약을 먹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은 저항성 고혈압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저항성 고혈압이란 이뇨제를 포함한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적절한 용량으로 병용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저항성 고혈압의 발병률은 20~3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저항성 고혈압은 고령인 경우, 기본혈압이 높은 경우, 그리고 비만이나 염분의 과량 섭취, 지나친 음주 및 당뇨병, 콩팥질환, 좌심실 비대 등이 있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생활습관·약물 등 원인
가장 흔한 원인은 위저항성(僞抵抗性)인 경우로 환자가 약을 꾸준히 먹지 않아 치료 순응도가 낮은 경우다. 정확한 혈압 측정이 되지 않는 경우 역시 위저항성으로 나타난다. 충분히 안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혈압의 측정 및 비만 환자에서 실제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다. 또 병원에만 오면 긴장해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효과(White Coat Effect)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활습관에 의한 경우다. 비만의 경우 염분 배설의 장애, 교감신경의 활성화 등이 작용해 혈압을 상승시켜 저항성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염분의 과량 섭취와 지나친 음주 역시 원인이다.
또한 약물에 의한 경우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제, 감기약, 경구피임제, 한약제 등 다양한 약물이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준다.

이밖에 2차성 고혈압에 의한 경우로,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나 혈압이 잘 조절되던 환자에서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에 의심할 수 있다.

동아병원 내과 염형렬 원장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이 있는 경우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야간혈압이 감소하지 않는 형태로 2차성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며 “이 외에 2차성 고혈압의 가장 많은 원인인 만성 콩팥병이 있고 신동맥 협착에 의한 신동맥성 고혈압, 1차성 고알데스테론 혈증 및 갈색세포종 등이 있다”고 말했다.

▶진단은 어떻게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진단은 일반 고혈압 환자에게 시행하는 검사 외에 저항성 고혈압의 원인에 따른 문진, 이학적 검사 및 검사실과 영상 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위저항성이나 생활습관에 의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학적 상태의 평가와 문진이 필요하며, 백의효과의 배제를 위해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해 평가해야 한다.

또한 약물에 의한 경우의 배제를 위해 동반질환이나 복용하는 약물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 외에 2차성 고혈압에 대한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나 검사실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정밀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치료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저항성 고혈압도 원인을 찾아 제거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복용 순응도가 떨어진 경우에 24시간 정도의 약효가 긴 고혈압제의 복용 및 투약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약제의 특성을 고려한 병용요법이나 2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가 포함된 복합제 처방을 통해 약의 숫자를 줄여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체액과다의 경우 적절한 이뇨제의 사용이 요구되며 동시에 짠 음식 섭취의 제한이 필요하다.
이밖에 염분섭취 제한,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정상 체중 유지 등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혈압 조절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2차성 고혈압의 경우는 적절한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저항성 고혈압은 임상적으로 말단장기 손상이 흔하고 심혈관적으로 고위험군이 많아 그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저항성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는 위저항성 고혈압은 아닌지, 생활습관에 이상이 없는지 등에 대한 점검과 함께 복용하는 약물이나 식품을 조사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2차성 고혈압에 대한 병력이나 이학적, 검사실 소견을 통해 그 원인에 따른 교정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고혈압 치료에 있어서 체액 과다의 교정이 중요한 요소이므로 적절한 이뇨제의 사용과 짜게 먹지 않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이 외의 경우는 체액상태, 교감신경 항진 정도 및 말초혈관 저항 등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동아병원 내과 염형렬 원장은 “생활습관의 개선 등 원인 제거와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압 조절이 되지 않은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위한 실험적인 치료법이 최근 개발됐다”며 “콩팥교감신경의 전기적 소작술과 경동맥동의 압력 수용체의 전기적 자극술로 앞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도움말> 동아병원 내과 염형렬 원장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