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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뜨거운 감자' SRF열병합발전소

<남도일보·광주전남혁신도시포럼 공동기획>

빛가람 혁신도시 시즌 2 진단과 대안은

<3> ‘뜨거운 감자’SRF열병합발전소

2천400여억원 들인 발전 시설 준공 9개월째 고철덩어리 전락

환경오염‘SRF’연료 사용 전국 혁신도시선 유일…주민 반발 커

광주 +전남 5개 자자체 쓰레기도 반입…1일 처리량 무려 444t

대책위 “LNG 100% 전환·수용성 조사·공론화 위원회 구성”요구
 

열병합발전소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 최대 현안인 ‘열병합발전소 건립사업’이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8개월째 가동이 중지되고 있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나주 신도산단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 전경. /나주시 제공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열병합발전소 건립사업’이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SRF(Solid Refuse Fuel·고형폐기물 연료)열병합발전소’가 지난해 말 준공돼 본격적인 가동을 앞둔 상태다.

열방합발전소는 ‘SRF 발전설비’와 ‘LNG 첨두부하 보일러 설비’ 2기를 갖추고 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아파트)에 난방용 열원을 공급하고 생산된 전기는 판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SRF를 연료로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1일 최대 444t(5t 트럭기준 89대 분량)의 SRF연료 사용은 사실상 ‘쓰레기 소각’이라고 규정하고,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로 주거지 대기환경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전남 5개 시·군 쓰레기에 이어 지난 2013년 당시 나주시의 미숙한 대응으로 광주권 생활쓰레기까지 떠안는 바람에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범시민대책위원회
빛가람 혁신도시에 준공된 열병합발전소와 관련해 ‘나주열병합발전소 쓰레기 연료사용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주민 등이 최근 집회를 갖고 ‘쓰레기 고형연료 반입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범대위 제공

◇출발부터 ‘삐걱’

‘SRF 열병합발전소’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정부의 ‘자원 순환형 집단에너지 시설 설치사업’에 따라 사업자로 선정돼 총 사업비 2천412억원을 들여 지난해말 준공됐다.

SRF(Solid Refuse Fuel·고형폐기물연료)는 가연성 생활쓰레기 중 다이옥신 발생 우려가 높은 PVC, 폐고무류 등을 제외한 쓰레기 압축·고형화한 수분율 10%이하의 고형연료를 뜻한다.

매립·소각되는 생활쓰레기를 ‘신재생 연료’로 재사용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쓰레기 자원화’ 정책이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가 본격 가동도 하기 전에 주원료로 ‘SRF’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시험 가동에 반발한 주민들은 ‘나주열병합발전소 쓰레기 연료 사용반대 범시민대책위(범대위)’를 결성하고 발전소 가동 저지에 나섰다.

범대위는 난방공사가 ‘주민 수용성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발전소 준공을 코앞에 두고 뒤늦게 주민협의체 구성과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원료라는 명칭으로 탈바꿈 된 SRF연료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 가동은 사실상 쓰레기 소각장 가동이며, 빛가람 혁신도시 콘셉트인 ‘빛과 물이 하나 되는 상생의 생명도시’와도 역행한다는 취지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근 지자체 SRF도 반입…갈등 증폭

광주시를 비롯해 전남 5개 도시의 SRF 반입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나주시는 혁신도시 준공 이전인 지난 2009년 3월 정부 정책에 따라 환경부, 전남도, 나주시·화순군, 목포시·신안군, 순천시·구례군 등 전남지역 6개 시·군 지자체가 참여하는 ‘혁신도시 자원순환형 에너지도시 조성을 위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업무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 따라 나주를 포함한 전남 6개 시·군은 나주·목포·순천 등 현지 거점 도시 3곳에 설치된 전처리시설에서 생산한 쓰레기 연료를 열병합발전소에 5년간 무상 공급키로 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각 도시별로 배출한 쓰레기를 ‘배출지 해결 원칙’에 입각해 해당 도시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신재생 연료’라는 명분만으로 타 도시로 반출시켜 ‘집중 처리’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난방공사는 연료부족을 이유로 당초 협약에 포함되지 않은 광주지역 SRF연료를 반입하는 납품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크게 고조되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 주민 박모(36)씨는 “나주지역 쓰레기만 자원화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웃 대도시인 광주를 비롯해 전남 5개 도시 쓰레기까지 혁신도시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처리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형평성 잃은’정부 정책 반발 더 키워

정부의 형평성 잃은 ‘SRF고형연료 사용 제한’ 정책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으로 인구 밀집지역인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7대 대도시를 비롯해 경기지역 13개 시 단위 지자체를 ‘고형연료 사용제한’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고형연료 연소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된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며, SRF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과거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고형연료를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했던 것을 스스로 부인하는 꼴로 SRF 사용 제한 지역 지정에서 제외된 도시 주민들의 집단 반발을 낳고 있다.

생활쓰레기 상당량을 SRF로 가공해 나주열병합발전소로 공급 중인 광주시의 경우 ‘SRF연료 사용 제한’ 지역에 포함됨에 따라 신규 연료 소비처를 확보하지 않는 한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SRF를 나주로 반출 시켜야 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양 지자체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형평성 잃은’ 오락가락 정책 사례는 또 있다. 환경부, 산자부 등 중앙부처가 밀집해 있는 세종시의 경우 집단에너지 공급을 위해 SRF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대기환경 오염을 우려한 ‘주민 반발’로 철회하고 발전소 연료를 ‘LNG 100%’만 사용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는 ‘생활쓰레기 전처리 시설’만 가동 중이며, 이곳에서 생산된 SRF는 타 지역 수요처로 공급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빛가람 혁신도시 주민들은 ‘힘 있는 중앙 부처 공무원들이 사는 세종시는 대기환경 오염을 우려해 SRF발전소 가동을 백지화하고, 힘없는 공기업 직원들만 모여 사는 나주혁신도시는 정부의 쓰레기 자원화 실험실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당수 주민들은 정부가 ‘SRF 자원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대도시 몇 곳과 중앙 부처가 밀집한 세종시 만이라도 시범적으로 ‘SRF 열병합발전소’를 건설·가동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나주시·난방공사 ‘해결 요원’

범대위가 1년 가까이 열방합발전소와 나주시청을 오가며 집회를 열고 있지만 나주시와 난방공사는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가 집단민원 해결을 위해 범대위와 함께 난방공사를 상대로 법원에 ‘열병합발전소 가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5월 기각됐다.

이후 나주시는 준공 승인 지연에 따른 1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금을 난방공사에 지불해야 될 처지에 내몰리자 ‘발전소 건축물(공장) 준공’을 승인해 준 이후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원성을 사고 있다. 현재 발전소 가동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SRF연료 사용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난방공사는 공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지난해 12월 발전소를 준공해 놓고도 9개월째 LNG보일러만 가동하면서 매월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급기야 나주시를 상대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SRF연료 사용 승인을 해주지 않아 LNG만 사용하면서 42억5천여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다.

나주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법을 모델로 삼아 포괄적인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위원회’ 구성을 통해 토론과 환경영향성 조사를 실시하고 ‘SRF 유해성’ 여부를 가린 후 발전소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난방공사는 1일 440t으로 계획된 ‘SRF 사용 연료 30% 감축’, 광주 SRF 반입 최소화를 위해 ‘대체 수요처 확보’ 등을 절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공론화 위원회 구성은 발전소 가동을 위한 요식행위 절차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 선행 조건으로 ‘광주권 SRF 반입 금지’를 비롯, ‘주민 수용성 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공론화 위원회’가 첨예한 갈등을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갈등 조정기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광역화된 쓰레기 처리 갈등 문제인 만큼 전남도가 참여한 가운데 국무총리실 내지는 최소한 주무 부처인 산자부가 위원회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같은 공간에서 담배 한 개피를 피웠을 때의 피해와 담배 한 갑을 피웠을 때의 피해가 같을 수 없다”며 “환경영향평가도 국내 기술이 낮아서일 뿐, 인체에 무해하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 600여명의 연서를 받아 조만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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