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은 특례보증대출 대상자”…문자피싱 주의
정부 금융지원 미끼 광고 급증
국민은행·농협 등 시중은행 사칭
금융당국 “절대 연락하지 말 것”

 

국내 대형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 상담 명목으로 전화를 걸도록 유인한 문자메시지 광고.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 최근 기자는 KB국민은행에서 보낸 문자 한통을 받았다.

국민은행과 정부에서 주관해 시행하는 특례보증대출 신청대상자라는 사실과 함께 자세한 상품 내용을 확인한 후 신청 기한 내에 대출을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코로나19 피해 지원 차원에서 은행과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상품이구나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앞서 농협에서 보낸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해당 문자가 ‘문자 피싱’ 이었다는 점을 알아차리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자칫 기자도 문자 피싱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최근 국내 대형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 상담 명목으로 전화를 걸도록 유인하는 문자메시지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해당 광고는 금융회사의 정식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있으나, 소비자가 상담을 위해 연락할 경우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문자메시지 광고의 특성을 악용해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저인망식 유인행위를 펼치고 있으며, ‘정책자금 지원 대출’ 또는 ‘저금리 대환대출’ 등의 문구를 사용해 유인하는 등 경제적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전화번호 또는 게시글을 단기간만 사용 후 변경하는 이른바 메뚜기식 광고가 성행하고 있고 불법대부 유인대상이 청소년까지 확대되고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보 등을 통해 수집된 불법대부광고는 29만8천937건으로 2019년 24만288건 대비 24.4% 증가(5만8천649건↑)했다. 이중 불법대부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 1만1천188건은 이용중지했고 인터넷 게시글 5천225건은 삭제를 관계 기관에 의뢰했다.

시중은행들도 문자 피싱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C) 통한 고객 문자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RCC는 문자 발송 기업의 로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브랜드홈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서비스 인증 기업만이 이용할 수 있어 문자 피싱으로 인한 고객 사기 피해 방지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는 금융회사 사칭광고로 의심되는 경우 연락하지 말고 반드시 해당 금융회사의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해 확인하거나, 금융회사의 창구로 직접 방문해 문의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락을 취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에 설치된 전화 가로채기 앱을 통해 금융회사인 것처럼 가장해 자금을 편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선전화를 활용하거나 지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신규 대출 등에 관한 문자를 안내하는 일은 절대 없다”면서 “대출 문자를 받으면 반드시 의심을 해야 하고 연락을 취하기 보다는 먼저 은행에 확인하는 것만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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