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채(남도일보 디지털뉴스본부장)

 

윤종채 남도일보 디지털뉴스본부장

특권폐지국민운동 호남총궐기대회가 어제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호남이여! 일어서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회장에서는 호남의 특권세력으로 행정과 의회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학생운동 경력 및 5·18 팔이로 정치를 하고 있는 586세력, 광주시민 모두가 계승해나가야 할 5·18을 사유화하고 독점하려는 5·18독점세력에게 경종을 주는 작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참석한 시민들은 호남의 기득권 세력인 민주당이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옳음에는 지지를, 그름에는 비판의 칼날을 세우며 살아가고 있는 의기로운 민초들이었다.

금남로는 5·18 핏빛 함성과 6월 항쟁의 뜨거운 몸짓이 살아 숨쉬고 있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이날은 비록 금남로 한 귀퉁이에서 작은 외침으로 시작했지만 조만간에 이들의 외침이 적폐를 불태우는 요원의 불길이 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리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남이 반드시 극복하고 거듭나야 할 사안이 있다.

첫번 째는 사멸한 재야와 양심세력의 복원이 필요하다. 과거 광주는 민주인사들이 옳음을 위해서는 목숨까지 불사하며 자신을 불태워 빛을 발하고 스스로를 녹여 시대의 강물을 만들어갔다. 불의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고, 권력의 달콤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굴종하지 않았으며, 재야와 시민단체는 국민적 존경과 신뢰를 받았던 도시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민주 양심세력이 기득권세력과 몸을 섞고 빵부스러기에 녹아 의기로움을 상실한 지역으로 변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신음하고 있고, 앓고 있고, 찢어지고 썩어가고 그 상처가 곪아 터지고 있음에도 호남은 말이 없다. 아무 말이 없다. 아니 오히려 호남이 더 썩어가고 있다. 호남 출신의 수 많은 국회의원들은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열정과 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치고 5·18을 정치적으로 팔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호도하고 있다.

두번 째는 실종된 정치 경쟁의 복원이다. 호남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돼 영남패권세력에게 줄서고 맹종하는 생계형 정치인들이 득실거리는 지역으로 변했다. 국민의힘은 잡초근성도 동지의식도 없는 무기력함만 보여서 확장성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가 상호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상실한 지역으로 전락했다.

세번 째는 민주당, 586정치세력과 함께 5·18을 독점하겠다는 시민사회세력이다. 1980년 오월의 현장에는 저 밑바닥에서 생존을 위해 삶의 희망을 위해 살아왔던 고귀한 생명들이 있었다. 우리의 고귀한 누이, 형님, 동생, 엄마, 아버지, 어린 학생, 공장을 다니는 청년, 대학생,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이웃이 있었다. 피를 흘리고 죽음의 트럭에 실려 사라진 수 많은 영혼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살아있는 자로서의 부끄러움 보다는 그 숭고했던 5·18을 자신들만의 것으로 독점하려는 세력들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신들만이 5·18을 얘기하고, 자신들만이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오만감을 버려야 한다. 살아남은 자로서의 부끄러움과 겸허, 그리고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의 자세로 오월정신의 올바른 계승과 실천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 숭고한 5·18은 광주시민의 것이자 우리 모두가 지켜야할 불꽃이다. 어느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아니다.

이제 호남이 먼저 변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각성하고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한 줌 밖에 안되는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만이 누리는 특권을 폐지하고 잘못된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폐지에 앞장서야 한다. 호남이 앞장서야 세상이 바뀐다.

광주시민을 비롯한 호남지역민들은 분노한다. 국회의원의 특권·특혜에 분노하고 고위공직자의 비리에 분노한다. 이러한 호남의 분노와 국민의 분노를 한데 모아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와 법조·관료 공직사회의 전관범죄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의 큰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호남민들이 그들의 특권폐지를 위해 뭉쳐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 특권폐지의 들불을 광주에서, 호남에서 피워낼 때 대한민국의 새 역사는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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