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따라 원발두통·이차두통 분류
편두통 일상서 흔하게 나타나 주의
약물 처방 통해 증상완화 등 치료
규칙적 식사·운동…두통 예방 최선

 

이승한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이승한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두통은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60%에서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통 충분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두통 중에서 특히 고통이 심한 편두통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체인구의 10~15%,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5~10%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편두통 외에도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따르면 그 종류가 무려 350종 이상으로 분류된다.  이승한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통해 두통에 대해 알아본다.

◇종류

두통은 크게 원발두통(일차두통)과 이차두통으로 분류한다.

원발두통은 두통 자체가 질병인 경우로서 편두통, 긴장형두통, 삼차자율신경두통 및 기타원발두통으로 분류되고, 통상 MRI 등 검사를 해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차두통은 뇌출혈이나 뇌수막염 등 두통이 다른 질병의 증상 중 하나인 경우로 다양한 원인질환이 존재하는 경우다.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원발두통과 같이 섞여서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이차두통은 보통 갑자기 발생해 1분 이내에 최고조에 다다르는 아주 심한 두통, 그동안 경험하지 못하거나 평소와는 다른 두통, 50세 이후 처음으로 나타나는 두통, 국소신경증상(물체가 겹쳐보임, 말이 어둔해짐, 삼키기 어려움, 손발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이상해짐 등)을 가진 두통, 전신적인 증상 (발열, 근육통, 경부강직 등)을 가진 두통 등이다. 또 암 및 면역결핍을 가진 환자의 두통은 통상 이차두통을 의심하며 CT나 MRI 등 뇌영상검사를 포함,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편두통, 긴장형두통 및 삼차자율신경두통 등 원발두통은 종류에 관계없이 환자가 고통을 느끼면 치료 대상이 된다. 특히 두통으로 인해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편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만 상당수는 의사 처방없이 구입하는 진통제 등을 복용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한 통계를 보면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는 국내 편두통 환자는 약 1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 등 원발두통을 치료하는 목적은 두통빈도, 두통강도 및 지속시간을 줄이고, 두통으로 장해를 받는 시간을 짧게 해서 일상생활에서의 삶의 질을 개선하며, 무분별한 진통제의 과다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두통으로 인한 고통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편두통 이란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며, 사회경제적으로 영향이 큰 편두통은 두통 진단시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질환이다. 편두통은 특징적인 임상증상을 가지는데 두통발작은 반복적이며 4시간에서 72시간까지 지속된다.

두통의 양상은 한쪽머리가 아픈 일측성, 박동성(지끈거림)으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양측성이며 지끈거리지 않고 지속적인 경우도 많다.

두통의 강도는 중등도에서 심한 (moderate to severe) 정도의 통증을 보이며, 두통이 있을 때 일상생활 동작에 의해 증상이 악화된다.

두통 이외에 구역·구토와 빛공포증(빛에 혐오감을 느낌), 소리공포증(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은 소리가 두통이 있을 때 괴롭게 느껴짐)을 동반한다.

편두통의 두통발작이 시작하기 직전 또는 동시에 일어나는 조짐(전조증상)이라는 증상이 있는데, 보통 5분 이상 지속하고 60 분 이내에 소실된다.

대표적으로는 시각(반짝이는 빛·점·선이 보이거나 시야의 일부가 잘 안보이는 증상), 감각, 언어 증상이 있다. 조짐의 존재 여부에 따라 무조짐편두통과 조짐편두통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편두통 치료 어떻게

편두통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구분하고, 약물치료에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다.

20세기까지 편두통의 치료는 크게 효과도 없는 진통제를 먹고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두통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방법이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줬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트립탄제가 급성기에 사용되면서 편두통 치료가 크게 바뀌었다.

편두통발작이 있을 때 트립탄과 진통제를 잘 조합해서 치료하면 대부분 두통을 단 시간 내에 조절하게 됐다. 현재 국내에는 5종의 트립탄이 사용가능한데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최근 개량된 형태의 트립탄이라 할 수 있는 라스미디탄이 출시됐고,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길항제인 지판트도 머지 않아 급성기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방치료는 편두통의 급성기치료에 효과가 적거나, 급성기치료에 잘 반응하더라도 편두통이 자주 발생할 때 시행하게 된다.

예방치료 목적은 편두통의 빈도, 중증도, 지속시간을 감소시키고, 일생생활을 개선하고, 진통제 등 약물의 과도사용을 예방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예방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은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억제제, 항경련제, 항우울약물 등이 있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이나 증상, 기저질환을 고려해 약물이 선택된다. 2018년 이후에는 항CGRP 항체주사제가 출시됐는데 예방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고 의료보험 급여기준이 까다롭다. 두통일수가 한 달에 15일 이상인 만성편두통의 예방에는 보톡스를 두피에 주사하는 요법도 시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물 치료 외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수면, 기상, 식사, 운동 등이 규칙적인 시간에 이뤄지고 좋은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카페인이나 강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도한 활성을 일으키는 상황을 피하는 게 좋다. 자신의 편두통 유발 인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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