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보다 ‘인물’ 구도 양상
민주당 공천 잡음 여진 남아
선거구 분구 무산 반감도 표출

권 “나라 걱정하지 않는 삶”
유 “민생경제 살리기 헌신”
이 “일할 사람에 기회 달라”

 

왼쪽부터 권향엽(민주당), 이정현(국민의힘), 유현주(진보당).
왼쪽부터 권향엽(민주당), 이정현(국민의힘), 유현주(진보당).
권향엽
권향엽
유현주
유현주
이정현
이정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더불어민주당 초선 도전의 패기와 국민의힘 후보의 관록 대결로 눈에 띄는 선거구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 권향엽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와 양강 구도라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남도일보 등 광주지역 5개 언론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순천시(해룡면)·광양시·곡성군·구례군에 거주하고 있는 만 18세 이상 남녀 520명(조사방법: 무선 ARS 자동응답조사)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권 후보가 57.8%로 가장 앞섰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25.0%로 나타났다.

진보당 유현주 후보는 4.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다. 지역 유권자들이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마음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후보자 등록 첫날인 21일 3명 모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권 후보와 유현주 후보는 ‘정권 심판과 민생경제’를, 이 후보는 ‘지역 일꾼’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권 후보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답답해하신다”며 “국민이 나라 걱정하지 않고 삶을 민생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유 후보도 “윤석열 검찰독재 심판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더욱 헌신적으로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전남 동부권 발전의 절체절명 기회”라며 “미치도록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 민주당 방식과 다르게 한 번 해보겠다”고 밝혔다.

지역에 따라 후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순천 해룡면 성산리 주민 백 모씨는 “이정현 후보를 좋아하나 아무래도 권향엽 후보의 지지세가 강하다. 왜 강한진 모르겠다. 자진 경선을 해서 그런가? 하지만 시간이 아직 남았으니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이정현 후보는 사실상 연고가 있는 곡성의 지지세를 가지고 덤벼야 하는데 그 쪽은 인구가 적어 세력이 약할 것이다. 고향인 곡성 보고 지역구를 옮긴 듯 한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양 중동에 거주하는 조영철씨는 “이번 민주당 공천에 많은 실망을 했는데 친명이면 다 공천인 것같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민으로서 심판하고 경험있는 이정현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구례군에서 거주하는 60대 주민은 “호남은 어쩔 수 없이 민주당 강세지만 구례 민심은 권향엽 후보와 이정현 후보가 반반 갈리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광양에 택시기사로 일하는 김모씨는 “무료 버스정책, 장애인 콜택시 이런 걸로 일반 영업 택시들만 죽게 생겼다. 인구도 없는 마당에 손님도 없다.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권향엽 후보가 이런 점들을 고치면 좋겠다. 돈이라도 벌어야 하는데 돈벌이도 못하니 택시 살리기 지원 정책이라도 늘려줬으면 좋겠네”라고 말했다.

광양 5일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이정현 후보가 순천에선 예산도 많이 따오고 성실하게 일해 이미지가 좋을 수 있으나 이 지역구에선 힘들 것이다. 권향엽 후보가 연고는 없지만 경선 과정을 보니 ‘깡다구’가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바람을 불고 온다고 하지 않는가”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곡성군 거주 주민 김 모씨는 “일단 민주당 아니겠나. 이정현 후보의 지지세가 꽤 높긴 하지만 그래도 정권 심판을 해야한다는 주민이 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과 공천 파동을 겪은 민주당에 대한 반감도 높았다.

순천 해룡면 신대지구에 거주중인 50대 시민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려 한다. 민주당 권리 당원이었는데 이번에 탈당했다. 지역구는 안 뽑을 생각이다. 지난 총선 때 소병철 의원 뽑아줬는데 우리가 받은게 뭔가. 정치인들 이익만 생각해 지역구 획정 이 따위로 해놓고 지지해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백모씨는 “순천은 따로 지역구를 독립시켜야 한다. 광양만 해도 인구 14만이다. 구례·곡성 합치면 20만이 된다. 그럼 순천은 따로 빼도 되는 것 아닌가. 대체 속내가 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임지섭·윤태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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