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병원 가보니-전신 방호복에 땀 줄줄

신종 코로나 최전선에 선 의료진들 구슬땀
<조선대학교병원 가보니>
응급실 등 제외 출입문 봉쇄
감염증 검사에 모두 8명 참여
전신 방호복에 땀 차기 일쑤
일부 몰지각 환자에 진땀도
 

10일 조선대병원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중국 출입 여부 등을 검사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랄 뿐입니다.”

10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광주·전남에선 지난 주말과 이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철저한 출입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앙현관과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고, 입구와 출구도 각각 1곳씩 경로를 나눠 관리하고 있었다. 출입구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로 방문자들의 체온을 측정한 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해 해외 방문 이력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실 의료진은 24시간을 긴장감 속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조선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의심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1일부터 16명이 검사를 받았고, 현재는 22번 환자 1명이 격리병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지난 2017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건립, 5개의 음압병실은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의심환자가 외래 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동선도 고려했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이곳은 간호사 2명, 의사 1명과 혈액검사 1명, 방사선과 1명, 진단검사의학과 1명, 보안요원 1명, 기계실 소독직원 1명 등 최소 8명이 동원된다. 이들은 레벨 D 전신 방호복을 입고 환자의 유전자 검체를 채취해 3중 용기에 담아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전달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5~6시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의심환자들은 확진 환자와 동일하게 격리된다. 의료진들은 주기적으로 혈압, 체온, 호흡 등을 측정하고, 식사와 생필품 등을 제공할 때마다 방호복을 입고 벗기를 반복해야 한다. 또 방호복을 벗고 나서는 오염물질의 완벽한 제거를 위해 반드시 샤워도 해야 한다.

방호복을 벗을 때는 자신의 얼굴이나 옷 등에 균이 묻기 쉬워 형광물질을 묻힌 채 시험을 보고 테스트도 받았다. 수차례 훈련을 통해 능숙한 상태에서도 각종 보호 장구 착용에는 30분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방호복을 입은 채 오랫동안 검사를 진행하다 보면 온몸에 땀이 나고 습기가 차서 잘 벗겨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진은 지난해 모의훈련을 통해 환자를 음압입원 치료병상으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조선대병원 제공

이들은 호출 신호가 울리면 한 번에 바로 받을 수 있도록 ‘5분 대기조’ 역할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장실을 갈 때나 샤워를 할 때도 휴대전화를 늘 가지고 다닌다.

의료진은 바이러스에 노출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긴장감도 최고조다. 자칫 의료진이 감염되면 그야말로 병원이 초토화돼 손쓸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일부 환자들의 막무가내식 태도다. 일부 환자들은 격리 기간 불편함을 호소하며 의료진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하고, 검사서 음성이 나왔을 경우엔 ‘당장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떼를 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병원 한 의료진은 “불안감과 답답한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협조가 잘 안되는 일부 환자들을 보면 더 빨리 지친다”면서 “‘수고한다’라는 말 한 마디가 의료진에겐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일반병동과 격리시설은 출입시스템과 동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큰 공포감과 두려움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며 “철저한 예방과 확산 방지로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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