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고개와 이십곡리에 숨겨진 뜻 무등산장길을 운전하며 지나갈 때마다 대학시절 은사님이 생각난다. 두시언해를 강의하시던 어느 날, 중국 최고의 시인이자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가 제갈량의 사당에 참배하러 갔다 제갈량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한시‘촉상(蜀相)’의 두련(頭聯)을 읽어나가시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셨다.무등산장 가는 길에 잣고개가 있는데 그 고개 이름을 잣고개라 부르는 이유를 묻는 질문이었다. 광주 출신이 절반이나 되는데도 대답하는 학생이 없자 중세 우리 말 고어(古語)
문화를 입은 관광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어떤 인물이 뽑혔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비전이 제시되었는가도 관심사다. 선거기간 동안 광주·전남에서도 각 후보자들이 수많은 정책공약을 쏟아냈다. 작게는 소규모 현안사업에서부터 크게는 지역의 장래가 걸린 마스터플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들이 홍보물과 연설을 통해 알려졌다.그렇다면 우리 지역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문화’와
사법파동이 아닌 법률서비스 개념의 재정착을 위하여 ‘재판거래’라는 단어가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사법부 전직 수뇌부에 대한 사상 초유의 수사절차가 개시될 지도 모르는 조직내부의 불안감과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복잡한 시선에 법조인들도 숨을 죽이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특별조사 과정에서 공개된 문건 중에는 충격적인 내용도 다수 있었다. 2015년 7월 작성된 ‘현안 관련 말씀 자료’에는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음”, “왜곡된 과거사나 경시된 국가관과 관
북유럽에서 느낀 세 가지 바이킹의 나라 북유럽을 다녀왔다.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를 7일 동안 여행하면서 세 가지를 느꼈다. 청정(淸淨)한 자연, 특권 없는 사회, 행복국가가 그것이다.먼저 피오르의 나라 노르웨이는 청정 자체였다. 그런데 오슬로에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테슬라 전기차였다. 인솔가이드는 노르웨이는 조상이 남긴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전기 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자동차 취득세를 감면해주고 페리 운송료도 무료란다.오슬로의 전기 차 점유율은 2017년
광주기상청 날씨와 생활본격 여름 시작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과 함께 6월에 접어들었다. 6월이 시작되자마자 광주와 전남 일부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되기도 했으며, 연일 30℃ 이상의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여름철 날씨의 위엄을 보였다. 6월 상순의 광주·전남 평균기온의 평균은 평년보다 1.5℃가 높았으며, 최고 기온 평균은 2℃가 높아 더운 여름철 날씨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올해는 4월부터 30℃ 이상의 기온이 기록되면서 여름이 일찍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사회적 가치와 행복 소확행, 휘게, 라곰, 오캄. 일상의 작고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가리키는 단어들이다. 나라별로 뜻이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과도한 이익추구에서 벗어나 적당함과 조화로움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삶의 거창한 목표나 대단한 성취가 아닌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벨이 주요 키워드가 됐다.지금까지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집단문화와 양적추구로 인해 생물학적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면, 이제는 물질의 과잉공급이 일상화 되면서
고독한 어르신을 위한 제언 살아가다 보면 가끔씩 자랑하고픈 일이 있다. 소박한 동기에서 시작했는데 예상외의 결과를 얻었을 때가 아닌가 싶다.‘황혼에 만난 청춘!’이는 지난 해 광주제일고에서 추진한 ‘어르신 생애노트 만들어 드리기’ 사업을 마치고 발행한 책이름이다. 이 책에는 김블라디미르 어르신을 비롯한 열세 분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있다. 삶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온 당신들의 이야기를 1년 동안 찾아온 열여덟 명의 학생들에게 담담하게 풀어내주셨다.사업에 참여한 몇 학생의 소감 일부를 발췌
‘재판거래를 통한 사법 농단’ 바로잡아야 한다 사람의 몸속 종기를 보라. 시간이 흐르고 방치하다보면 종기의 환부는 넓게 퍼지고, 그 뿌리 또한 살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그 종기는 곪아 터지고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만들고 만다. 이젠 아프더라도 그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그리고 상처가 완쾌되기까지는 치유의 과정과 많은 시간들…,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도 훗날, 그 상처 자국은 주홍글씨처럼 고스란히 흉터로 남는다.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유령처럼 법조계 주
잊힌 과거는 반복된다. 요 며칠 난징학살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작가공부모임에서 다뤘던 주제라 전에도 읽었던 책인데 웬걸, 책장 넘기기가 수월치 않다. 갈피갈피, 구절구절, 보이지 않던 문장이 보이고 그냥 넘어갔던 장면이 보인다. 난징학살에 관한 원고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인 것 같은데 첫 문장을 찾아낼 때까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아마도 손에서 놓지 못 할 성 싶다.어제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987년 6월 항쟁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제안 전화였다. 그러고 보니 벌써 6월7일! 며칠 후면 곧 6·10
중소기업이 우대받는 사회 “전북 군산시에 있던 공장에서 기름탱크가 터져 기름이 유출되고 난리가 났는데 공무원들이 흡착포를 가져와서 직접 기름제거에 앞장섰어요. 그리고나서는 흡착포 비용만 청구하고 복구를 위해 다각적으로 도와주었죠. 특히 인사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사고원인조사 등에 있어서 군산시 공무원들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언급해줘서 사고처리도 신속히 되고 보험금도 제대로 받아서 빨리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전남과 전북 양쪽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이 얼마 전 조찬포럼에서 만났을 때
다가온 지방선거 도대체 누구를 찍을 것인가 조선 시대의 쾌남아 임제(林悌)가 어느 날 잔칫집에 갔다 술이 취했다. 신을 신고 문을 나서는데 하인이 곁에서 한 마디 한다. “나으리! 신발을 짝짝이로 신으셨습니다요. 왼 발은 가죽신이고 오른 발엔 나막신인 걸입쇼.” 술 취한 나으리는 끄떡도 않고 말 위로 훌쩍 올라탄다. “야, 이눔아! 길 왼편에서 보는 자는 저 이가 가죽신을 신었구나 할테구, 길 오른편에서 본 자는 저 이가 나막신을 신었군 할테니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냐! 어서 가자.”맞는
블라인드 채용 면접, 편견유발 최종학교 사항 없다 얼마 전 ‘블라인드 채용’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해 5월 이후 ‘블라인드 채용’이 이뤄지고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들었다. 예전처럼 어떤 학교를 졸업했는지를 명시했다면, 채용되지 못했을 지원자가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통해 합격하고 업무 수행도 잘하는 덕에 기관의 분위기가 더 밝아지고 업무 생산성도 높아졌다는 내용 등이다.입사지원서를 보니, ‘최종학교’는 없고 ‘최종학교 소재지’가, 무엇을 전공했는지는 없고 학교교육이나
청백리 송흠과 연산군 시대 중종 시절에 청백리를 일곱 번이나 한 송흠(宋欽 1459∼1547)의 관직 초년을 보면, “송흠은 임자년(1492)에 처음으로 벼슬하여 홍문관 정자가 되었다. 그러나 연산군(재위 1494∼1506)의 혼조(昏朝 어두운 조정)를 만나 물러나와 시골에 있으면서 후진을 가르치고 경적(經籍)을 강론하는 것으로 스스로 즐겼다. 임술년(1502)에 부친상을 당하여 상기(喪期)를 마침에 남원교수에 제수되었다”고 적혀 있다.(명재 윤증이 지은 ‘신도비명’)이를 보면 송흠은 사직하여
평화를 위한 대장정 일제의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기쁨과 감격도 잠시, 우리나라는 뜻밖의 참혹한 현실을 맞이해야 했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것이다. 하나된 민족, 하나된 조국을 건설하는 것이 최우선의 가치이고 최고의 이념이라며 몸부림치던 김구 선생을 비롯한 애국지사들은 좌우대립의 국제질서에 함몰되어 결국 그토록 꿈꾸던 자유독립의 하나된 조국을 보지 못한 채 비운의 운명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현대사를 곱씹고 곱씹을 때마다 가슴이 아리고 서글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와 같은
광주기상청 날씨와 생활날씨 제보하고 상품도 받고 최근 낮 최고기온이 25℃를 웃돌며 초여름 날씨에 접어들고 있다. 본격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된다. 여름이 되면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면서 비로 인한 피해가 나타난다.국지성호우란 지형적인 특징과 강우전선상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어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를 말한다. 국지성호우 수명은 단 2~3시간에 불과하고, 비가 오는 범위는 3~5km로 매우 좁다. 지형의 영향과 비구름대가 얼마 동안 머물렀
호모헌드레드 시대와 장수산업 과학기술의 발달로 보통사람들도 100세까지 장수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유엔 추계에 따르면 2015년 현재 100세가 넘은 사람은 전 세계 45만 명을 넘는다. 1990년 9만5천명에서 15년 사이에 4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중 세계 인구는 52억에서 74억으로 40% 남짓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증가 속도다. 유엔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120만, 2050년에는 370만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우리나라도 100세 이상의 인구가 급속
변비, 한방에 비켜 ‘삼시세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실제 현재 방송 등에서는 수년째 먹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 것, 바로 끼니를 중요시 여긴다.바쁜 현대인들은 삼시세끼를 모두 챙겨먹기란 어렵지만 최대한 챙겨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현대인들이 간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배출하는 것이다.영양소를 섭취하고 제때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은 만큼 규칙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배고픈 다리에 대한 오해와 사실 무등산 자락 아래 30여 년을 살며 ‘배고픈 다리’를 매일 지나다니다 보니 그 유래가 더욱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땅이나 다리는 그 이름이 명명됨으로써 존재가 인정되고, 공공의 기억과 상징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때문이다. 무등산 첫 들머리 중 한 곳인 ‘배고픈 다리’에 대한 유래는 대략 세 가지 유형으로 전해지고 있다.첫 번째는 ‘소나기’나 ‘행주치마’처럼 사람들 사이에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는 민간어원설이다. 무등산에 땔나무를 하러 다니던 시절, 멀리 양동 발산
관광 일자리 정책에 거는 기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동안 우리나라 곳곳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가장 잘 한 점을 꼽으라면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여 한반도 평화 정착에 물꼬를 튼 노력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전쟁의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반면 경제 성적표는 초라하다. 저성장과 고용 불안, 그리고 치솟는 서민 물가는 사회 전반에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건전성과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실업률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
“에라, 사랑하자” 사회복지 기관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 노숙인 대상으로 강의했다. 강의를 자청했으면서도 강의 날이 다가오자 슬슬 신경이 쓰였다. 노숙인 관련 기사와 자료를 찾다보니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실패나 좌절을 거쳐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단절된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어떤 말이 먹힐 수 있을지 막막했다. 배배꼬인 시선으로 강사를 쳐다볼 것만 같았다. 배부른 소리는 집어치우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 어떤 대규모 강의 때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괜히 내가 하겠다고 한 건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