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호(전남 동부권 총괄취재본부장)

[신건호의 서치라이트]응답하라! 각오는 돼 있는가?

“임계점”이라는 것이 있다.
물질의 상태가 변할 때, 그 경계에 있는 현상을 임계라고 하고, 그 경계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물이 100도에서 기체로 변하는 지점을 말한다.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비행 속도로(Take off speed)로 전환된 뒤 이륙한다. 비행기의 경우 지상에서 속도를 낸 이후, 몸체가 뜨려는 지점, 이 지점이 임계점이 아닐까 싶다. 만약, 비행 속도로 전환하지 못하면 비행기는 뜨지 못하고 만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 그 비행에서 가장 무거운 상태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조종사는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엔진 속도를 최대로 높이고 활주로를 힘차게 내달려 하늘로 치닫는데, 이때 쏟는 연료가 전체 비행 연료의 절반 정도를 쏟는다고 한다.
그만큼 비행기가 뜨는 것, 임계점을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공중으로 뜨는 것, 이 상태를 영어로 테이크오프(take off)라고 한다. 한자로는 도약(跳躍)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어떤 위치에서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것, 그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제8대 지방자치 출범을 앞둔 지금이 테이크오프 상태가 아닌가 싶다. 5년의 임기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활주로를 내달리는 비행기처럼 참모는 물론 당선인들과 함께 모든 힘을 모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몸부림의 연속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뜨려는데 눌러대는 그 무엇들 때문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국, 그 비행이 순조롭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북한 문제만 해도 그렇다. 쏘아대는 미사일 때문에 전 세계가 시끄럽다. 핵을 포기하기는 커녕 한 우물만 판다는 식이다. 이를 지켜본 미국도 대화의 한계(임계점)에 이른 듯 보인다. 행동을 보이겠다는 심사다. 걱정과 불안, 그 무게는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의 몫이다.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경제문제만 해도 한 짐인데 옆 동네 중국은 보복이니 뭐니 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비행기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행한 것은 국민의 엔진 상태가 아직은 정상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들, 그리고 새로 선출된 당선인(長)들의 팔로워십(followership) 이른바, 조종술이다.
자녀 입시를 위해 “부모찬스”를 발휘하고도 별일 아니라고 우기는 철면피를 제거해 내는 조종술, 시골 할아버지가 된 전직 대통령 집 앞에서 벌이는 행동이 민망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리더십,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식의 보복심리를 걸러 내지 못한다면 비행기를 쉽게 띄울 수 없고 띄웠다 하더라도 순조로운 운항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몸체를 띄우기 위해 비행 연료의 50%를 쏟는 비행기 조종사의 테이크오프처럼, 지금은 대통령과 주변인, 당선인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한 마리 사슴이 이끄는 사자 무리보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사슴 무리가 더 위협적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왕이 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시대는 변하고 그 변하는 시대를 이끄는 민족이 있다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필립왕의 논리는 팔로워십의 전형을 말하고 있지만, 그는 반도체 칩으로 천하를 관장하고 비록 해체선언은 했지만 세계 음악을 선도하는 방탄소년단(BTS), 그리고 칸과 아카데미를 휩쓴 위대한 민족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 내지 못한 것이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때론 콩가루 집안처럼 흩어져 보이지만 필요할 땐 차돌같이 뭉치는 한민족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필립왕은 말을 바꿔야 한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사슴 무리보다는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사자 무리가 가장 강하다”라고…
물론, 리더는 사자 무리가 존경할 만큼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하고 그런 사자에게 힘을 모아주는 사회 분위기, 리더를 인정하는 사자들의 믿음을 전재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장군 한 명이 무능하면 천 명의 군사가 죽는다”고 했다.
비행기의 이륙이나 조직의 운명은 조종사가 향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말하자면 리더의 능력에 따라 승객의 안전, 국민의 삶이 윤택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그만큼 지도자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묻는다. 새로 출발하는 지도자(長)들이여, “응답하라!”
“국민의 작은 소리를 크게 들을 각오가 돼 있는가?”
사자 무리를 이끄는 “현명한 사자의 리더십, 지혜롭고 겸손한 팔로워십을 보이겠다”는 각오가 돼 있는지 스스로에게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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