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광주’·‘대전환’ 슬로건 논쟁
이 시장 “더 크고 더 강한 광주” 발표에
강 전 수석 측 “2018년부터 캐치프레이즈”
민주당 광주 선대위 보직 측근 선임도 경쟁

내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광역시장 선거 유력 출마 예정자들이 ‘더 큰 광주’, ‘대전환’등 캐치프레이즈 선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지 조직 세력화도 본격화되는데다 민주당 광주 선대위 주요 보직의 측근 선임을 놓고 미묘한 기류도 감지되는 등 경쟁이 벌써부터 점화되는 모양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용섭 시장은 지난 22일 열린 기자단 차담회에서 “지금은 광주에 또 한 번 도약의 날갯짓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를 위한 그랜드 디자인, 포스트 코로나를 설계할 가칭 ‘광주 대전환 준비 태스크포스’를 다음 달 초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대적 화두이자 대세인 그린(Green), 스마트(Smart)와 광주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펀(Fun) 기능을 강화해 도시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칭 ‘광주 대전환 준비 태스크포스’에서는 광주·전남 통합 전 단계로 나주·담양·화순·함평·장성 등 전남 5개 시·군과 연계한 ‘빛고을 메가시티’ 조성,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다음 정부 임기 중 조기 착공, 군 공항 이전과 종전 부지 개발, 영산강 경제벨트 구축 등 지역 내 핵심 현안사업의 추진 방안 등도 검토해 내년 1월께 ‘그랜드 비전’ 형식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또 지난 26일 시의회 시정연설에서 “2022년은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를 위해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며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를 재차 강조했다.
이 시장이 그랜드 비전을 내놓으면서 슬로건 논란이 불거졌다.
‘더 크고 더 강한 광주’ 슬로건 중 일부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018년 시장 도전 당시 ‘더 큰 광주’를 슬로건으로 걸고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강 전 수석은 지난 2018년 3월 광주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500만 광주광역경제권 구상으로 ‘더 큰 광주’를 만들겠다”면서 “광주 중소기업과 청년, 시민들을 만나면서 광주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전환의 시작이 500만 광주광역경제권 구상이다”고 했다.
강 전 수석이 추켜든 ‘전환’과 이 시장의 ‘대전환’도 비슷한 결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 전 수석 측은 ‘슬로건’이 겹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강 전 수석이 내년 시장 선거 재도전에 나서면서 최근까지 ‘더 큰 광주와 새로운 호남’을 화두로 ‘500만 광역경제권’ 구상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는 만큼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수석 측 핵심 관계자는 “2018년 시장 선거 당시부터 우리 측이 이미 선점하고 준비해 온 더 큰 광주, 전환 등을 이 시장 측이 사용한 것 같아 의아했다”며 “이는 상대에 대한 도의에 어긋나는 모습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강 전 수석이 과거 출마선언 때 더 큰 광주를 사용했는지 몰랐다”면서 “시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 시장님이 직접 구상해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 측과 강 전 수석 측은 민주당 광주 선대위 구성에 앞서 미묘한 경쟁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양 측의 주요 인사 주요 보직 선임을 놓고 물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이 감지됐다.
이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승리에 힘을 보태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여기에다 현직인 이 시장을 보란 듯이 광주시 퇴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강 전 수석의 지지 모임이 발족하면서 양 측간 대립도 점차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광주시장 선거 경쟁이 벌써부터 재점화되는 모양새”라며 “이 시장과 강 전 수석의 리턴매치 최종 결과에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