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대 국책사업 연이어 유치 ‘대박’
SK·LS 등 글로벌 대기업 투자 봇물
분산에너지특구에 해상풍력까지 탄력
‘전남도 서남권 57만 신도시’조성 훈풍
김영록 지사 "AI 수도 실현 더 빨라질 것"

최근 잇따른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는 전라남도청 외벽 모습/박형주 기자
최근 잇따른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는 전라남도청 외벽 모습/박형주 기자

전라남도가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와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 초대형 국책사업을 사실상 연이어 유치하고, SK와 오픈AI, LS그룹 등 글로벌 기업의 조 단위 투자를 이끌어내며 이재명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산업화 흐름에서 밀려 ‘아껴둔 땅’에 머물렀던 전남에 ‘상전벽해’에 버금가는 개발 붐이 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흥행 보장 국가사업 잇따라 유치

전남도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인공태양 연구시설’ 입지 선정에서 잇따라 최종 승전보를 울렸다. 이들 사업들은 국가 주도로 계획된 사업이어서 민간 사업과 달리 착공과 마침표가 보장되고, 이에 따른 파급효과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해남 솔라시도에 들어설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2030년까지 2조 5천억 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로, 국내 AI 산업의 두뇌 역할을 할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 장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는 1조 2천억 원 규모의 ‘인공태양 연구시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차세대 핵융합 에너지 기술의 요람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로써 전남은 인공지능과 미래 에너지를 양 날개로 삼아 산업 지형을 완전히 새롭게 짜게 됐다.

두 사업이 지역 경제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인공태양 연구시설의 경우 당장 1조 2천억 원의 건설사업비 이외에도 관련 기업과 연구소 유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SK와 포스코에너지 등이 인공태양 산업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 중으로 2050년까지 200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1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태양공학연구소는 2045년까지 20년간 총 2천여 명의 연구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핵융합 이외에도 초전도체를 활용한 하이퍼루프 개발, 초전도 전력 케이블 연구, 차세대 의료용 영상장치 개발, 중성자원을 활용한 의료 바이오, 수입 의존적인 대면적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이온빔 국산화 연구 등 산업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약 40㎿ 데이터센터로 개발되면 2조5천억 원의 건설사업비 이외에도 1조원의 경제효과와 3천 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사업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에 AI 연구와 개발, 데이터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관 합작으로 구축된다. 민간 사업자에게는 정부 재정사업 연계, 최대 25% 투자 세액공제, 전력 계통 영향평가 신속 처리 등 다양한 혜택이 지원된다. 이에 따라 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에는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잇따른 투자유치 소식을 알리는 전라남도청사 내부 모습/박형주 기자
잇따른 투자유치 소식을 알리는 전라남도청사 내부 모습/박형주 기자

◇SK·LS 등 ‘큰 손’들이 밀려온다

국책사업의 훈풍은 ‘큰 손’들의 민간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SK그룹은 오픈AI와 손잡고 해남 솔라시도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라남도는 이 AI 데이터센터가 초기 20㎿규모로 구축될 경우, 5천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1천200~1천500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200㎿로 확장되면 5조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1만2천~1만5천명의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AI컴퓨팅센터와 함께 첨단 AI산업 및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AI RE100 신산업이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과 LS머트리얼즈는 최근 해남 화원산단에 ‘해상풍력 전용 설치 항만’과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이는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전용 항만으로, 전남 앞바다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과 세계로 실어 나를 핵심 물류 기지가 될 전망이다.

LS 해상풍력전용항만이 전남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우선 이번 사업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와 더불어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대규모 기자재 조립·보관·선적 기능이 집중됨에 따라 관련 제조업과 설치업 등 연관 산업 활성화가 전망된다.

해상풍력 산업과 항만 건설은 제조업(특히 터빈, 하부구조물, 케이블 분야), 건설업, 그리고 운영 및 유지보수(O&M) 분야에서 대규모 고용 효과가 나타나며,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확대에 따라 최대 36만 개의 질 높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이 가운데 약 35%는 제조업, 35%는 건설업, 20%는 장기적 운영·정비 분야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서남권 인구 20만 명 늘리겠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지난 7월 무안과 영암, 해남, 목포 등 4개 시군을 중심으로 57만 명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32만 명으로 인구 감소가 심각한 서남권 인구를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와 재생에너지 첨단산업복합단지 등으로 20만 명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계획에는 해남 솔라시도 중심 10만 명 인구의 에너지 자립도시 건설, 3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5.4GW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그리고 AI 첨단농산업 융복합 지구와 미래 첨단 에어로시티 구축 등이다.

신도시 내에는 주거, 국제학교, 의료, 문화,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젊은 인구와 전문 인력의 안정적 정착이 가능하며, 산업시설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 이 같은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이후 공교롭게도 9월 초부터 대형 희소식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신도시 조성 계획도 구체화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싼 전기료’…기업들 유인

이러한 개발 붐에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도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전라남도 전역(1만2천363㎢)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최종 지정했다. 당초 해남 솔라시도 등 일부 지역만 거론되었으나,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가 반영되면서 도 전역으로 혜택이 확대됐다.

특구로 지정되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생산한 전기를 기업과 직거래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처럼 전력 소모가 많은 기업들이 전기료 절감 혜택을 노리고 전남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이를 발판으로 해남 솔라시도를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신도시로 완성하고, 나주와 영암을 잇는 에너지 신산업 벨트를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대한민국 AI수도 전라남도 방문을 환영합니다"/박형주 기자
"대한민국 AI수도 전라남도 방문을 환영합니다"/박형주 기자

◇이재명 정부 내 주요 사업 시동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인 호남을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전남도는 이번 모멘텀을 놓치지 않고 주요 사업의 착공을 서둘러 ‘돌아오는 전남, 일자리가 넘치는 전남’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남은 투자한 기업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에너지 대전환 시대, AI 수도 전남 실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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