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선거부터 사전투표소 설치
다른 도서 지역 비해 투표 참여도 높아
주민들, 삼삼오오 모여 투표소로 이동
“투표는 서민이 낼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

3천500여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전남 신안군의 섬 비금도. 목포 북항여객선터미널에서 1시간 40분, 신안 암태남강 여객선터미널에서 50분여간 꼬박 배를 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섬에도 “지방 일꾼을 내 손으로 뽑자”는 사전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사전투표 이틀째인 28일 오후 찾은 신안 비금면 1004건강센터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섬 주민들의 방문이 간간이 이어졌다.
비금도는 도서 지역이지만 여타 섬에 비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매 선거 때마다 섬 안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특히 지난 2014년 지방선거부터 사전투표소가 설치되면서 섬 거주 유권자들도 불편 없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해 투표하는 다른 섬 지역 주민에 비해 투표 열기가 다소 높은 편이라는 게 지역민들의 설명이다. 투표 참여도가 높으면서 유권자의 주인의식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투표를 마친 문판길(82·구림리)씨는 “비금도에서 태어나 투표권을 가진 뒤 단 한 번도 투표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며 “투표는 우리같은 서민들이 유일하게 낼 수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금도 수대리에 살고 있다는 권소순(70·여)씨 역시 지금까지 모든 투표에 참여했다.
권 씨는 “섬에 살아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게 맞다”며 “여기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간 삼삼오오 모여 투표소로 향하는 정겨운 비금도의 사전투표 풍경도 들려줬다.
권 씨는 “비금도 주민들은 동네 사는 이웃들 중 시간이 맞는 이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한 차로 이동해 사전투표를 하고 온다”며 “(함께 이동하는 투표 문화 탓에) 전체 섬 유권자 중 다수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이 다소 적은 섬 특성을 반영한 탓인지 지역 미래를 위한 2030세대의 투표 참여 독려 당부도 이어졌다.
권 씨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한표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느꼈다”며 “젊은 세대들이 꼭 성실하게 투표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전남은 31.04%로 전국에서 사전투표율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신안군의 사전투표율은 48.76%를 기록해 평균을 훨씬 웃도는 투표 참여율을 보여줬다.
/이현행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