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리더십 논란에
‘비명계’ 구심점 될지 주목
호남, 당 지지율 급락 상황
광주전남 방문 시점도 관심
與 “못다한 사과’부터” 비판
지난해 6월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하며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1년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지난 24일 귀국한 자리에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하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미국으로 출국할 때 맸던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한 그는 강한 어조로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과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해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원회’ 구성이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이 따라붙으면서 당내 비명계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이 전 대표의 귀국길에는 친낙(친이낙연)계 좌장인 설훈 의원을 비롯해 이개호·김철민·박영순·윤영찬·이병훈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들 역시 이 전 대표가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봤다. 설훈 의원은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묻자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에 맞춰서 상임고문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국민들과 민주당이 바라는 바를 해낼 거라고 본다”며 “기다려보면서 민주당 내에서 자신이 할 역할들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민심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분간 출판기념회와 전국 순회 강연 등을 통해 정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낙계를 비롯한 비명계가 지속적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리더십의 문제를 제기해온 만큼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역할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당내 비주류 규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총선에서 야권 지지층 결집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5일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의 귀국에 대해 “단합과 강한 야당으로의 재탄생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받은 ‘내년 총선 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민주당이 혁신위까지 출범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수박깨기 등 강성 지지층 행동 평가’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당분간 당내 상황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자극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이라는 게 친낙계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재명 흔들기’로 비칠 수 있는 행보나 메시지는 오히려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의 행보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 새로운 변곡점으로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광주·전남을 찾는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병훈 의원은 남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24일) 귀국했기 때문에 현재는 자택에 머물고, 조만간 고향(전남 영광) 등 다녀오시지 않겠냐”고 전했다.
여권은 이 전 대표의 귀국에 대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못다 한 책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실정에 ‘못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며 “금의환향하듯 돌아온 이 전 총리지만, 그동안의 행적을 기억하는 국민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손님’일 뿐이다. 누더기 부동산 정책과 망국적 탈원전 정책 등 문 정권의 무능·실정에 이 전 총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