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축제들이 유명 트롯 가수만 있고 지역 특성을 살린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다.

남도일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2023~2024년 전남지역 축제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21건의 축제가 열렸다. 사흘에 한 번꼴이다. 축제에 투입된 예산은 총 641억6천800여만원으로 1개당 평균 2억9천35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상당수 축제가 유명 트롯 가수나 연예인들의 공연장으로 변질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나주 영산강 축제의 경우 초대 가수인 송가인과 나태주 등 14명에게 2억5천여만원의 출연료가 지급됐다. 전체 예산 12억9천여만원의 20%에 육박하는 액수다. 유명 트롯 가수를 섭외하지 못하면 ‘실패한 축제’로 치부되는 지자체의 웃픈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남 시·군 축제들이 연예인 위주 프로그램에 치중되면서 관람객 유입에는 한계를 보였다. 각 지자체가 자체 집계한 축제 방문객 수는 2023년 840만6천194명, 2024년 786만7천613명이다. 1개 축제당 평균 6만9천명(집계한 114개 기준)선이다. 해남 지역의 경우 지난 2년간 1개 축제당 평균 방문객 수가 489명에 그쳤다. 물론, 예산과 기간에 따라 관람객 수가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고비용 저효율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해야 하는 이유다.

반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전북 임실N치즈축제는 4일간 전국적으로 58만여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총 24억5천만원의 매출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대박을 쳤다. 대한민국 최초 치즈 ‘임실N치즈’를 테마로 10년간 독창적 콘텐츠와 내실 있는 행사 운영의 결실이라는 게 임실군의 설명이다. 축제의 성공 여부가 콘테츠와 스토리텔링에 달려 있다는 진리를 방증해 주고 있다.

전남 지역 축제도 유명 가수나 연예인들의 잔치로 끝나선 안 된다. 지역 특성과 강점을 버무려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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