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위해 꼭두새벽부터 투표소 ‘발걸음’
“태어날 아이 위해”…만삭 임산부도 동참
자영업·건설업자 “활력…공정 경제 희망”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1일 광주 북구 건국동 용두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아이의 손을 잡고 투표하고 있다. /이현행 수습기자

“내일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광주지역의 투표소는 한산한 분위기 속에 4년간 지역을 이끌어갈 ‘지역일꾼’을 선출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았지만 오전 시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보였다.

광주의 경우 지난 대선과 지선에 비해 현저히 낮은 관심으로 전국 최저 투표율을 보이며 유권자들의 모습이 드문드문했지만 투표소를 찾은 이들은 저마다의 희망과 바람을 안고 투표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5시50분 광주 광산구 운남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는 휴일임에도 생업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발걸음한 장철근(71)·박성자(72·여)씨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른 아침 가로수 수관주사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남편 장 씨는 “일이 없는 날에도 투표소를 일찍 찾는 편”이라며 “당선 전에는 시민들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데 당선 후에는 고개가 빳빳해진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투표소를 찾은 젊은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광산구 하남초등학교 투표소를 방문한 이수연(33·여)씨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엄마로서 아이에게 행복한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역색이 짙은 광주에서 당의 이름을 떠나 인물과 공약을 중심으로 표심을 정했다는 유권자들도 다수 보였다.

아이를 등에 업고 광산구 수완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지용상(42)씨는 “아이에게 투표하는 문화를 알려주려고 투표소에 데려왔다”면서 “특정 당만을 지지하지 않고 인물 자체를 놓고 표를 주는 선거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구 용봉동에 거주하는 김형우(31)씨는 “시민 활동을 통해 민주당 출신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지켜봤다. 시민 보다는 정치 생명을 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당선인들이 두루뭉술한 공약보다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하고, 그런 공약을 내건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전했다.

생업의 어려움과 사회 부조리 척결을 희망하는 이들도 저마다의 바람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북구 건국동 용두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자영업자 이모(39)씨는 “민생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 공약을 내건 후보에게 투표했다”면서 “공약이 꼭 이행돼서 삶의 질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 화정2동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건설업 종사자 박창민(29)씨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경제구조를 원한다”며 “건설업의 고질적인 비리가 뿌리 뽑히고 누구나 평등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석·이서영·이현행·박건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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