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함평 석성2리 주민들이
영산강 4단계 개발 계획 백지화
후대에 알리고자 기념비 건립해
갯벌보전본부 공모 앞두고 회자

1990년대 정부의 영산강 4단계 개발 계획 철회를 통한 갯벌, 환경 보존의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해 2010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2리 주민들이 함평돌머리해수욕장 앞에 세운 함평만 생태보존 기념비와 기념탑./전남도 제공
1990년대 정부의 영산강 4단계 개발 계획 철회를 통한 갯벌, 환경 보존의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해 2010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2리 주민들이 함평돌머리해수욕장 앞에 세운 함평만 생태보존 기념비와 기념탑./전남도 제공

“21세기 환경의 시대를 맞아 구시대의 개발계획 철회를 기념하고 새로운 발전모델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이 기념비를 세운다”

최근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이하 보전본부) 공모를 앞두고 전남 신안과 전북 고창, 충남 서천 등 3개 지자체의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는데 20여년 전 정부의 개발계획 철회와 주민들의 갯벌환경 보전 노력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세운 기념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2리 주민들은 지난 2010년 6월 전남 함평군 돌머리해수욕장 앞에 ‘함평만 생태보존 기념비·기념탑’을 세웠다.

1998년 7월 정부가 영산강 4단계 개발 계획 백지화를 공식 발표하자 주민들은 12년 뒤인 2010년 이 기념비를 세워 환경 보존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해당 기념비 뒷면에는 ‘해양생태계 파괴 및 담수호 안개 피해, 오염정화기능 상실 등을 우려해 전라남도와 목포, 함평, 무안, 영광, 신안군이 정부에 지구해제를 공동 건의해 김성훈 농림부장관 재임 1998년 7월 16일 전면 백지화 됐다. 21세기 환경의 시대를 맞아 구시대의 개발계획 철회를 기념하고 새로운 발전모델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다’고 적혔다.

영산강 4단계 개발 계획은 목포·무안·함평·영광·신안 일대 섬과 섬 사이 18개의 방조제를 세우는 등 무려 3만3천560ha(1억만평)의 갯벌을 매립하는 전국 최대 규모 간척사업으로 꼽혔다. 당시 정부는 갯벌을 보존하려는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개발 계획을 백지화했다.

해당 사업은 1960~70년대 국토확장과 농지확보 목적의 대단위 간척사업 중 지역민 반대로 국가계획이 취소된 전국 최초 사례로 꼽힌다.

당시 주민들의 반대가 없었다면 지난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서남해안 갯벌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기념비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갯벌 전체 면적 1천284.11㎢ 중 전남의 갯벌(1천160.71㎢)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전남의 갯벌이 없었다면 세계자연유산 등재도 없던 일인 만큼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갯벌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던 지역민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석남 전남도 갯벌보전관리추진단장은 “우리 전남도민들은 과거부터 최근까지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감내하는 등 희생을 통해 생태계 보고인 갯벌을 지켜내왔다”며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역할을 할 보전본부는 갯벌 최다 보유지역인 전남에 들어서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내달부터 보전본부 입지 선정을 위한 지자체 공모를 시작해 오는 10월 말께 보전본부 입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중·서부취재본부/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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