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어촌마을 목포 시화골목 일대
옛 달동네 추억 담은 순천드라마촬영장
선비와 문인들 탐방…강진 백운동원림
전통정원 ‘보성 열화정’ 궁중 로맨스 연출

 

목포 시화골목 전경 /박건우 기자
목포 시화골목 전경 /박건우 기자

따뜻한 바람이 살랑거리며 귓가를 간지럽히는 계절, 나들이하기 좋은 4월이 어느새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기나긴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 가족·연인과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인생의 추억을 담아가기 좋은 전남 영화·드라마 인기 촬영지인 목포 시화골목, 순천 드라마촬영장, 강진 백운동원림, 보성 열화정에서 소중한 기억을 남겨보자.
 

목포 시화골목내에 있는 카페 프롬서산의 모습.카페가 아기자기한 옛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박건우 기자
목포 시화골목내에 있는 카페 프롬서산의 모습.카페가 아기자기한 옛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박건우 기자

◇어촌마을의 감성을 담은 목포시화골목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일대는 1970~80년대 건물이 남아 있는 복고풍 여행지로 목포 여행 필수 코스다. 시화골목은 코발트빛 지붕들이 층층히 겹쳐져 보이는 아름다운 어촌마을인 서산동의 좁은 골목길 사이로 시와 알록달록한 벽화를 따라 걸으며 골목길의 아름다운 감성과 여운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서산동 시화골목은 목포 인문도시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2년간 주민과 작가가 함께 목포의 대표적인 어촌마을인 서산동 골목길 일대를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은 곳으로 만들었다. 서산동 주민들이 직접 지은 시와 목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 10여명이 서산동을 주제로 시를 짓고 골목 사이사이에 시가 쓰여있는 목판화와 꽃을 조성했다.

시화골목 곳곳은 어촌마을인 서산동에 어울리는 바다낚시, 풍경, 배 등의 소재로 다양한 기법의 벽화를 조성해 보는이로 하여금 정감있고 화사한 마을로 재탄생 시킨곳이다.
 

1987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목포 시화 골목 연희네 슈퍼 /박건우 기자
1987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목포 시화 골목 연희네 슈퍼 /박건우 기자

복고풍 추억을 회상하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화골목 내에 위치한 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카페 프롬서산’ 내부에는 옛 집안 풍경을 연상하는 과거의 텔레비전, 밥통, 전화기 등의 소품들이 아기자게 하게 꾸려져 있다.

시화골목 입구 ‘연희네 슈퍼’는 영화 ‘1987’ 촬영지로 유명하다. 촬영 당시 모습이 남아 있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옛 추억의 과자도 맛볼 수 있다. 꾀돌이, 달고나, 쫀드기, 건빵, 아폴로 지금은 주변에서 흔하게 찾을 수 없는 과자들이 이곳에 모여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연희네 슈퍼는 영화에서 한병용(유해진)과 연희(김태리)가 살던 소박한 장소이며, 1980년대 정취를 간직한 시와 벽화로 둘러싸인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로 영화에 소개됐다. 강동원과 김태리의 만남과 추억이 그려진 서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드라마 촬영지서 봄나들이순천 드라마촬영장은 1960~1980년대 서울 변두리, 달동네, 순천 읍내를 재현한 세트장이다. 옛날 교복 체험에 나선 관광객들이 팽이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영화·드라마 촬영지서 봄나들이순천 드라마촬영장은 1960~1980년대 서울 변두리, 달동네, 순천 읍내를 재현한 세트장이다. 옛날 교복 체험에 나선 관광객들이 팽이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50·60세대 그리운 향수가 담긴 순천드라마촬영장

인기드라마의 무대가 된 촬영장소가 인기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순천드라마촬영장 세트장은 50·60세대에게는 그리운 향수를, 청소년들에게는 60~80년대 달동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며 가족단위 관람객의 방문이 꾸준히 줄을 잇고 있다.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순천드라마촬영장은 1960~80년대 서울 변두리, 달동네, 순천읍내를 재현한 세트다. 시대별로 3개 마을 200여채가 지어져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드라마 ‘파친코’,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자이언트’ 등 70여편을 촬영한 곳이다. 옛날 교복 체험, 고고장 등 복고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단연 인기다. 옛날 과자인 아폴로와 쫀드기를 즐길 수 있으며 장터에서는 파전, 막걸리, 어묵 등을 판매한다. 특히 옛 교복을 입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고고장에서는 추억의 음악을 감상하고 춤을 출 수 있다.
 

강진 백운동원림 /강진군 제공
강진 백운동원림 /강진군 제공

◇빼어난 정원의 아름다움·철학 담긴 강진 백운동원림

강진 백운동원림은 최근 종방한 드라마 ‘환혼’의 촬영지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홍보 포스터와 여러 장면의 배경이 된 왕대나무숲은 백운동원림의 인기 장소다. 그림 같은 풍광은 ‘환혼’의 판타지 로맨스를 신비롭게 연출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의 맨 아래 부분에 자리한다. 월출산에서 시작한 계곡이 백운동 원림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이루었다. 물길은 안운저수지에 닿고 다시 금강천으로 이어진다.

백운동원림은 다양한 나무와 집 안으로 유도된 물길, 살림집, 경승을 바라보는 정자 등에서 명승의 모습이 뚜렷하다.

정원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시적 의미가 함유된 경관과 정원의 구성 요소들은 당대 최고의 선비들이 와서 보고 싶은 선망의 장소가 됐으며 그들의 감흥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공간은 ‘다산 정약용과 초의가 드나들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1812년 9월은 다산이 초의, 윤동 등과 월출산을 등반하고 이를 계기로 백운동 12경을 친필 시로 썼다. 이후 초의에게 ‘백운동도’와 ‘다산초당도’를 그리게 한 후 자신의 친필 시를 합첩한 백운첩을 남겼다.
 

보성 열화정 /보성군 제공
보성 열화정 /보성군 제공

◇아름다운 숲…전통 정원이 간직된 보성열화정

보성 열화정은 주변 숲을 살려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하는 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최근 방송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남녀 주인공의 궁중 로맨스가 아름답게 연출돼 드라마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열화정 정자는 조선 현종11년(1845) 이제 이진만이 후진 양성을 위해 건립했다. 그의 손자 이방희가 보성에 유배되어 온 당대의 석학 이건창 등과 학문을 논했던 곳이며, 한말의 의병열사로 유명한 이관희, 이양래, 이웅래 등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보성 열화정은 아름다운 마을의 분위기를 간직한 강골마을의 공동소유로서 산수가 아름다운 마을 뒤 깊숙한 숲에 자리잡았다. 조금만 실개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동향하여 일각 대문이 서 있고 ㄱ자형의 누마루집이 자리해 있다.

마당 앞에는 아담한 일각대문, 연못, 정원에 심어진 벚나무, 목련, 석류, 대나무 등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하며 별다른 정원시설은 꾸미지 않았으나 전통적 한국 조경의 수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전통 한옥양식 대문과 주변 숲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드라마·영화 현지촬영 담당자에게 꾸준히 섭외되고 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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