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 앞두고 전국서 추모 행렬
외국인 유학생도 참배 정신 기려
다양한 기념행사도 잇따라 개최
기념일 여·야 정치권 대거 집결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국내외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하고 있다.
국가의 잔혹한 폭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오월영령들과 민주열사를 향한 존경과 미안함을 전하기 위함이다. 저마다 형식과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지역, 인종, 국가 등 형식적 벽은 허물어지고 없었다.
1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 43주년 행사를 5일여 앞둔 이날 많은 시민들이 참배를 이어갔다.
오월영령들이 누워있는 묘역 앞에서 묵념을 하는가 하면 무릎을 꿇은 채 애도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김철현(55)씨는 “5·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되신 분들을 향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에 오게 됐다”며 “그것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당연한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왔다고 밝힌 또 다른 시민도 “이 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역사는 현재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며 “우리가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아픔과 애도의 심정은 세계인들도 하나로 모았다. 특히 광주 5·18민주화운동과 비슷한 고통을 경험한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 등 국민들에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인 60여명은 이날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의 도움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고 윤상원 열사 묘역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미얀마인 유학생 마웅(29)씨는 “미얀마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난 후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되고 친구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하루빨리 (미얀마)민주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엔 19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들이 열었던 민주대성회가 43년이 지나 재현되기도 했다. 종교계, 학계, 일반 시민, 노동자 등 주최측 추산 2천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엔 5·18민주화운동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다시금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5·18에 대한 역사 왜곡세력을 향한 비판과 함께 갈등과 분열로 치닿는 현실에 안타까운 심정을 공유했다.
한편 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당일인 18일엔 여야 정치인들이 모두 광주로 모일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를 찾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광주를 방문해 시민들과 호흡한다. 정의당은 17일 전야제에 이어 18일 열리는 기념식 모두 참석할 계획이다.
전날인 1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으론 처음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