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 걸고 정성껏 만든 식품 식탁 오를 때 뿌듯”
갓김치·간장게장·한과·폐백 등 제조
여수농업기술센터서 농산물가공반 전공
친환경 농산물 선별·가공·조리법 익혀

“제 이름을 걸고 제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고객들의 식탁에 오를 때 뿌듯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30여년간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농수산물을 식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전남 여수시 서교7길 6번지에서 ‘선심전통식품’을 운영하고 있는 정선심(68) 대표다.
정 대표는 돌산 갓 김치와 게장, 새우장, 한과, 시제 음식, 이바지·폐백 등을 만들고 있다.

정 대표가 요리를 하면서 처음으로 자기 사업을 시작했던 아이템은 한과였다. 결혼해서 아이를 양육하고, 몸이 아픈 남편을 돌보면서 멀리 나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요리로 한과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전통음식이나 향토음식 관련 교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를 업고서라도 참가할 정도로 열정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렇게 소규모 가내수공업이었지만 입소문으로 꾸준히 주문을 받길 10여 년, 아파트 상가에 가게를 차리는 기회가 찾아왔다.

정 대표는 “당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제 이야기를 들었는지 조그맣게 설비를 할 수 있는 비용을 보조해 줬다”며 “바깥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처지는 아닌 터라 당시 살던 아파트 상가에 조그맣게 ‘선심한과’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번듯하게 가게를 냈지만 요리를 워낙 좋아했기에 시간만 나면 요리 교육을 다녔다.
모든 음식들이 같은 이름으로 불려도 집집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산자면 산자, 유과면 유과대로 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맛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렇듯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농업인 생활대학에서 농산물가공반을 전공하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선별법부터 가공법과 조리법까지 익힐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여수는 다른 곳에 비해 특징적인 산물이 많이 나는 곳으로 이를 활용한 요리들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을 접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설이나 추석, 이바지 음식 때 쓰이는 것을 제외하면 한과를 찾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었다.
정 대표는 좁은 가게에서 가게를 넓은 곳으로 옮기면서 한과 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여수의 명물인 갓김치, 간장게장 등을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선심 대표의 하루는 가게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거래처에서 들여온 재료를 손질하고 다듬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수선심게장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었지만, 인터넷 카탈로그 같은 형식이라 주문을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보고 전화나 문자로 주문을 넣은 뒤 무통장입금을 해야 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제 땅에서 제 손으로 농약없이 직접 가꾼 재료들로 만든 음식물들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며 “지역 최고의 농산물을 지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향토음식을 계속해서 연구·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여성 귀농인들에게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정 대표는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다면 돈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돈을 벌려고 일을 하다 보면 금방 싫증이 날 수 있다”며 “그런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작게 기회를 만들어볼 수 있고, 점점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도 즐거운 과정이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전통의 맛을 이어간다는 것은 현재의 저를 있을 수 있게 한 자부심이다”며 “그만큼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고 중심을 잡아 발전해 나가는 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여성 창업자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