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이어 향토음식 1번지로 ‘우뚝’
담양 신룡면 ‘보자기’ 최미경 대표
대표메뉴 ‘곰보배추 우렁이쌈밥정식’ 인기
온라인 판매·밀키트 생산 농촌융복합사업 추진
“나눔 실천하며 지역사회와 행복한 공간 만들 터”

 

최미경 ‘보자기’ 대표가 어머니에게 물려 받은 손맛으로 만든 곰보배추 우렁쌈밥 정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전남 담양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 15년 동안 향토음식사업을 해 온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담양군 대전면 신룡길 73번지에서 ‘보자기’를 운영하고 있는 최미경(56) 대표.

최 대표가 농가맛집 ‘보자기’를 운영하게 된 건 처음부터 계획하거나 목표했던 일이 아니었다. 최 대표는 지난 1994년 남편 김재규씨와 함께 큰 비용을 들여 시설원예 토마토·오이 양액재배를 했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처음 시도되는 양액재배다 보니 농사를 번번이 실패하면서 재기를 못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졌다. 파산하기 직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담양군농업기술센터를 찾아 향토음식사업에 대한 조언을 얻게 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00년도부터 생활개선회와 음식연구회 활동을 했었거든요. 향토음식을 접할 일도, 직접 만들어볼 기회도 많았죠. 2004년에 곰보배추를 알게 되면서 곰보배추 된장과 음료 등을 만들어 특허를 받기도 했고요.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진흥청의 향토음식자원화사업 신청을 권유해주셨어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건 생각도 안 해본 일이라 한참 고민하다가 사업에 지원했는데, 선정되면서 지난 2009년 ‘보자기’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보자기 제품.

‘보자기’의 대표메뉴인 ‘곰보배추 우렁이쌈밥정식’의 우렁이된장, 우렁이회무침, 돼지고기 수육 등은 모두 곰보배추 진액으로 맛을 낸다. 또한 곰보배추를 쌈채소로 무한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남녀노소 고객들이 자신의 일처럼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며 “이 가운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데요. 어느 날 70대 노신사께서 식사를 하신 후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어머님이 차려준 것 같은 행복한 밥상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직한 식재료로 속이 편안한 밥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보자기 대표메뉴 곰보배추우렁쌈밥정식.

‘보자기’는 신문이나 방송에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오전 11시부터 고객들이 알아서 줄을 서고 예약을 해야 할 정도의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최 대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곰보배추를 알고 접할 수 있도록 곰보배추 된장, 곰보배추 즙, 곰보배추 숙취해소음료 등의 가공식품 개발과 판매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그래서 앞으로 담양 하면 대나무, 떡갈비,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곰보배추’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보자기’는 곰보배추와 곰보배추즙·곰보배추환 등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아들 김진현씨가 귀농해 일을 도우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아들이 귀농해서 함께 일을 해주니까 참 든든하기도하고, 농업·농촌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블루오션”이라며 “앞으로 저는 농가맛집을, 아들은 곰보배추 재배와 온라인 판매 및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보자기’의 메뉴를 밀키트로 만들어 판매하는데까지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보자기’가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고객들 덕분”이라며 “이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2010년부터 담양지역 문화예술인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작은 음악회를 매년 열고 관내 사회복지시설과 홀몸가구 등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도 매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자기’를 찾아 주신 분들이 맛있게 식사하시는 모습, 작은 음악회에서 함께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참 행복하다. 꿈은 항상 꿈꾸는 자의 것”이라며 “제가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분들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눔과 재능기부를 꾸준히 실천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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