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1층 구내식당 문열기 전에 긴 줄
시청 내부 직원 게시판서도 지적
“시간 준수 해달라” 실국 공문에
“현실적 대안마련 우선” 반발도

 

지난 5일 오전 11시 20분께 광주광역시청 지하 1층 구내식당 앞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광역시청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이 논란이다. 코로나19 이후 점심시간이 사실상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것에 광주시가 제동을 걸면서다.

6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각 실국에 점심시간을 준수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광주시가 이러한 조치를 단행한 이유는 그동안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이 오전 11시께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본보 기자가 지하 1층 구내식당을 직접 방문해보니, 오전 11시 10분부터 직원들이 길게 줄을 섰다. 현재 공식적인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은 1시간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선택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청 구내식당은 11시 30분부터 문을 연다.

점심시간이 오전 11시께까지 당겨진 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주 원인이다. 광주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때 2천여 명의 시청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구내식당으로 몰리지 않도록 점심시간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부서별로 나눴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하향되고 일상회복이 된 이후 추가 지침이 내려오지 않으면서,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은 더욱 빨라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 내부 직원 게시판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청경이나, 교대근무자들을 위해서지 일반직원들을 위함이 아니다’, ‘왜 일찍가서 밥을 먹으려 하느냐’는 식의 지적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광주시가 점심시간을 준수해달라는 공문을 내린 배경이다.

반면 일부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이 빨라진 것은 ▲구내식당 운영시스템 ▲시청사의 구조적인 문제 등이 영향이라고 반박한다.

현재 광주시청사는 1층~18층 행정동과 1~5층 의회동 건물 2개 동으로 구성 돼 있다. 특히 직원들이 몰려 있는 행정동의 경우, 점심시간 엘리베이터가 6대 밖에 운영되지 않아 10분 안팎의 대기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12시 이후 구내식당을 찾을 경우 음식이 동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직원 게시판에 올라온 ‘점심시간을 준수해달라’는 글에 일부 직원들이 ‘늦게 가면 밥이 없다’, ‘엘리베이터로 지하 1층 식당까지 최소 20분은 걸린다’,‘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맞서는 이유다.

이에 점심식사 시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현실적인 개선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배식대 수를 늘리고,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한 음식 준비, 엘리베이터 증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원실이나, 청사방호 직원들의 경우 오전 11시 30분부터 식사를 하기 위해 일찍 줄을 서기도 한다”며 “식사 수요는 최근 3·4년 데이터로 예측해서 준비하고 있고, 밥이 부족할 경우 바로 다시 지어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베이터의 경우 홀짝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최선이다”며 “대수를 늘리게 되면, 청사 내부가 아닌 외벽에 설치 해야 돼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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