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교육부 주관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선정
초·중등 과대·과밀·돌봄공간 부족 등 문제 해소될듯
빛가람동 초교 신설 탄력…총사업비 431억원 투입
돌봄공간·체육시설 등 오는 2029년까지 완공 예정
고교는 오히려 학생수 감소 입시준비 등 유출 심화
대형 학원·명문사립고 등 전무…지역 학교 외면 결과
교육시설 등 관련인프라 구축없인 인구증가 어려워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빛가람동에 거주하는 인구는 예전에 비해 상당수 늘었지만, 아직 수도권 전입인구비율은 10% 중반대에 그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결같이 정주여건 문제를 꼽는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 등 이전기관 직원들은 정주여건 개선책 중 교육인프라 확충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미온적이고 소극적 행정으로 여전히 개선되지 못해 불평과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나주시가 올해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과대학교·과밀학급·돌봄공간 부족 문제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빛가람동에 초등학교와 관련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교육 정주여건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만, 고등학교 학생수는 수년째 줄어들고 있어 학교 존립 자체가 문제되는 등 관련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빛가람동 초교 신설 계획 ‘척척’
16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2023년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은 학교부지에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체육, 보건·복지, 돌봄, 평생학습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시설 조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향후 5년 동안 학교복합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전남에선 나주시를 비롯해 영암·곡성·고흥군 등 4개 지역이 선정됐다.
나주시는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확정으로 빛가람동 초교 신설 계획이 탄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교가 신설되면 빛가람동의 과대학교·과밀학급·돌봄공간 부족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앞서, 빛가람동엔 지난 2014년 3월 빛가람초교가 신설된 이후 순차적으로 빛누리초교·한아름초교·라온초교 등 4개 초교가 줄줄이 들어섰다.
중학교는 빛가람중을 시작으로 금천중·매성중 등 3개 중학교가 설립됐고, 교교는 봉황고·매성고 등 2곳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유치원은 공립단설 한아름유치원을 비롯해 현재 8개 유치원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빛가람동은 학생수 증가에 따라 학생 1천명 이상의 과대학교 및 과밀학급 문제가 지속됐다. 인근 빛누리초교는 학생수가 1천 400명 규모로 점점 늘면서 3교대로 점심식사를 하고, 운동장이 좁아 체육수업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 이었다. 더욱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 돌봄을 위해 ‘돌봄기능 강화’와 돌봄을 위한 적정한 공간 확보도 필요한 상황에, 이번 교육부 공모사업 확정으로 학교복합시설 예산 확보는 물론, 학교 신설 절차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나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내 공원부지를 학교 부지로 용도 변경해 25학급 규모 초교 신설과 함께 학생 및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돌봄공간과 체육시설 등을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나주시가 초교 신설 등 학교복합시설 조성에 15억원·전남도교육청 351억원·교육부 31억원 등 총 사업비 431억원이 투입될 방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학교복합시설 사업 선정으로 민선 8기 역점사업인 빛가람동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초등학교 신설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며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꼼꼼히 반영해 학생과 시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학교복합시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고교 학생 수 급격히 줄어 위기
빛가람동 초·중등 학교는 과대 및 과밀학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고교는 오히려 학생 수가 줄어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나주시와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빛가람초교·빛누리초교·한아름초교·라온초교 등 4개 초교 학생수는 약 3천898여명으로 전체 학급 당 평균 학생수는 22.6명이다.
빛가람중을 비롯한 혁신도시 중학교 3개교 학생수는 약 1천683여명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23.1명이다.
하지만, 봉황고·매성고 등 2곳 고교는 학생수가 793여명으로 평균 학생수가 20.3명에 그치고 있다. 중학교에서 고교 진학시 약 1/3 가량이 타지역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좋은 교육환경이 보장된 인접도시인 광주나 본래 거주하던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초·중등 교육을 받고 이곳에 이주한 고교생들이 만족할 만한 교육시설이나 대형학원·명문사립고 등이 전무해 지역학교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혁신도시 공기업 한 관계자는 “대학진학에 맞춰 나주빛가람혁신도시에서 고등과정까지 마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상당수가 광주나 큰 도시 위주로 빠져나가는게 현실이다”며 “부모 입장에서도 좀더 나은 조건에서 공부하길 바라고 그런 여건 등은 아무래도 광주나 서울 등 대도심 지역이지 않나 싶다. 앞으로 나주도 큰 발전이 기대되지만 현재로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방이주 정책이 성공하고 나주혁신도시가 발전하려면 공기업 직원 가족들이 함께 이주해야 한다. 하지만 자녀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고 ‘나홀로 이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상당수가 아이의 중학교 진학부터 인접지역인 광주나 서울쪽을 염두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곤 한다”며 “아무래도 자녀를 둔 가정은 대학진학 시기에 맞춰 올라가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빛가람혁신도시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을 비롯해 열악한 정주여건 탓에 지난 2016년 이후 인구 증가가 정체 현상을 빚고,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전출 인구는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는 “아이들 교육인프라 문제 등 정주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인구 증가는 고사하고 인구 감소마저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교육시설을 비롯해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지자체의 생활SOC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