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급행버스 좌석02 인기에
출·퇴근길 승객 몰리면서 ‘위험천만’
161번 버스는 배차간격 40분 이상
시민들 “대기줄·공간 만들어야…”

 

출퇴근길 광주광역시와 나주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를 잇는 급행좌석버스인 좌석02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매일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광주송정역 버스정류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까지 좌석02 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출퇴근길 광주광역시와 나주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를 잇는 급행좌석버스인 좌석02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매일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광주송정역 버스정류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까지 좌석02 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놓치면 또 언제 탈 수 있을지 모르니, 출·퇴근길 버스정류장이 매일 같이 전쟁터입니다…”

지난 19일 오후 7시 퇴근시간대 찾은 광주송정역 버스정류장에는 빛가람혁신도시(나주혁신도시)로 가는 지역 유일 급행좌석버스인 좌석02 버스에 탑승하기 위한 수많은 시민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빨간 좌석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정류장에서 대기하던 수많은 시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부 재빠른 시민들이 가장 먼저 버스에 올라탔고, 순식간에 만차가 돼버린 버스에 탑승하지 못한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이미 광주시내 주요노선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가득 태워온 좌석02 버스의 흔한 퇴근길 풍경이다.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위험천만한 상황도 수시로 연출됐다.

수많은 승용차들이 정류장 인근에 불법으로 주·정차된 탓에 버스는 정차선이 아닌 옆 차선에 멀찍이 차를 세워야 했으며, 이 탓에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이 도로 위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몇몇 어르신들은 멀찍이 세워진 버스 탓에 일찌감치 탑승을 포기하기도 했다.

같은날 나주혁신도시 내 한국전력거래소 정류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광주로 퇴근하는 수십명의 직장인들이 좌석02를 타기 위해 대거 몰렸으나, 이미 41석의 좌석 중 대부분이 차 있어 버스에 타지 못한 시민들이 속출했다.

나주혁신도시 주민 박모(41)씨는 “정류장에 제일 먼저 왔지만 버스를 타지 못 했다”며 “좌석02번이 아닌 다른 버스를 타면 늦은 밤에야 귀가하게 된다. 출퇴근길 경쟁이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신설된 나주버스 161번도 광주송정역을 경유해 나주혁신도시와 광주시를 오가지만, 배차 간격이 40여 분에 달한다. 나주시 광역버스인 997-999번의 경우에도 배차 간격이 최대 1시간 30분에 달하고, 이 마저도 송정역·유스퀘어 등 광주 내 주요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아 좌석02번에 승객들이 더 몰리는 상황이다.

반면, 예산상의 이유로 좌석02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좌석버스의 연간 적자가 30억원에 달해 운행 대수를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줄서기 유도선·싸인블록 등 버스정류장 내 대기공간이라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적어도 ‘먼저 온 순서대로 타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광주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광주온’에는 ‘좌석버스 정차 정류장에 줄 좀 서게 보도블럭형 버스대기선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시와 세종시 등 수도권의 경우 좌석버스 탑승구역을 따로 정해 놓거나 버스 대기선을 만들어 질서있는 버스 탑승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세종시 등 경우 대기장소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가 많고 정류장을 지나는 노선수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광주송정역을 포함한 광주시내 정류장은 협소하고 노선도 많아 대기선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불편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나 효율적인 대책을 당장 내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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