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남도일보 선임기자)

 

김용석 남도일보 선임기자

라면 한 개에 2천원 한다는데…

라면에 달걀 하나 넣어 먹기도 쉽지 않게 생겼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소울푸드’ 라면과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라면 한 개에 2천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고 물었을 정도로 라면 가격이 뛰고 있다. 이 대통령이 물가가 오른 수많은 가공식품 중 특별히 ‘라면’을 언급한 이유는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음료수를 먹으면 6천 원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일반 구내 식당에서 먹는 한 끼 가격보다 비싸고, 가성비 좋은 식당에서 먹는 한 끼와 비슷한 수준이다. 분식집에서도 대체로 일반 라면은 4천500원 정도고, 떡이나 치즈가 들어가면 5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

라면은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사실상 국민들은 라면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인다. 라면은 빵과 커피, 밀가루와 함께 정부가 중점 관리하는 품목이다.

그런데 정부 중점관리 품목인 라면 가격이 언제 오른 것일까. 지난 3월 업계 1위 농심이 가격을 먼저 올린 뒤에 오뚜기, 팔도가 줄줄이 인상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정 공백기를 틈타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소비자 물가 동향에서 라면은 1년 전보다 6.2%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 이상 높았다.

과거에도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국제 밀가루 가격과 환율이 안정적인데도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달걀도 4년 만에 7천원 돌파

달걀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달걀 소비자 가격은 4년 만에 7천 원을 넘어섰다.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산지 가격을 개당 146원에서 190원까지 약 30% 인상 고시했다. 지난달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평균 7천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천 원을 상회했다. 이는 전년 대비 6.0%, 평년보다 4.2% 높은 수준이다. 라면과 달걀값 인상은 고스란히 서민 장바구니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물가 인상은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안겨 준다. 그래서 물가 안정은 역대 모든 정부의 숙제였다.

새 정부 물가 안정 대책 시급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 물가 안정이라고 본다.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을 국정기조로 내세운 새 정부가 물가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라면과 달걀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시급하다.

국민 모두가 만족할 만한 물가 안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새 정부를 향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인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의 성공 여부는 물가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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