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희 전남도 해상풍력산업과장 주제 발표
농업 에너지 융합…영농형 태양광 실증 확대
분산형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전력 수급 안정
에너지 기본소득 도입…인당 연 57만원 수혜 기대

박숙희 전라남도 해상풍력산업과장이 3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죽교동 신안비치호텔에서 열린 ‘제8회 국제기후에너지포럼’에서 ‘기후테크와 탄소중립 신산업’을 전망하는 주제 발표에 나섰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후에너지 대전환 시대 전남의 잠재력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부제로 전남의 재생에너지 혁신과 지역 균형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전국 유일의 해상풍력산업과를 보유한 전남은 풍부한 자연 자원을 바탕으로 바람, 햇빛, 물 등 자연의 요소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인 ‘기후테크’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AI 대전환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력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는 2051년 국내 전력 수요는 현재 대비 1.7배, 전 세계적으로는 2.5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7%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가운데 전남은 전국 61%의 발전 허가를 보유하며 21.3GW의 해상풍력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신안 해상풍력 대규모 단지 지정은 아시아 태평양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약 20조 원 규모에 이르고, 원자력 발전소 3기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전남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AI 기반 에너지 신도시 ‘솔라시도’는 전남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AI 슈퍼 클러스터·RE100 특화 산업단지·정주 시설 등이 통합 구축된다. 에너지 생산과 소비, 기술과 삶의 융합을 이룬 모델 도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특히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으로 선정되어, 생산된 에너지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 원칙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기존 수도권 중심의 산업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에너지 기반 산업 분권이 기대된다.
에너지 혁신은 농업과도 연결된다. 국가 간척지를 활용한 400M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이 조성 중이며 영광 월평마을에서는 민간 주도 하에 3MW 규모의 태양광 실증이 전국 최초로 진행 중이다. 현재 1MW는 상업 운전이 임박했다. 이러한 모델은 농업과 에너지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남은 이러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익을 ‘에너지 기본소득’ 형태로 환원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약 1조 원의 기금을 조성해 도민 1인당 연간 57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해상풍력(16GW), 태양광(5.6GW), 육상풍력(1.4GW)을 통해 확보된 에너지로 기반을 마련한다. 신규 발전 확산과 함께 ‘에너지 고속도로’ 개념을 도입해 물리적 연결성과 수급 안정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박 과장은 "전남 22개 시군 전체가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에너지 기본소득의 원칙을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의 목표는 단일 지역의 수혜가 아닌 22개 시군 전체가 에너지 분권과 수익 공유에 참여하는 것이다. 현재 14개 시군이 협약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시군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국회와 시장·군수 22명이 참여해 협약식을 갖고 ‘전국적인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의 의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전남은 수도권으로 에너지가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지방분권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방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우선 소비하고, 여유분은 수도권에 공급하는 구조로 기업 유치의 경쟁력을 높인다. 분산형 발전과 지역소비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력망 이용료 면제, 전기요금 할인, 지역별 요금 차등제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추진 중이며 정부와 협력해 제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전남은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과 ‘전라남도 특별자치도법’ 제정 요청을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자율성과 권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정책 시행과 도민의 실질적 수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박 과장은 "기후테크와 재생에너지의 중심에 선 전남은 이미 첫걸음을 뗐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 기업들 모두 전남과 협력해 새로운 에너지 혁신의 시대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