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lavio Rosa Hijos EU도시간협력(IURC) 디렉터·로마대 교수
에너지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만들고 나누고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이탈리아 로마의 사피엔자 대학과 협력 연구기관 ‘시테라(CITERA)’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시테라는 국토·건축·보건·환경 분야의 3개 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협력 연구센터로,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지역 기반 에너지 공동체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2019년 발표한 ‘깨끗한 에너지 패키지’에 따라 도입된 재생에너지 공동체(Renewable Energy Community, REC) 규제는 지역 자치와 시민 참여를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다.
REC는 자발적 참여, 민주적 운영, 지역 소유를 기반으로 하며,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목적을 둔다. REC는 2019년 EU가 발표한 깨끗한 에너지 패키지의 핵심이다. 참여는 자발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하며 에너지 자산은 지역이 소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 도서 지역까지도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중요하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공동체를 디지털화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선포유(Sun4U)’다.
선포유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공동체 활성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주거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을 때 생성 가능한 에너지양을 바로 계산하고, 그 결과를 지역 에너지 공동체와 공유할 수 있다. 단 몇 번의 클릭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실제 에너지 가치를 예측할 수 있다. 지역 내 그룹을 구성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 모델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앱은 구글이 창립한 국제 기구 ICLEI의 지원으로 개발됐으며, 다양한 중소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 투자자, 일반 소비자 등 누구든지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빈곤 지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기반의 에너지 자립과 분권을 실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그것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이다. 에너지 공동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 전남과 같은 지역이 앞장서면 세계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포럼을 통해 전남의 해상풍력 산업 전략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공동체 모델을 공유하며 지역 균형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중요한 자리가 됐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