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가 2021년 369억원을 들여 사들인 동구 지산동 옛 신양파크호텔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호텔 부지 매입이후 4년 넘게 활용계획을 세우지 못하면서 해당 건물이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데다 혈세 낭비란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1981년 개관한 신양파크호텔은 경영난을 겪다 2019년 폐업했다. 시는 2021년 무등산 난개발 방지와 공공 활용을 명분으로 해당 부지와 건물을 369억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매입 이후 4년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세워지지 않고 있다. 민·관·정 협의체인 ‘무등산 공유화위원회’가 17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민선 8기 출범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광주시가 이곳에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여의치 않다. 지난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던 타당성 조사비 5억원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타당성 조사조차 시작되지 않아 광주관 건립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무등산 자락 경사면에 위치해 진입로가 좁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떨어져 미술관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옛 신양파크호텔이 애물단지로 변해가자 박미정 광주시의원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행정의 무관심으로 시민의 자산이 잡초와 먼지 속에 흉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난개발 방지라는 취지는 훌륭하지만 꼭 매입을 통해서만 가능했을까 하는 원초적인 의문은 여전하다고 전임 시장 시절 매입 결정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반면, 박 의원과 강 시장은 민선 8기 들어 위원회 소집이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에 대해선 문제점을 공감했다.
광주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건립이 이재명 대통령 지역공약인 만큼 ‘지역 국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반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럼에도 위원회 재구성과 회의 소집 등을 통해 미술관 건립을 포함한 다각적인 활용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